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일 토요일

19장. 수퍼컴퍼니의 무기는 '탁월한 마케팅'이다

탁월한 마케팅

마케팅이 모든 것의 열쇠다. 아마도 성공에 가장 중요한 단일 요인은 마케팅일 것이다. 즉 다른 어느 이유보다도 뛰어난 마케팅을 갖추지 못한 탓에 파산하게 되거나, 시들한 상태에 머무는 기업들이 훨씬 많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고객이기 때문에 탁월한 마케팅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뛰어난 마케팅 사례는 아주 드물다. 탁월한 마케팅 사례가 드문 것은 사업의 어느 부분보다도 예술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최선의 마케팅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옳은 말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도와주기가 힘들다. 고객의 마음을 읽는 이 능력 때문에 좋은 마케팅이 희귀한 것이다.

마케팅이 그저 유창한 말재간에 불과하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어디에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마케팅을 영업력으로 잘못 알고 있다. 물론, 영업도 그 자체로 기술이다. 이 영업력에 더하여, 마케팅에는 다음 기능들이 들어간다.
  1. 광고
  2. 시장 연구
  3. 상품화계획
  4. 홍보
  5. 영업 관리
  6. 서비스
  7. 전략 기획 및 상품 기획

마지막 항목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기업들이 패착을 범하는 허다한 대목이 전략적인 차원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서는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별도 직책으로 있더라도 최고경영자가 보통 마케팅을 진두지휘한다. 최고경영자는 그래야 한다. 시장에 대한 중요한 전략적 결정은 최고경영자가 내려야 하는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전략 기획의 열쇠는 지금은 보이지 않는 시장의 잠재력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판단하는 직관적 능력이다. 전략 기획은 합리성을 초월한다. 합리성은 논리에 의해 제약된다. 논리는 필요하지만 충분한 것은 아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는 논리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마케팅 부서의 역량이 좋든 나쁘든, 마케팅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직관이 강하지 못하면, 기업은 계속 자기 발에 걸려 비틀거리기 일쑤다. 시장을 보는 직관적 이해력이 뛰어난 사람이 경영하는 회사가 기술이나 생산, 재무가 주특기인 논리적인 사람이 경영하는 회사보다 더 뛰어나다. 기술이나 생산, 재무 등 마케팅 이외의 기능은 보통 외부에서 사올 수 있다. 그러나 세련된 마케팅의 진수는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심미안과도 같다.

아무리 마케팅에 뛰어난 최고경영자라도 그를 보좌하는 능숙한 마케팅 인력을 배치해야 하다. 고위 경영진은 모든 차원의 문제와 상황에 대처할 때 이들과 편안하게 어울려 일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 사례들을 통해 마케팅의 중요한 측면을 살펴본다.


퀀터레이: “약속은 작게, 실천은 크게”--고객은 최고의 세일즈맨이다

봅 모텐슨Bob Mortensen은 하바드 대학교의 경영대학원 출신이다. 그는 세계 최초의 레이저 세일즈맨이었다. 세계적인 주력 레이저 회사인 스펙트라피직스Spectra-Physics에서 전사 마케팅 총괄을 맡았고, 이어서 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이제 퀀터레이Quanta-Ray라는 자기 회사를 설립해 이끌게 됐다. 즉 자기 회사보다 더 큰 회사들과 억센 경쟁을 뚫고 가야하는 도전에 뛰어든 것이다.

유난히 뛰어났던 그의 마케팅 경력을 본다면, 누구나 그가 자신의 마케팅 기량을 주 무기로 삼아 모든 것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전혀 다르게 행동했다. 최고경영자만이 확정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제품전략을 수립한 뒤에, 그는 모든 마케팅 사안을 유능한 마케팅 부사장인 진 왓슨Gene Watson에게 일임했다. 유능한 왓슨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모텐슨이 마케팅 관리자에게서 얻어야할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였다. 모텐슨 자신이 더할 나위 없는 마케팅맨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왓슨과 바싹 붙어서 일했지만, 왓슨이 마음껏 뜻을 펴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왓슨은 제품의 색상에서부터 광고 포인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안을 직접 지시했다. 광고와 홍보를 대행할 회사들도 그가 결정했다. 또 어떤 영업 인력을 채용할 것인지도 결정했다. 왓슨이 채용한 영업 인력 대부분은 영업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었는데, 이들을 훈련시키는 일을 그가 직접 맡았다. 광고와 홍보 업무를 처리하는 왓슨의 솜씨는 능수능란했다. 그가 채택한 광고는 고객들이 스스로 퀀터레이에 대한 입소문을 내게 만드는 그야말로 “고급” 광고로 입증됐다. 그는 또 주도적인 과학자들과 성공적인 관계를 맺어서, 퀀터레이 레이저의 성능을 예시하는 기술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유도했다. 최상의 홍보자료인 셈이다.

