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7일 금요일

[용어 메모] 기소 유예 (또는 연기) 합의 (deferred prosecution agreement)



※ 발췌 메모:

1. 다임러에 대한 FCPA 기소유예 기간 연장 (미국법 박물지, Apr 2012)

미국에서 많은 해외 부패 사건들이 불기소 합의(non-prosecution agreement, NPA) 또는 기소유예 합의(deferred prosecution agreement, DPA)로 종결된다. 미국에서 해외 부패 사건 가운데 미국 법무부의 불기소 합의 또는 기소유예 합의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에는 50%, 2011년에는 40%에 이르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불기소 합의나 기소유예 합의를 하게 되면, 회사나 개인은 2~3년 정도의 기간 동안 부패 방지를 위한 준법 감시 프로그램을 확립해서 이행하고, 독립적인 감사인으로부터 부패 방지 감사를 성실히 받는 등의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그 기간 동안 위반 사항이 없으면 기소 없이 사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 ... ) 하지만 모든 사건이 그렇게 행복한 결말을 맞는 것은 아닌가 보다. 독일의 자동차 회사 다임러는 2010년 4월 미국 법무부와 해외 부패 방지법 위반 혐의에 관해 1억 8,500만 달러 벌금과 2년 간 기소유예에 합의했다. 2년이 지나 4월 4일에 그 유예 기간을 올해 연말까지로 연장 신청하는 서류가 법원에 제출되었다. ( ... ... )


2. 토요타, 가속 페달 결함에 관해 12억 달러 기소유예 합의 (미국법 박물지, Apr 2014)

토요타 자동차가 자동차 가속 페달 결함 사건에 관해서 12억 달러를 내기로 하고 2014년 3월 19일 미국 법무부와 형사합의를 하였다. ( ... ... ) 미국 법무부가 토요타 자동차에 적용된 혐의는 자동차 결함 그 자체가 아니다. 미국 법무부는 토요타 자동차가 가속 페달 결함을 숨기거나 그에 관해 거짓말을 함으로써 소비자를 속여서 토요타 자동차를 사게 하였다고 혐의를 구성하면서 형사범죄인 통신수단을 이용한 사기(wire fraud) 규정을 적용하였다. 토요타 자동차는 그러한 혐의사실과 범죄를 인정하였다. 미국 법무부와 토요타 자동차는 3년간 기소유예 합의(deferred prosecution agreement)를 하였는데, ( ... ) 합의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 ... )


3.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 (베서니 맥린/조 노세라 지음. 이종호/윤태경 옮김. 자음과모음. 2011)

( ... ... ) 주가가 하락하고 시장이 AIG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을 때, AIG는 일련의 작은 사건에 봉착했다. 첫 번째 사건은 2001년에 있었다. 증권거래위원회가 AIG의 자회사인 내셔널 유니온 화재보험을 고소했는데, 브라이포인트라는 회사가 1,200만 달러의 손실을 은폐하는 것을 돕고자 가짜 보험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이었다. 한 전직 임언은 "하루치 회계 장부만 검토해도 가짜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허술한 사기"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린버그가 자료 제출을 최대한 미룬 탓에 증권거래위원회는 사건 수사에 2년이나 걸렸다. 전직 임원이 말한다. "그린버그는 관료들에게 오만하고 비협조적이었습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조사를 마치고 나서 AIG에 1,000만 달러 벌금을 부과하고, "AIG가 브라이포인트 사기 사건에 가담한 죄뿐 아니라 증권거래위원회 조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온 죄 때문에 이러한 벌금을 부과한다"라는 내용을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증권거래위원회가 브라이포인트 사건으로 AIG를 조사하고 있을 때, 또 다른 사건이 터졌다. 증권거래위원회가 AIG 금융상품부를 고발한 것이었는데, 피츠버그 은행인 PNC가 7억 5,000만 달러의 수상한 대출을 장부에서 숨길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사기성 거래를 했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정부가 수사를 마치기까지 여러 해가 걸렸다. 결국 AIG는 8,000만 달러를 벌금으로 내고, 4,600만 달러를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AIG FP는 기소유예합의서(deferred prosecution agreement)에 서명했다.

