2015년 3월 29일 일요일

[발췌: 아마티아 센, 자유로서의 발전] 차례와 저자 서문


출처: 《자유로서의 발전》 아마티아 센(지음)/김원기(옮김)/유종일(감수·해제). 갈라파고스(2013)
원저: 구글도서

※ 발췌:

주요 차례

해제ㅣ 아마티아 센, 경제학의 양심 | 유종일  (9)
서문  (31)

서론: 자유로서의 발전  (39)

1장 자유의 관점  (53)

2장 발전의 목표와 수단  (81)

3장 자유 그리고 정의의 기초  (105)

4장 역량 박탈로서의 빈곤  (149)

5장 시장, 정부, 사회적 기회  (179)

6장 민주주의의 중요성  (223)

7장 기근과 기타 재난  (243)

8장 여성의 행위 주체성과 사회변화  (279)

9장 인구, 식량, 자유  (299)

10장 문화와 인권  (327)

11장 사회적 선택과 개인의 행위  (357)

12장 사회 참여로서의 개인의 자유  (399)

옮긴이의 말  (420)


* * *

서 문


우리는 한두 세기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전례없이 풍요로운 세계에 살고 있다. 경제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들이 많았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민주적이고 참여적인 정부가 정치조직의 탁월한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인권과 정치적 자유는 누구나 이야기하는 정치적 수사가 되었다.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길어졌다. 또 지구상의 많은 지역들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는데, 교역과 상업, 통신뿐만 아니라 관념과 이상의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에서도 밀접하게 얽혀 있다.
We live in a world of unprecedented opulence, of a kind that would have been hard even to imagine a century or two ago. There have also been remarkable changes beyond the economic sphere. The 20th century has established democratic and participatory governance as the preeminent model of political organization. Concepts of human rights and political liberty are now very much a part of the prevailing rhetoric. People live much longer, on the average, than ever before. Also, the different regions of the globe are now more closely linked than they have ever been. This is so not only in the fields of trade, commerce and communication, but also in terms of interactive ideas and ideals.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만연해 있는 박탈과 빈곤, 억압의 세계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와 더불어 새로운 문제들이 더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지속되는 빈곤과 기초 생필품 부족, 기근과 광범위한 기아, 기본적인 자유권과 기초적인 정치적 자유에 대한 침해, 여성의 이익과 활동에 대한 심각한 방기, 그리고 환경과 함께 경제적·사회적 생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협의 증대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심각한 박탈은 가난한 나라뿐만 아니라 부유한 나라에서도 여러 형태로 발견된다.
And yet we also live in a world with remarkable deprivation, destitution and oppression. There are many new problems as well as old ones, including persistence of poverty and unfulfilled elementary needs, occurrence of famines and widespread hunger, violation of elementary political freedoms as well as basic liberties, extensive neglect of the interests and agency of women, and worsening threats to our environment and to the sustainability of our economic and social lives. Many of these deprivations can be observed, in one form or another, in rich countries as well as poor ones.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는 것은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불운과 맞설 때 다양한 종류의 자유가 수행하는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궁극적으로 개인 행위주체agency는 이러한 박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심이 된다. 동시에 각 개인들이 향유하는 행위주체의 자유는 주어진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기회에 의해 불가피하게 규정되고 제한된다. 이렇게 개인 행위주체와 사회적 제도배열arrangements 사이에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그러므로 개인적 자유가 중심이 된다는 사실과 함께, 사회적 영향력이 개인적 자유의 범위와 한계에 행사하는 힘을 동시에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적 자유를 사회적 기여commitment로 간주해야만 한다. 바로 이것이 이 책에서 탐구하고 검토하려는 기본적 접근법이다.
Overcoming these problems is a central part of the exercise of development. We have to recognize, it is argued here, the role of freedoms of different kinds in countering these afflictions. Indeed, individual agency is, ultimately, central to addressing these deprivations. On the other hand, the freedom of agency that we individually have in inescapably qualified and constrained by the social, political and economic opportunities that are available to us. There is a deep complementarity between individual agency and social arrangements. It is important to give simultaneous recognition to the centrality of individual freedom ^and^ to the force of social influences on the extent and reach of individual freedom. To counter the problems that we face, we have to see individual freedom as a social commitment. This is the basic approach that this work tries to explore and examine.

