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4일 일요일

[니체, 도덕의 계보학] 제2논문 8절의 재검토


─. 이전 검색과 발췌:

  • 번역서 1의 발췌 : 《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김정현 옮김. 책세상 펴냄 (2002/2006)

─. 번역서 2: 《도덕의 계보학: 하나의 논박서》 홍성광 옮김. 연암서가 펴냄 (2011/2017)

※ 그중 제2논문 〈'죄', '양심의 가책' 그리고 이와 유사한 것〉의 8절의 발췌:
우리의 원래 연구로 되돌아가 본다면, 죄책감과 개인적인 의무감은 이미 우리가 살펴본 바처럼, 존재하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근원적인 개인 관계에, 즉 구매자와 판매자,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관계에 그 기원을 두었다. 즉 여기에서 우선 개인이 개인과 상대하였으며, 여기에서 우선 개인이 개인과 서로 견주었던 것이다.

아무리 저급한 문명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관계가 약간이나마 드러나지 않은 문명이 발견되지 않은 적은 아직 없었다. 값을 정하고 가치를 측정하며 등가물을 생각해 내서 교환하는 일─이러한 것은 어떠한 의미에서는 사고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가장 원초적 사고를 지배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가장 오래된 종류의 명민성이 개발되었고, 마찬가지로 여기에서 인간의 자긍심이나 다른 동물에 대한 우월감의 싹이 최초로 키워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아마 '인간Mensch(manas)'이라는 우리의 단어 또한 바로 이러한 자부심 같은 것을 표현하는 것이리라. 인간이란 가치를 재고 평가하고 측정하는 존재로, ‘평가하는 동물 자체’로 특징지어졌다.

구매와 판매는 그 심리적인 부속물과 아울러 심지어 어떠한 종류의 사회 조직이나 사회 집단의 시초보다도 더 오래된 것이다. 오히려 교환, 계약, 죄, 권리, 의무, 보상 등의 싹이 되는 감정은, 힘과 힘을 비교하고 재며 헤아려보는 습관과 더불어, 개인의 권리라는 가장 초보적인 형태에서 가장 조야하고 가장 원시적인 공동체 복합체(이것을 다른 유사한 복합체와 비교해 볼 때)로 옮아갔다. 이리하여 인간의 눈은 이제 이러한 관점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움직이기는 어렵지만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단호하게 같은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 고대 인류의 사고에 특유한 저 굼뜬 일관성으로,  사람들은 곧바로 '어느 사물에나 가격이 있다. 모든 것에는 대가가 치러질 수 있다'고 뭉뚱그려 일반화하게 되었다. 이것은 정의에 관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순진한 도덕규범이며, 지상에서의 온갖 '선량함', 온갖 '공정성', 온갖 '선의', 온갖 '객관성'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최초의 단계에서 정의란 거의 동등한 힘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타협하고 조정을 통해 다시 '합의'를 보려는 선의이며, 그리고 보다 힘이 떨어지는 사람들에 관련해서는 그들끼리 조정에 이르도록 강요하는 선의이다.

─. 위 번역서 1 중  같은 부분(제2논문  8절)의 발췌:
우리의 연구 과정을 다시 시작해본다면, 죄의 감정과 개인적인 의무의 감정은 이미 우리가 보아왔듯이, 그 기원을 존재하는 가장 오래되고 근원적인 개인 관계에, 즉 파는 자와 사는 자,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에 두고 있다 : 여기에서 비로소 개인이 개인과 상대했으며, 여기에서 비로소 개인인 스스로를 개인과 견주었다. 이러한 관계를 이미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한 문명은 발견된 적이 없다. 값을 정하고 가치를 측정하고 등가물을 생각해내며 교환하는 것─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사유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인간의 원초적 사유를 미리 지배하고 있었다 : 여기에서 가장 오래된 종류의 명민함이 길러졌고, 마찬가지로 여기에서 인간이 다른 동물에 대해 가진 긍지우월감의 싹도 최초로 얻었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인간manas'이라는 우리의 용어도 바로 이러한 자기 감정의 그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것이리라 : 인간이란 가치를 재고 평가하고 측정하는 존재, ‘평가하는 동물 자체’로 묘사된다. 사고 파는 것은 심리적인 부속물과 더불어, 심지어는 어떤 사회 조직 형태나 집단의 시초보다 더 오래된 것이다 : 오히려 교환, 계약, 죄, 권리, 의무, 보상 등의 감정의 싹은, 동시에 힘과 힘을 비교하고 측정하고 계산하는 습관과 더불어, 개인의 권리라는 가장 초보적 형식에서 이제 가장 조야하고 원시적인 사회 복합체 (다른 유사한 복합체와 비교하여)로 ^이행^했다. 눈에 이제 이러한 관점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 움직이기는 어렵지만 일단 움직이기만 하면 단호하게 같은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 고대인의 사유에 특유한 저 둔중한 일관성으로, 곧 "어느 사물이나 그 가격을 지닌다. 모든 것은 대가로 지불될 수 있다"는 중요한 일반화에 이른 것이다.─ 이것은 정의의 가장 오래되고 소박한 도덕의 규준이며, 지상에서의 모든 '호의', 모든 '공정', 모든 '선한 의지', 모든 '객관성'의 발단이다. 이러한 최초 단계에서의 정의란 거의 동등한 힘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타협하고 조정을 통해 다시 '합의'하려는 좋은 의지이다.─ 그리고 힘이 열등한 자에 관해 말하자면, 그들 상호간에 조정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선한 의지인 것이다.─

─. 위 영문 텍스트의 같은 부분 발췌:
To resume the path of our enquiry, the feeling of guilt, of personal obligation has, as we saw, its origin in the oldest and most primitive personal relationship there is, in the relationship between seller and buyer, creditor and debtor. Here for the first time one person moved up against another person, here an individual measured himself against another individual. We have found no civilization still at such a low level that something of this relationship is not already perceptible. To set prices, to measure values, to think up equivalencies, to exchange things—that preoccupied man’s very first thinking to such a degree that in a certain sense it’s what thinking itself is. Here the oldest form of astuteness was bred; here, too, we can assume are the first beginnings of man’s pride, his feeling of pre-eminence in relation to other animals. Perhaps our word “man” (manas) continues to express directly something of this feeling of the self: the human being describes himself as a being which assesses values, which values and measures, as the “inherently calculating animal.” Selling and buying, together with their psychological attributes, are even older than the beginnings of any form of social organizations and groupings; out of the most rudimentary form of personal legal rights the budding feeling of exchange, contract, guilt, law, duty, and compensation was instead first transferred to the crudest and earliest social structures (in their relationships with similar social structures), along with the habit of comparing power with power, of measuring, of calculating. The eye was now adjusted to this perspective, and with that awkward consistency characteristic of thinking in more ancient human beings, hard to get started but then inexorably moving forward in the same direction, people soon reached the great generalization: “Each thing has its price, everything can be paid off”—the oldest and most naive moral principle of justice, the beginning of all “good nature,” all “fairness,” all “good will,” all “objectivity” on earth. Justice at this first stage is good will among those approximately equal in power to come to terms with each other, to “come to an agreement” again with each other by compensation—and in relation to those less powerful, to compel them to arrive at some settlement among themselves.—

...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