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 똑딱 똑딱.
걷는 중에 대략 3초 사이에 스쳐간 영상이다.
세 사람이 모습이 내 시선을 스친다. 소년, 아버지, 그리고 엄마다.
그 소년은 어느 아빠와 엄마의 아들이 분명하고, 대략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정도의 연령이다. 이 아들은 가게 앞 음식 쓰레기 수거통에 쓰레기를 치우러 나온 모양이다. 어느 조그마한 분식점인데 저녁 무렵 영업 중에 나온 쓰레기 치우는 일을 아들이 하는 모양이다. 이 소년의 시선이 무슨 정물화에 그려진 모습인양 아주 정적이다.
아빠는 바닥을 마대자루로 청소하고 있다. 한 손에 장애가 있어 보인다. 한쪽 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 보통 두 손으로 밀어도 힘주어 밀어야 닦이는 마대자루를 다른 쪽 손으로 미는 모습이다. 예전에 한쪽 손에 상해를 입은 어느 구멍가게의 퇴역군인 아저씨가 언제나 한쪽 손을 주머니 깊숙이 찔어놓았던 모습이 내 뇌리에 남아서 그렇게 비쳤을 것이다. 엄마의 모습은 희미한 실루엣으로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이 세 사람이 수놓은 좁은 공간의 영상이 아름다운 잔상을 내게 남겨 놓았다.
그건 평화의 이미지였다. 내가 그리도 희구했던 평화라는 선험적 틀이 있었기에 그 영상이 내게 그렇게 비쳤나 보다.
2009년의 봄을 맞는 4월의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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