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2일 일요일

주거니 받거니 묻고 답하고 (2009년)

옮긴 책들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는 곳은 오른쪽 북스앤톡스(Books-n-Talks) 페이지에서 다룹니다. 이곳은 다른 책이나 글을 읽다가 궁금한 점들을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이 게시물 하단의 "0개의 덧글"(혹은 "댓글 쓰기", "Post a comment")를 눌러 댓글로 대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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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개:

  1. 미국의 주식과 채권, 어음의 수익률을 비교하면서 주식의 수익률이 으뜸이었음을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저자가 태어난 1964년부터 2007년까지 주식에 투자하고 배당까지 계속해서 재투자했을 경우 초기 투자금이 70배 올랐다는 내용에 뒤이어 나오는 구절입니다.

    (원문) For example, $10,000 would have become $700,000. The alternatives of bonds or bills would have done less well. A US bond fund would have gone up by a factor of under 23; a portfolio of bills by a factor of just 12. Needless to say, such figures must be adjusted downwards to take account of the cost living, which has risen by a factor of nearly seven in my lifetime. In real terms, stocks increased by a factor of 10.3;bonds by a factor of 3.4;bills by a factor of 1.8. Had my parents made the mistake of simply buying $10,000 in dollar bills in 1964, the real value of their son's nest egg would have declined in real terms by 85%.

    (해석) 만약 10,000$를 투자했다면 700,000$로 불어다는 셈이다. 이와 달리 채권이나 어음에 투자했더라면 수익률이 이보다 떨어졌을 것이다. 미국의 채권기금은 23배 조금 못 되게 증가했다. 어음 포트폴리오 투자는 겨우 12배 늘었다. 물론 이 수치들은 생계비를 감안해 조정해야한다. 내가 살아온 기간 동안 생계비가 7배 정도 늘었으므로, 실물로 보면 주식은 10.3배 증가했다. 채권은 3.4배, 어음은 1.8배이다. 만약 우리 부모님이 1964년에 달러 지폐 10,000$를 그냥 손에 쥐고 있었다면, 당신 아들의 밑천은 실질가치가 85% 하락했을 것이다.

    (질문) 마지막 구절의 해석이 맞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 실질가치가 85%만큼 하락하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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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 다음은 프랑스에서 금융거품을 만든 존 로(John Law)에 관한 일화입니다. 도박을 좋아했던 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문) Putting his money where his mouth was, Law had made a bet with Thomas Pitt, Earl of Londonderry, that British shares would fall in price in the year ahead. He Sold £100,000 of East India stock short for £180,000(that is at a price of £180 per share, or 80% above face value) for delivery on 25 August 1720.(The price of the shares at the end of August 1719 was £194, indicating Law's expectation of a £14 price decline.)

    (해석)내뱉은 말은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었던 로는, 런던데리 백작(Earl of Londonderry)인 토머스 피트(Thomas Pitt)와 앞으로 일 년 후 영국의 주식가격이 떨어진다는 데 내기를 걸었다. 그래서 로는 동인도회사 주식 100,000파운드 어치를 공매하여 1720년 8월 25일에 180,000파운드(한 주당 180파운드로 액면가치보다 80% 높은 가격)로 상환하겠다고 하였다.(1719년 8월 말 주가가 194파운드였으므로, 로는 14파운드가 떨어지리라 예측한 셈이었다).

    (질문) 제가 금융적 지식이 부족해서인지 두 번째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공매도는 주식을 '높은 가격에 팔아서 떨어진 가격으로 되갚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주식 100,000파운드 어치를 팔아서 180,000파운드로 되갚는다'고 한 제 해석은 오역 같습니다. 정확한 내용이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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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다음은 주식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존 로가 여러 가지 응급조치를 취하는 내용입니다.