증권거래위원회가 애초에 AIG에 부과한 벌금은 6,000만 달러였다. ( ... ... ) 그린버그의 이러한 행보에 증권거래위원회는 격분했고 ( ... ) 정부는 AIG에 부과한 벌금을 8,000만 달러로 올리고, 기소유예합의서에 서명하라는 명령을 했으며, 정부가 임명한 준법감시인을 AIG에 계속 근무하게 만들었다. ( ... ... )


4.[이희종 변호사가 본 미국 법조] 미국 FCPA의 특징과 대응 방안 (법률신문, 2013-12-19)

지난 달 26일 글로벌 유전 회사인 웨더포드(Weatherford)가 미국의 FCPA(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위반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에 1억 53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하였다. 미국 텍사스에서 설립되었고, 지금은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웨더포드는 전 세계 100여국에 약 6만5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세계 수위의 유전회사이다. 웨더포드의 해외 지사 수 곳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석유 사업을 수행하면서 수년에 걸쳐 현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이 문제되었다.

웨더포드는 이러한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법무부와 기소 연기에 합의 (DPA, Deferred Prosecution Agreement)하였다. 8720만 달러의 벌금을 내고, 향후 최소18개월간 독립적인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를 받고, FCPA위반 사항을 예방, 적발할 수 있는 내부 통제 및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 처분이다. 아울러 웨더포드는 같은 컴플라이언스 실시 조건 하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도 6560만 달러의 몰수 및 벌금(civil penalty)을 내기로 합의하였다. 미국 법무부는 위 사건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느슨한 내부 통제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컴플라이언스 환경이 해외 자회사들의 부패 행위를 얼마나 조장할 수 있는지 증명하는 사안이라고 논평하였다.

DPA[앞에서 지은이는 '기소 유예 합의'라고 적지 않고 '기소 연기 합의'로 표현]는 검찰이 법원에 일종의 공소장을 제출함과 동시에 공판의 진행을 연기하고, 피의자 회사가 DPA 의무 사항을 모두 이행한 경우 공소를 취소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수사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불기소 처분의 하나인 우리나라의 기소유예와는 차이가 있다.

해외부패방지법으로 알려져 있는 미국의 FCPA는 더 이상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은 법이다. 이 법은 크게 외국 공무원에 대한 뇌물 공여 행위를 처벌하는 뇌물 금지 규정(anti-bribery provision)과 내부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통제 장치로서 장부 기입 및 회계를 규제하는 회계 규정(accounting provision)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양 규정의 위반 시 막대한 금액의 벌금과 몰수, 징역 등 민형사적 책임이 뒤따른다.

( ... ... )

FCPA 규제와 관련하여 주목할 특징 중의 하나는 대부분의 사건들이 DPA 또는 유사한 NPA(Non-Prosecution Agreement) 등 법무부의 조건부 기소 처분 또는 기소 유예 약정으로 종결된다는 점이다. 이 처분들은 앞서 본 웨더포드의 사례와 같이 거액의 벌금 부과 외에 향후 FCPA 위반 행위를 방지, 적발할 수 있도록 외부 모니터링을 받거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미국의 연방 검찰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으면 기소에 이르지만 사안에 따라 위법성의 정도와 죄질, 피의자의 전력과 비난 가능성, 범행 후 피의자의 태도, 피해자의 범위와 피해 정도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불기소 처분을 하기도 한다. 특히 피의자가 기업인 경우, 위와 같은 고려 사항 외에도 해당 기업이 위법 사항을 인지한 후 신속히 자발적으로 인정하고 수사에 협력하였는지,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였는지 여부가 검찰이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이러한 일반원칙은 FCPA위반 사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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