나는 왓슨과 모텐슨에게서 광고와 홍보에서 가장 유익한 교훈을 얻었다. 즉 약속은 작게 하고 실천은 크게 하는 것이 고객 사이에 명성을 쌓는 데 최선이라는 것이다. 고객들이 보증된 제품의 품질보다 항상 더 나은 효과를 본다고 인식하게 되면, 그들 스스로 더 많은 고객들을 불러오는 기업의 동맹세력이 된다. 그들은 써본 제품에 대한 입소문을 내고, 새 제품을 추가 구매한다. 제품을 과대 포장하지 않는 사람들임을 알게 되면, 고객들은 그들을 대하면서 마음이 “훈훈해”진다. (사람들은 살면서 여러 가지 일에서 너무 많이 속고 당했기 때문에 걱정과 의심이 앞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믿을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높이 평가한다.

퀀터레이가 매출을 달성하는 데는 고객들이 애써준 덕이 컸다. 왓슨이 “작은 약속과 큰 실천”으로 고객들의 호평을 심어나갔던 방법은 항상 레이저 장비의 실제 성능보다 공표하는 제품사양을 크게 낮추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고객들 사이에는 제조업체가 주장하는 제품 성능을 신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빠르게 퍼졌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이 기법을 잘 기용해서 다른 제품보다 높은 가격을 받는 데 활용할 때가 많았다.) 아울러 고객들은 마음 한 편에 있던 “걱정의 비용”에서 벗어난 덕에, 비싸지 않게 구매한다고 느끼게 됐다.

회사의 사장으로서 모텐슨은 분명히 시장에서 떨어져 있지 않았다. 중소기업의 사장들은 중요한 판매 건에 대해서는 본인이 직접 영업 전선에 나선다. 사실, 여러 해 동안 모텐슨과 왓슨은 한 사무실에서 서로 책상을 나란히 붙여서 쓰는 최상의 의사소통 체제 속에서 살았다. 모텐슨이 시장에서 분리될 여지가 없었다. 또 그 사무실로 찾아드는 생산, 연구개발, 재무 등 모든 사안들에 왓슨이 마케팅 관점을 가미하는 것도 극히 자연스러웠다. 이런 과정을 통해 퀀터레이는 여타 뛰어난 레이저 회사들이 간과했던 “가변 파장 고체 레이저solid-state tunable laser” 시장을 일궜다. 주: 2)


경영진이 마케팅을 장악하고 있는가?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어느 회사의 이야기다. 마케팅 부사장은 완고했으며 본인 이외의 아무도 시장을 어떻게 다뤄야할지를 모른다고 확신했다. 그는 최고경영자나 마케팅 부서 이외의 사람이 고객을 접촉하면 시기하면서 화까지 냈다. 이 마케팅 부사장은 연구개발이나 재무 부문의 누군가가 무슨 이유로 고객을 접촉하는 날에는 성정이 폭발하며 노발대발했다. 그가 정말로 시장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다면 그래도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렇지가 않았다. (자유자재로 시장을 다룰 수 있다면, 그가 그렇게 과민반응을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조만간 이 마케팅 부사장과 최고경영자 둘 다 교체돼야 했다. 그러나 회사는 이미 큰 타격을 입은 뒤의 일이었다. (중략.........)

영업과 서비스가 어떻게 운영되는가?

마케팅처럼 변화무쌍한 감각에 좌우되는 영역에서는 절대적인 규칙을 확립해두기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몇 가지 유익한 지침은 있다. 정교하거나 고가인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라면 대개 강력한 직판 영업 인력이 가장 좋다. 반면, 판매대리업자distributor의 유통망을 통해 마케팅하는 회사는 주의해야 한다. (중략..........)

출처: 다음 자료의 일부를 발췌. "Chapter 8, Super Companies: Business Aspects. Stalking Excellence," 켄 피셔Kenneth L. Fisher, 슈퍼 스톡스Super Sto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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