    (원문) When the Mississippi share price began to decline in December 1719, touching 7,930 livres on 14 December, Law resorted to the first of many artificial expedients to prop it up, opening a bureau at the Banque Royale that guaranteed to buy (and sell) the shares at a floor price of 9,000 livres. As if to simplify matters, on 22 February 1720 it was announced that the Company was taking over the Banque Royale. Law also created options(primes) costing 1,000livres which entitled the owner to buy a share for 10,000 livres over the following six months(that is an effective price of 11,000 livres - 900 livres above the actual peak price of 10,100 reached on 8 January). These measures sufficed to keep the share price above 9,000 livres until mid-January(though the effect of the floor price was to render the options worthless ; generously Law allowed holders to convert them into shares at the rate of ten primes per share).

    (해석) 1719년 12월 미시시피사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12월 14일 7,930리브르로 주저앉았다. 로는 현상유지를 위해 여러 가지 인위적 편법을 동원했는데, 우선 방크 로얄에 담당부서를 설치한 뒤 이 주식들을 최저가 9,000리브르에 사고팔도록 조치하였다. 1720년 2월 22일 사태를 간단히 해결하려는 심산이었는지, 미시시피사가 방크 로얄을 인수한다는 발표가 났다. 로는 또한 1,000리브르를 내면 6개월 후에 행사가격 10,000리브르로 주식을 살 수 있는 옵션(프라임)도 만들었다(이익이 실현되는 가격 11,000리브르는, 1월 8일 정점에 달했던 10,100리브르보다 900리브르 높은 액수였다). 1월 중순까지는 주가를 9,000리브르 이상 유지하는 데 이런 조치들로 충분했다(비록 하한가 때문에 옵션은 무용지물이 됐지만. 관대하게도 로는 옵션보유자들이 주당 10 프라임 비율로 전환을 허용했다).

    (질문)
    (1) primes옵션이라는 게 별도로 있는지요?
    (2) effective price를 이익이 실현되는 가격으로 봐도 무방한지요?
    (3) '하한가 때문에 옵션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것은 하한가를 설정할 만큼 주가가 내리막길 상태였으므로, 주가가 행사가격에 못 미쳐 옵션이 소용없게 되었다는 뜻인가요?
    (4) '주당 ten primes 비율'이라는 게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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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구글 블로그는 시스템 부하를 덜기 위해서인지 덧글별로 덧글을 달 수 없군요. 우선 첫 번째 문제만 생각해봤습니다. 용어나 표현은 나중 문제로 돌리고, 계산논리부터 따져봐야겠습니다.

    cost of living은 명목수익률에서 실질수익률을 구할 때 빼는 물가상승률을 뜻할 텐데, 1964년부터 2007년까지 실질수익률로 stocks이 10.3배, bonds가 3.4배, bills가 1.8배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온 건지 따져봐야할 듯합니다.

    간단한 계산을 위해 1964년 연초에 투자해 2007년 연말에 투자를 회수한다고 치고(투자기간 44년), 투자원금을 1이라고 하죠. 상기 세 가지 금융자산의 연복리수익률(r)을 뽑아보면,

    (1) stocks: 1*(1+r)^44=70. 명목 r = 70^(1/44)-1 = 10.14% 가 나옵니다.
    이 44년 사이에 물가가 7배로 올랐다고 하면, 연평균 물가상승률 p는 p = 7^(1/44)-1 = 4.52%가 나옵니다. 이것을 명목수익율에서 빼면, stocks의 실질 r = 10.14-4.52 = 5.62% 입니다.
    (2) bonds: 명목 r = 23^(1/44)-1 = 7.39%. 실질 r = 7.39-4.52 = 2.86%.
    (3) bills: 명목 r = 12^(1/44)-1 = 5.81%. 실질 R = 5.81-4.52 = 1.29%.

    이 실질 연복리수익률로 44년간의 실질 투자가치를 역산해 텍스트와 비교해봅시다.