이러한 접근법은 자유의 확장을 발전의 일차적 목적이자 주요한 수단으로 바라본다. 발전은 부자유를 제거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다양한 형태의 부자유는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한 행위를 실행할 수 있는 선택과 기회를 제약한다. 이 책은 실질적인 부자유를 제거하는 것이 바로 발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발전과 자유 사이의 관계를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 이러한 기본적 인식(이 중요하긴 하지만)을 넘어 더 나아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발전의 최우선 목적은 인간의 자유다. 이것이 인간 자유가 지닌 내재적 중요성이다. 나아가 특정한 종류의 자유와 효율성도 존재하며, 이들 사이에는 강력한 보완성이 있다. 서로 다른 유형의 자유들은 구성적이라기보다는 실증적이고 인과적으로 관련된다. 예를 들어,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는 (종종 일반적으로 간주되는 것처럼) 서로 적대적이라기보다 서로를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마찬가지로 교육과 보건 같은 사회적 기회는 (이것들은 공공정책public action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개인의 경제적, 정치적 참여의 자유를 보완하는 동시에 각각의 박탈deprivation을 극복하려는 개인들의 행위에 동기를 부여하고 그것을 장려하기도 한다. 만일 이러한 접근법의 출발점이 자유를 발전의 주목표로 인식하는 것이라면, 발전 과정을 안내하는 시각인 자유라는 관점을 적절하고 설즉력 있게 만들어주는 경험적 연관성이 정책 분석의 범위에 들어간다.
Expansion of freedom is viewed, in this approach, both as the primary end and as the principal means of development. Development consists of the removal of various types of unfreedoms that leave people with little choice and little opportunity of exercising their reasoned agency. The removal of substantial unfreedoms, it is argued here, is ^constitutive^ of development. However, for a fuller understanding of the connection between development and freedom we have to go beyond that basic recognition (crucial as it is). The intrinsic importance of human freedom, in general, as the preeminent objective of development is strongly supplemented by the instrumental effectiveness of freedoms of particular kinds to promote freedoms of other kinds. The linkage between different types of freedoms are empirical and causal, rather than constitutive and compositional. For example, there is strong evidence that economic and political freedoms help to reinforce one another, rather than being hostile to one another (as they are sometimes taken to be). Similarly, social opportunities of education and health care, which may require public action, complement individual opportunities of economic and political participation and also help to foster our own initiatives in overcoming our respective deprivations. If the point of departure of the approach lies in the identification of freedom as the main object of development, the reach of the policy analysis lies in establishing the empirical linkages that make the viewpoint of freedom coherent and cogent as the guiding perspective of the process of development.

이 책은 다양한 제도와 상호작용하는 많은 행위자들을 포함해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활동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개요를 그려낸다. 특히 몇몇 핵심적인 도구적 자유의 역할과 상호연관성을 주목하는데, 여기에는 경제적 기회, 정치적 자유, 사회적 편익, 투명성 보장, 안전보장 등이 포함된다. 많은 제도들(그중에서도 국가, 시장, 사법체계, 정당, 매체, 공익단체, 공적 토론)을 포함하는 사회적 제도배열은 개인들의 실질적 자유의 확장과 보장에 대한 기여라는 관점에서 탐구되는데, 이때의 개인들은 수동적인 수혜자가 아니라 변화의 능동적인 행위자로 간주된다.
The work outlines the need for an integrated analysis of economic, social and political activities, involving a variety of institutions and many interactive agencies. It concentrates particularly on the roles and interconnections between certain crucial instrumental freedoms, including ^economic opportunities, political freedoms, social facilities, transparency guarantees, and protective security^. Societal arrangements, involving many institutions (the state, the market, the legal system, political parties, the media, public interest groups and public discussion forums, among others) are investigated in terms of their contribution to enhancing and guaranteeing the substantive freedoms of individuals, seen as active agents of change, rather than as passive recipients of dispensed benefits.

이 책은 1996년 가을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총재 초빙 연사의 자격으로 행한 다섯 개의 강의에 기초하고 있다. 그리고 전반적인 접근법과 그 함의를 다룬 후속 강좌가 1997년 11월에 한 차례 더 있었다. 이 일을 통해 얻게 된 기회와 과제에 감사하며 특히 이것이 제임스 울펀슨 James Wolfenshion 총재의 초대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끼는데, 그의 통찰력과 재능, 그리고 인성을 깊이 존경하기 때문이다. 나는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이사로 있을 때부터 일찍이 그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영예를 누렸고 최근에는 세계은행에서 울펀슨의 창조적 영향력을 깊은 관심을 갖고 지펴볼 수 있었다.

