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3일 토요일

[크루그먼의 경제학] 저자 서문

출처: 크루그먼의 경제학,
Paul Krugman과 Robin Wells 지음, 김재영/박대근.전병헌 옮김, 시그마프레스 2008년.

※ 발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의미가 단어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고,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조지 오웰, "Politics and the English Language," 1946.

(...) 우리는 오웰의 신조를 이 책을 저술하는 데 적용하고 싶었다. (...) 나는 독자들이 처음에 내가 저술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다는 가정하에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즉 독자들에게 왜 그러한 것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지 그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를 보이는 것을 나의 의무로 생각하였다. 따라서 이 책의 각 장 서두를 다음과 같은 격언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였다. "만약 당신이 세 번째 문장부터 독자를 사로잡지 못하면 당신은 그들을 놓치게 된다. 또한 일반 독자들이 덧셈과 뺄셈의 기본 계산 능력을 갖추었다고 가정해서도 안 된다. 개념을 충분히 설명해야 하며 독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들을 예상하여 미리 방지해야 한다. (...) 즉 독자들을 압도해서는 안 된다.

(...) 각 장을 경제학의 한 측면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는 다른 교과서와는 달리 우리는 고유한  접근법을 취하였다. 즉 각 장의 내용을 포괄하면서 흥미를 유발하는 이야기로 그 장을 시작하였다.

'탐구자를 위하여' 상자. 학생들이 실생활의 예를 통하여 직관을 기룰 수 있게 하기 위해 거의 모든 장에 '탐구자를 위하여' 란을 두었다. (...)

'함정' 상자. 학생들이 처음 경제학을 공부할 때 특정한 개념을 잘못 이해하기 쉽다. 우리는 학생들이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함정' 상자를 이용하였다. (...)

(제3부 개인과 시장에서) 7장 '선택의 모형'은 매우 독특한 장이다. 미시경제학은 기본적으로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에 대한 과학이다. 따라서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강조하고 한계적 결정인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하기 위해서 한 절 전체를 '양자 택일' 결정 대 '수량 선택' 결정에 대한 논의에 할당했다. 이 두 결정 간의 구분은 추후의 장에서 기업의 산출량 결정과 진입/퇴출 결정을 비교할 때 특히 유용할 것이다. 이에 더하여 7장에서는 기회비용의 개념을 되풀이해서 논의하고, 한계분석을 심도 있게 다루는 한편 매몰비용의 개념을 설명한다. (...) 이 장은 미시적 경제 모형의 공통적 기초 개념에 대해 더 깊은 직관을 학생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 또는 소비자. (...) 생산자에 대한 장들을 소비자에 대한 장들 앞에 배치했다. 그 이유는 7장 '선택의 모형' 다음에 바로 소비자를 다루는 것보다는 생산자들 다루는 것이 자연스러운 개념 전개가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기회비용, 경제학적 이윤과 회계상의 이윤, 한계편익과 한계비용, 매몰비용 드에 대해 이제 막 알게 된 만큼 다음 단계로 기업의 비용곡선, 산출량의 결정, 진입/퇴출 결정 등을 배우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더 용이할 것이다.

(...) 학생들이 자신을 기업의 소유자보다는 소비자와 연관시키는 것이 더 쉽기 때문에 생산자보다 소비자를 먼저 다루어야 한다고 말하는 강의자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학생들에게 원하는 것은 단순히 자신을 소비자와 연관시키는 것이 아니라 ^희소한 자원의 제약하에서 효용을 극대화시키는극대화하는 합리적 소비자처럼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와 같은 견해가 바뀌기를 희망한다. 뿐만 아니라 효용은 본질상 파악하기 어려운 개념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윤 극대화를 이해하고 난 후에 효용 극대화를 이해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고 믿는다. (...) 우리는 강의자들이 7장을 강의한 후에 바로 10장 '합리적 소비자'와 선택 장인 11장 '소비자 선호와 소비자 선택'을 강의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도록 저술했다.

10장 '합리적 소비자'는 무차별곡선을 취급하지 않는 강의자를 위해 소비자 행동을 완전하게 취급한다. (...) 11장 '소비자 선호와 소비자 선택'은 무차별곡선을 다루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더욱 상세한 해설을 제공한다. (...)