    (1) stocks: 1*(1+5.62%)^44 = 11.066
    (2) bonds: 1*(1+2.86%)^44 = 3.465
    (3) bills: 1*(1+1.29%)^44 = 1.756

    이렇게 보면 텍스트상의 숫자와는 조금 차이가 나지만 70배(stocks), 23배(bonds), 12배(bills), 7배(물가)가 모두 근사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체로 일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본론으로 가서, "...buying $10,000 in dollar bills in 1964"를 "1964년에 달러 지폐 10,000$를 그냥 손에 쥐고 있었다면"로 보신 것은 정확한 번역으로 판단됩니다. 물가가 매년 4.52%씩 오르니 돈가치(화폐의 실질 구매력)는 매년 그만큼 줄어듭니다. 계산을 쉽게하기 위해 10000달러가 아니라 1달러로 대입해 계산하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2007년 1 달러의 실질 구매력 = 1*(1-4.52%)^44 = 0.131.

    즉 이 계산에 따르면, 돈가치는 85%가 아니라 87%가 줄어든 것으로 나옵니다. 텍스트로는 근사치밖에 알 수 없으니 같은 값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표현 상의 문제는 이 자리에서 단언할 수는 없겠습니다.

    다른 문제로는 저도 더 확인해봐야겠습니다만, bond는 장기채권, bill은 단기채권으로 보는 게 옳지 않을까 추정됩니다. 금융자산을 주식 채권 현금 등으로 크게 분류할 때는 이게 맞지 않나 해서요.

    다른 문제들은 시간나는 대로 생각해보기로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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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감사합니다.

    꼼꼼하게 계산하니 답이 나오는군요.

    제 속이 다 후련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bond와 bill은 각각 장기채권과 단기채권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내공이 팍팍 묻어나는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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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존 로의 행적에 대해서는 말만 많지, 그의 구체적인 거래행태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는 책이 별로 없어보여서 흥미로운 대목인 것 같아요. 무슨 책인지 궁금해집니다. 전후 문맥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위험을 감수해 봅니다.

    1. Law had made a bet (...) that British shares would fall in price in the year ahead.
    2. He sold £100,000 of East India stock short for £180,000
    3. (that is at a price of £180 per share, or 80% above face value)

    문장 2번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이것을 기준으로 삼아봅니다. 즉 "I sold my house FOR £180,000"이나 "I bought that house FOR £180,000"처럼 매도든 매수든 행사가격을 18만 파운드로 보는 겁니다. 전치사 FOR를 Law가 공매(도)한 가격으로 봅니다. 그렇게 볼 수 있는 힌트는 괄호 안의 문장 3번에서 "or 80% above face value"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러니까 "액면가로 £100,000에 해당하는 주식을 액면가보다 80% 높은 가격인 £180,000에 공매도했다"로 읽어서, £100,000을 매도가격이 아니라 매도대상으로 읽으면 이 문장까지는 말이 됩니다. 다만 이 텍스트만으로는 Law가 어느 가격에 공매도를 청산(현물주식을 확보해 인도)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1번 문장에서 Law가 1년 뒤에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했고, 청산(현물인도delivery) 시기가 1720년 8월 25일이니, 그의 공매도 시점은 1719년 8월의 어느 날이라고 추정됩니다. 여기까지 보면, Law가 액면가 100파운드가 180 파운드 정도까지 올랐으면 이제 내려갈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 공매도로 베팅을 했다고 추정됩니다.

    마지막 괄호 안의 문장은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구글에서 "Thomas Pitt"와 "John Law" "East India stock" 등을 넣고 검색해봤더니, Larry Neal이 1993년에 쓴 The Rise of Financial Capitalism: International Capital Markets in the Age of Reason이란 책이 떴는데, 78쪽에서 이런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Hamilton gave details of the most amazing example of all: John Law's short sale of £100,000 of East India stock in late summer 1719 at £180,000 for delivery in August 1720. That had to be covered in the summer of 1720 by buying East India stock at nearly double the agreed sale price. Law lost a fortune in doing that, and his London banker failed by the end of 1720. And all this arose, apparently, from a bet he made with Thomas Pitt in the summer of 1719 when he was initiating his system. The probable basis was to show his assurance that his Compagnie d'Occident would cause the fortunes of the British competitor to suffer.

