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25일 월요일

끝없는 경제성장의 탐욕

※ 다음 자료에서 일부를 발췌: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 《성장숭배》, 7장 환경.

(...)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선진국의 평균 소비자만큼 소비할 경우, 인류는 지구만한 행성이 네 개나 필요할 것이라는 심각한 주장까지 들려온다. 물리적으로 경제의 팽창을 지탱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과학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의 선언에 대한 일반 대중의 반응은 잠깐 동안 경각심을 보이다가 이내 소극적인 태도로 물러서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저기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이 너무나 무지막지한 것이어서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는 태도로도 보인다. (...) 사람들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혁해야 한다는 주장에 백번 동의한다고도 하고, 지구가 다칠세라 살살 다뤄야겠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말로는 아무리 끄덕여도 현실로 맞닥뜨리면 대부분 냉담해진다. 기존 생활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 끈질겨 보인다. 어쩌면 지난날 사회주의 혁명가들도 지금의 환경운동가들만큼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물질적으로 더 나은 생활수준을 내걸며 궁핍한 대중을 설득하기는 훨씬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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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은 지구 생태계가 한 해 동안 인류의 자원 수요량을 산출하고 자원 사용에 따른 폐기물을 흡수하는 데 필요한 육지 면적을 계산해서, 이 지표와 연간 자원 수요량을 비교했다. 이러한 육지 면적에는 곡물재배, 가축사육, 목재수확, 관련 기반시설, 해양어획에 사용되는 면적이 들어가고, 화석연료 연소로 유발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 필요한 면적이 들어간다. 그 계산 결과에 따르면, 1961년 인류의 연간 자원수요는 지구의 자원 재생 능력(지구가 한 해 동안 재생할 수 있는 자원 공급량)의 약 70%에 달했는데, 1980년대에는 재생 능력과 맞먹는 규모로 늘어났고, 1990년대 말에는 지구의 자원 재생 능력을 20%나 초과했다. “따라서 인류가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자원을 생태계가 재생하려면 1년 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인류는 지금 자신의 밑천인 지구의 천연자본을 먹어 없애는 중이다. 주어진 자본만으로 생활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그 이자만으로 생활해야 하고, 생활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해야 한다는 것은 경제학도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위의 수치들은 정밀도에서는 오차가 있을지 몰라도 드러나는 추세 자체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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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이 황폐해질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환경표준에 산업이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적응했는가를 보여주는 유명한 사례는, 유황가스 배출 규제에 대한 미국 발전소들의 대응 사례이다. ‘총량규제 및 배출권 거래cap and trade’라는 독특한 시스템은 발전산업 전체의 아황산가스 배출 허용량을 규제했지만 발전소들끼리 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 시장을 통해 배출권이 거래되는 가격은 환경규제를 충족시키는 데 드는 산업의 비용을 반영하게 된다. 1990년 이 제도가 시작될 때 업계는 공해배출권의 단위비용이 아황산가스 1톤당 1천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에 비해 정부는 다소 낙관적이었지만 그래도 배출권 가격을 상당히 높게 추정했다. 그렇지만 이 시스템이 가동에 들어가자 배출권 가격은 기껏해야 톤당 최고가 212달러까지 치솟고 난 뒤에 대부분 120달러대에서 움직였다. 한마디로 말해 업계는 아황산가스 배출을 축소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배출권 수요를 가파르게 떨어뜨리며 ‘배출량 축소의 한계비용’도 떨어뜨린 것이다. 산업 차원의 총비용을 보면, 1990년에 법률이 발효되었을 때 업계 로비스트들은 총비용이 매년 30억 달러에서 70억 달러에 달할 것이며, 2000년에는 7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 사이의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적 자료를 집계하고 보니 장기적인 비용 추정액은 그보다 훨씬 낮은 연간 18억 달러로 집계됐다가 다시 10억 달러로 떨어졌다. 규제 적응비용은 당초 예측 규모의 10% 내지 20%에 머물렀을 뿐 아니라, 발전산업은 법률이 요구하는 배출 허용한도를 30%나 밑도는 수준까지 아황산가스 배출량을 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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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경제성장과 환경은 서로 상충될 때도 많지만 환경규제가 경제에 초래하는 비용은 일반적으로 별로 크지 않다는 점이다. 더욱이 궁극적으로는 환경규제가 장기적 혜택을 가져올 때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경제계와 정계 지도자들은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그 어떤 것에도 아예 질겁하며 아주 작은 비용도 지불하기를 부담스러워 한다. 이러한 비용을 자본주의적 성장이 장기적으로 존속하는 데 필요한 보험증서로 여길 수도 있으련만, 그들은 이런 생각마저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환경규제를 소화해낼 수 있는 시장 시스템의 능력을 경제지와 보수정당의 자유시장 옹호자들보다도 일반적으로 환경주의자들이 더 확신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환경보호의 경제적 비용이 극히 작다는 압도적 증거에다, 더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적 혜택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환경법규가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주장이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여전히 거의 마력에 가까운 힘을 행사하고 있다. (...)

※ 다음 자료에서 일부를 발췌: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 《성장숭배》, 7장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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