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우리나라의 통화정책(한국은행)
4장. 통화정책 효과의 파급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길고 다양한 경로를 거쳐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통화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파급경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 그러나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되는 경로는 블랙박스(black box)1)로 불릴 만큼 복잡하며 이것조차 개별 국가들의 금융구조나 거시경제환경, 그리고 경제발전 단계 등에 따라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그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여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 용이하지는 않다. 이러한 통화정책 파급경로상의 불확실성을 반영하여 통화주의(monetarism)를 대표하는 밀튼 프리드만(M. Friedman)은 통화당국이 단기적 시계에서 정책을 재량적으로 운용하면 오히려 경기변동폭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주1] 통화량목표제(monetary targeting)하에서는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취급된다. 이 체계를 단순화하면 P=αM으로 표시할 수 있다. 즉 인플레이션(P)은 통화(M)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두 변수는 α로 연결된다. 따라서 α의 절대수준이 중요하며 α의 내용(다시 말해 통화 M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인플레이션 P에 영향을 미치는지 하는 파급경로 문제)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쉬킨(F. Mishkin)은 이를 ‘축약방정식 형태의 접근 방식(reduced form approach)’이라 지칭하였다.
통화정책의 파급경로
통화정책이 생산 및 물가 등 실물경제에 파급되는 경로에는[:]
- 금리경로(interest rate channel),
- 자산가격경로(asset price channel),
- 환율경로(exchange rate channel),
- 신용경로(credit channel),
- 기대경로(expectation channel) 등이 있다(Mishkin, 1996).
1. 금리경로
중앙은행이 정책금리(ip)3)를 하향 조정하면 단기시장금리(is↓)와 함께 장기시장금리(il↓), 은행 여수신금리(ib↓)도 하락하여 기업투자(I↑)와 가계소비(C↑)가 늘어나고 이는 총생산의 증대(Y↑) 및 물가 상승(P↑)으로 이어진다.
(...)
금리경로는 두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 첫째는 통화정책이 금융시장내에서 단기시장금리, 장기시장금리 및 은행 여수신금리로 순차적으로 파급되는 과정이다.4)
(2) 둘째는 전반적인 금리 변화가 소비, 투자 등 실물부문으로 파급되는 과정이다.
금리경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론적으로 이 두 단계가 모두 원활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먼저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조정하면 단기시장금리는 중앙은행의 의도에 따라 즉시 반응한다. 이러한 금리의 예로는 금융기관끼리 자금 과부족을 조정하는 만기 1일의 콜시장 금리를 들 수 있다.5) 통상 콜금리는 중앙은행이 거의 완벽히 통제할 수 있으며, 양도성예금증서(CDs: Certificate of Deposits) 금리, 기업어음(CPs: Commercial Papers) 금리와 같이 대체로 90일 이내의 만기인 단기시장금리도 콜금리와 거의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움직인다. (...)
[주5] 금융기관들은 하루 중 영업결과 자금이 남기도 하고 부족하기도 하는데 남는 기관은 부족한 기관에게 자금을 빌려주게 되며 만기는 1일이 보통이다. 중앙은행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추가로 자금을 공급할 수도 있고 환수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조치는 금융기관 자금과부족에 즉시 영향을 미쳐 콜금리를 움직인다. 미국의 경우 이러한 시장을 페더럴펀드시장이라고 하며 페더럴펀드금리는 미 연준 통화정책의 운용목표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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