    이 내용에 따르면, Law는 이 공매도 때문에 큰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이 저자도 장담할 수 없지만 로가 Compagnie d'Occident으로 일을 벌이면 동인도회사 주가가 틀림없이 떨어질 거로 봤을 거라는 이야기죠.

    이렇게 상황을 정리해보면, "... indicating Law's expectation of a £14 price decline"라는 구절은--저의 지나친 추론인지는 몰라도--이 책의 저자가 졸렬하게 쓴 문장 같아보 입니다. 차라리 "1719년 8월 동인도회사 주가가 194 파운드까지 치솟았다가 180 파운드로 떨어진 것을 보고 하락반전이 시작됐다고 로가 추정했던 것이다"라는 식이면 그나마 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간혹 가까운 역사적 사실도 저자들이 잘못 알고 썼다고 욕을 먹는 것을 보면 제 추정이 맞을 일말의 개연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글쎄요.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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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마지막 문제가 제일 복잡하네요. 얼른 해답을 찾기는 곤란보입니다만, 이럴 때는 관련 자료를 찾아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보여집니다. 제 블로그(링크: http://hsalbert.blogspot.com/2009/07/early-history-of-options-contact-john.html)에 찾아놓은 네 자료 중 한두 개에서 힌트가 나올 듯 합니다. 그래도 안 나오면 마지막 자료에서는 확실한 실마리가 나올 듯합니다. 일단 우선 드는 생각만 적어봅니다.

    1. prime(복수로 primes)이 이탤릭체로 눈에 뜨이기에 불어사전을 확인해봤더니 불어가 맞습니다. "prime"이라는 옵션이 따로 있다기보다, 역사상 거의 최초일지도 모를 옵션을 만들면서 로가 붙인 이름일 듯합니다. 본문대로라면 주식매수청구권을 뜻하는 옵션입니다.

    2.그런데 로가 주가를 9,000 리브르 이상으로 "떠받치려고(prop up)" prime을 만든 것이지, 상한가/하한가 식으로 주가의 변동폭 자체를 법적으로 묶어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일단 "최저 지지가"라고 해두고 논의를 풀어봅시다.

    3. effective price는 옵션 거래에서 흔히 등장하는 행사가격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즉 본문 내용에서 1,000 리브르를 지불하고 이 옵션을 사면 6개월 이내에 10,000 리브르를 지불하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청구권이 생기는 것이고, 그래서 1,000
    리브르에다 10,000 리브르를 합한 11,000 리브르가 이 청구권을 "행사"하는 가격이다라고 우선 읽힙니다.

    지금 도서관에 정전입니다. 우선 급히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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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These measures sufficed to keep the share price above 9,000 livres until mid-January(though the effect of the floor price was to render the options worthless ; generously Law allowed holders to convert them into shares at the rate of ten primes per share).

    말씀하신 대로 이 부분이 마음에 걸리는 내용입니다. (1) 미시시피 주식을 최저가 9,000 리브르에서 매수해주고(투자자 입장에서 매도) 매도해주기도(투자자 입장에서 매수) 하는 방크 루아얄 창구 개설. (2) 행사가 11,000 리브르의 옵션 발행. 이 두 가지 조치로 주가를 9,000 리브르보다 높게 유지하기에 충분했다. 여기까지는 별 고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1)의 세부적인 거래원칙이 어떤 것인지, (2)가 미쳤던 시장 효과는 분명하지 못한 구석이 있어 보입니다.

    만약 주가가 어느 수준이든 방크 루아얄에서 무조건 9,000에 매수해 준다고 하면 시장에서 그 아래 가격을 매도할 바보는 없을 터이니 이 가격이 지지선으로 작용하게 됩니다.반면 미시시피 주식이 시장에서 10,000나 11,000을 호가하는 상황이라면 위 (1), (2)의 지적만으로는 시장 움직임을 이해하기 곤란합니다 방크 루아얄에서 9,000에 매수할 수 있는데, 시장에서 10,000을 지불하고 매수할 바보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짐작에는 이것 외에도 무언가의 규칙이나 장치가 더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골치거리인 괄호 한 문장을 봅시다.

    though the effect of the floor price was to render the options worthless ; generously Law allowed holders to convert them into shares at the rate of ten primes per share.