세계은행은 내가 항상 선호하던 기관은 아니었다.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권력은 항상 그 반대의 일을 할 가능성도 함께 갖고 있다. 나는 전문적인 경제학자였으므로 과거에 세계은행이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지 않았냐는 의문을 종종 제기했다. 이러한 유보와 비판은 이제 책으로 출간되었으니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굳이 '고백'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사정 때문에 발전과 공공정책에 대한 내 견해를 세계은행에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더욱 기쁠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세계은행이나 다른 국제기구에서 일하거나 그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주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또한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을 위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발전과 그 아래 깔려 있는 실제적인 이유들에 대한 일반적인 저작으로, 특히 공공의 논의를 위한 것이다. 나는 논의를 좀 더 명료하게 하고 비전문 독자들이 접근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 6번의 강의를 12개의 장으로 다시 나누었다. 사실 가능한 한 논의를 비전문적으로 제시하려고 애썼고 (이 노선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을 위해서) 좀 더 딱딱한 문헌들은 주석에서만 언급했다. 또한 강좌가 열렸던 시점(1996년) 이후에 일어난 최근의 경제적 사건들에 대한 논평도 이 책에 포함시켰는데, 예를 들자면 아시아의 경제위기가 그렇다(이것은 내가 이 강좌에서 언급한 최악의 우려 중 일부를 확증해주었다).
This book, however, is not intended primarily for people working at or for the Bank, or other international organizations. Nor is it just for policy makers and planners of national governments. Rather, it is a general work on development and the practical reasons underlying it, aimed particularly at public discussion. ( ... ) I have als commented on recent economic experiences that occurred after my lectures were given (in 1996), such as the Asian economic crisis (which confirmed some of the worst fears I had expressed in those lectures).

본문을 통해 명확히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사회의 변화와 경제적 진보를 이끌어내는 수단으로서 공공토론이 하는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책은 열린 논의와 비판적 검토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껏 '당국'에 조언하는 일을 피해왔다. 사실상 나는 어떤 정부의 자문도 맡은 적이 없고 대신 나의 제안과 비판을 (그것에 어떤 가치가 있다면) 공공영역에 놓아두는 걸 선호했다. 대체로 언론이 제약받지 않는 세 민주국가(인도, 영국, 그리고 미국)에서 사는 행운을 누렸기에, 나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발표할 기회가 적었다고 불평할 이유가 없다. 만일 내 주장이 관심을 끌고 이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공공의 토론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으로 나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될 것이다.
In line with the importance I attach to the role of public discussion as a vehicle of social change and economic progress (as the text will make clear), this work is presented mainly for open deliberation and critical scrutiny. I have, throughout my life, avoided giving advice to the "authorities." Indeed, I have never counseled any government, preferring to place my suggestions and critiques─for what they are worth─in the public domain. ( ... ... )

* * *

감사의 말

( ... ) 헬싱키의 세계개발경제학연구소(WIDER)
( ... ) 유엔개발계획의 『인간개발보고서Human Development Report』
( ... ) 파키스탄의 경제학자 마붑 울하크Mabub ul Haq
( ... ) 하버드 국제개발연구소, 하버드 인구와 개발 연구센터, 캠브리지 킹스칼리지의역사와 경제 연구소 ...
( ... ) 장 드레드Jean Drèze
( ... ) 나는 『인간개발보고서』의 작업을 도울 때 마붑 울하크 외에도 사키고 후쿠다-파르Sakiko Fukuda-Parr, 셀림 자한Selim Jahan, 매그나드 데사이Meghnad Desai, 폴 스트리튼Paul Streeten, 그리고 마붑의 뒤를 이은 리처드 졸리Richard Jolly 등과도 알차게 교류했다. 그 외에도 나에게 크게 도움을 준 동료, 조언자, 비평가를 꼽는 다면 코니 앗킨슨Tony Atkinson (나는 자주 그의 생각을 빌어왔다), ( ... ... ) 그리고 유종일을 언급해야 할 것이다.

( ... ) 마지막으로 나의 아내인 엠마 로스차일드는 여러 번에 걸쳐 달라진 형태의 주장들을 읽어야만 했는데, ( ... ) 애덤 스미스에 관한 그녀의 연구는 나에게 영감을 주는 중요한 원천이었는데, 이 책이 스미스의 분석에 크게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엠마를 알기 전부터 애덤 스미스와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 ...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