    옵션을 행사가 11,000에 매수할 의미가 없는 상황은 짐작하신 대로 주가가 그 이하로 떨어졌을 때일 것입니다."the effect of the floor price"가 과연 어떤 상황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세미콜론 뒤의 문장은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즉 그렇게 옵션의 가치가 무의미해졌을 때, 로는--너그럽게도 옵션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지 않고--옵션 10개(옵션매수액=10*1,000=10,000)를 미시시피 주식 한 개로 바꾸어주었다는 것으로 읽힙니다. 만약 주가가 9,500 리브르여서 옵션 행사가 무의미한 상황이라면, 이런 방식으로라도 현물주식을 확보하는 게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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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아이고, 바쁘실 텐데 연이은 질문들도 바로 답을 주셨네요. 이렇게 같이 고민해주시다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선 제가 현재 보고 있는 책은 니알 퍼거슨(Niall Ferguson) 교수가 쓴 'The Ascent of Money(2008)"입니다. 그리고 2번에 나온 로의 내기와 관련한 구절이 한 군데 더 있어 그대로 옮겨봅니다.

    (원문) Law himself did not walk away financially unscathed. He left France with next to nothing, thanks to his bet with Londonderry that English East India stock would fall to £180. By April 1720 the price had risen to £235 and it continued to rise as investors exited the Paris market for what seemed the safer haven of London. By June the price was at £420, declining only slightly to £345 in August, when Law's bet fell due. Law's London banker, George Middleton, was also ruined in his effort to honour his client's obligation.

    (해석) 로 역시 금융적 타격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거의 무일푼 상태로 프랑스를 떠났다. 런던데리 백작과 영국 동인도회사 주식이 180파운드로 떨어진다고 내기를 건 탓이었다. 1720년 4월 그 주식가격은 235파운드로 올랐고, 투자자들이 파리 시장을 빠져나가 상대적으로 안전해보인 런던으로 도피하면서 주가는 계속 올라갔다(당시 남해버블(South Sea Bubble)은 투기가 덜하다고 보았다). 6월이 되자 주가는 420파운드가 되었고 8월에는 345파운드로 조금 하락했는데, 이때가 바로 로가 내건 내기의 완료시점이었다. 로의 런던 은행가 조지 미들턴(George Middleton) 역시 고객의 채무를 이행하느라 거덜 난 상태였다.

    김홍식님이 도움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종합해보면, 1719년 8월 말 영국 동인도 회사 주식은 주당 £194였고, 존 로는 일 년 후 이 주가가 £14하락한 £180가 될 것이라고 내기를 걸었습니다. 그래서 액면가로 £100,000에 해당하는 주식을 팔아버리는 공매도에 뛰어들었는데, 예상과 달리 1720년 8월 주가가 £345로 뛰어오르면서 엄청난 손해를 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180,000이라는 행사가격은 내기완료시점에 주식을 상환하는 가격이 되겠네요. 제가 정리를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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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글쎄요. 추가로 적어주신 본문 내용을 보니, 제 생각에는 저자가 횡설수설하는 듯합니다.여전히 제 생각은 로가 공매도한 가격이 180 파운드로 보입니다. 공매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1년 뒤에 180 파운드로 현물주식을 사서 갚겠다는 내용은 계약에 필요없는 사항입니다. 단지 공매도한 현물주식을 그 어느 가격에서든 구해서 되갚기만 하면 되는 것일 테니까요.

    아래 1-1과 3의 내용은 그런 점에서 일치합니다. 한편 같은 저자의 언급 중 1-1과 2는 서로 상충되는 서술로 보입니다.

    1-1. He sold £100,000 of East India stock short for £180,000(that is at a price of £180 per share, or 80% above face value) for delivery on 25 August 1720.

    1-2. (The price of the shares at the end of August 1719 was £194, indicating Law's expectation of a £14 price decline.)

    2. ... thanks to his bet with Londonderry that English East India stock would fall to £180.

    3. John Law's short sale of £100,000 of East India stock in late summer 1719 at £180,000 for delivery in August 1720. That had to be covered in the summer of 1720 by buying East India stock at nearly double the agreed sale price. (Larry Neal의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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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여전히 미궁이네요. 한 가지 궁금한게 있어요. 본문에 The price of the shares at the end of August 1719 was £194, indicating Law's expectation of a £14 price decline. 라는 부분을 보면 당시 주가가 194파운드였다고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주당 194파운드에 공매도한 것 아닌가요? 저는 이것때문에 공매도한 가격이 180파운드는 아니라고 보았거든요.

    그리고 일년 후 주식을 180파운드로 사서 되갚겠다는 계약은 원래 불필요한 부분이지만, 지금 로가 백작과 내기를 하는 중이므로 그 액수까지 명시했다고 전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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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1719년 8월 중 동인도회사 주가는 매일 오르내렸을 것입니다. 8월 말의 어느 날 주가가 194 파운드였을 것이고, 그 이전이든 이후든 8월 중에 로가 공매도 계약을 체결한 가격이 180 파운드로 해석합니다.

    내기를 한 내용은 1년 뒤에 주가가 떨어진다는 것(that British shares would fall..in the year ahead)이었다고 저자는 한 문장을 맺었고, 이어서 "sold ...short"했다고 과거 사실을 기술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문제의 출발점은 이 문장입니다:

    He sold (...) short for £180,000(that is at a price of £180 per share

    이 문장을 다시 쓰면 이럴 수 있겠습니다.

    Law sold 100 shares of East India stocks for £180, which was the price 80% above face value.

    "sold something short for the price X"라는 단순한 어구에서 공매도 가격이 아니라 청산가격이 "price X"라는 의미로 썼다면, 저자의 영어 활용이 심히 의심스럽다고 여겨집니다. 이 판단을 하나의 근거로 삼아 "The price of the shares at the end of August 1719 was £194, indicating Law's expectation of a £14 price decline"는 저자가 잘못 쓴 문장으로 판단됩니다.

    게다가 Larry Neal이 다른 책에 썼던 문장, "... John Law's short sale of £100,000 of East India stock in late summer 1719 at £180,000 for delivery in August 1720"에서도 £180,000은 1719년 공매도 당시의 매도대금이지 1720년에 delivery할 대금이 아니라고 봅니다.

    여기에 새로 적어주신 구절에서 하나 더 보면: 로가 공매도 청산일이 다가왔을 때 주식시세가 £345였다고 나옵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194 파운드의 두 배보다는 180 파운드의 두 배가 이 가격과 더 가깝습니다.

    어쨌거나 이상과 같은 추론하에 다음 두 구절은 저자가 잘못 쓴 문장이거나 독자가 납득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담지 못했다고 판단되네요.

    The price of the shares at the end of August 1719 was £194, indicating Law's expectation of a £14 price decline.

    . ... thanks to his bet with Londonderry that English East India stock would fall to £180.

    결국 저자를 의심한다면 제3의 자료들에서 추가적인 사실을 확인해야 누구나 수긍할 답이 나올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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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김홍식님, 다시한번 꼼꼼히 읽어보니 말씀하신대로 저자의 오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180파운드를 매도대금으로 보았다가 문제의 괄호안 문장 때문에 헛갈리기 시작했거든요. 이 상황에서 저는 원문이 맞다고 전제하고 이리저리 사실을 꿰맞추려 하다 보니 억지해석을 한 것 같습니다. 김홍식님이 찾으신 자료가 결정적 증거
    네요.

    적당히 타협하려던 저와 달리 치밀하게 파고들어 분석하신 김홍식님의 자세를 배우고 갑니다. 본문내용에 오류가 보일 때는 원저자에게 메일을 보내 확인을 해봐야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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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그렇지요. 원저자에게 문의하는 게 제일 좋다고 봅니다. 하지만 불성실한 답변을 받을 경우는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걱정되는 문제라서 한방의 질문과 답변으로 끝낼 수 있으면 제일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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