(...) 12장 '생산요소시장과 소득분배' 및 13장 '효율성과 공평성'을 건너뛰고 싶다면 다음 주제는 완전경쟁 이외의 시장구조인 독점과 과점, 독점적 경쟁이 될 것이다. 미시경제학을 보다 깊이 잇게 다루려 하거나 노동시장, 후생, 공공정책 등을 강조하고 싶은 강의자에게는 12장과 13장이 유용할 것이다.

  • 전통적인 순서를 선호하는 강의자들은 제5부(소비자)로부터 제4부(생산자)로 간 후에 제6부(시장과 효율성)을 아예 지나치거나 나중에 취급하고 제7부(시장구조: 완전경쟁을 넘어서)로 바로 가면 된다. 완전경쟁기업과 독점기업의 산출량 결정을 대비하고 싶은 강의자에게는 이런 순서가 적절해 보인다.
  • 하지만 '생산자', '소비자', '시장구조: 완전경쟁을 넘어서'로 이어지는 이 책의 순서를 그대로 따르는 강의자들은 소비자 행동, 독점 가격 결정, 가격차별, 제품 차별화, 독점적 경쟁을 좀 더 밀접하게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거시경제 교육: 단기와 장기 중 어느 것을 먼저?

거시경제이론의 역사는 단기와 장기의 이슈들이 서로 우선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해 온 역사라 할 수 있다.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의 장기 초점은 케인스학파 경제학자들의 단기 초점에 자리를 내주었다. 그 후 시계추는 장기로 되돌아갔다가 최근에는 다시 단기로 돌아오는 듯하다. 우선순위의 문제는 강의자가 각 주제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정해야 할 때마다 제기된다. 특히 까다로운 것은 두 가지 문제다.
  • 첫째, 장기 경제성장이 일찌감치 취급되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경기순환에 대해 논한 후에 취급되어야 할 것인가?
  • 둘째, 물가에 대한 고전학파의 완전경쟁 분석이 경기순환 분석 앞에 와야 하는가{, 아니면} 뒤에 와야 하는가?
우리는 장기 성장(12부 25장과 26장)을 먼저 취급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실질 국내총생산의 장기 성장에 대해 일찌감치 설명하는 것이 경기순환이 상향 추세 주변에서의 변동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학생들을 이해시키기 용이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니는 강의자들이 순서를 뒤바꿔서 장기 성장(25장)에 대한 장을 강좌 말미로 미룰 수 있게끔 단기 분석(제13부, 27~31장) 부문을 구성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더 확고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는 거시경제학을 현실 경제와 접목시킨다는 이 교과서의 근본적인 접근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 충격의 단기 효과에 대한 분석이 고전학파 모형에 대한 설명 이전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 어쨌거나 우리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적극적으로 시행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학생들은 신문지상에서 연방준비제도의 경제 안정 시도에 대한 설명이나 조세 감축이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을 보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이 통화정책이 총생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형으로 거시경제학 학습이 시작한다면 자신이 강의실에서 배우는 것이 현실 세계와는 동떨어진 것이라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수요충격이 장기에 총생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일찌감치 설명을 하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단기에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전까지는 장기적인 화폐 중립성에 대해 강조하지 않는다.

우리는 또한 이 책이 인플레이션을 설명하기에 최적인 모형에 대한 소개로부터 시작한다면 학생들이 거시경제학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할 것을 우려했다. (...)

우리는 일부 교과서가 단기에 대해서 논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가 부분적으로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던 영역을 취급하는 것을 꺼리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 대중적 논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거시경제 이슈를 강조하는 교과서가 이 논쟁이 되는 영역을 침범할까봐 두려워 이 이슈들을 가볍게 취급하는 교과서보다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수요 및 공급 충격의 단기 효과와 이들 충격에 대응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역할에 대한 오랜 논쟁의 연장전을 제시하기로 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남은 이슈는 단기를 가르치는 순서다. 어떤 강의자들은 총지출에 대한 전통적인 케인스학파의 논의부터 시작하는 것을 선호한다. 다른 강의자들은 총공급과 총수요에 대해 기본적으로 소개한 후에 이와 같은 논의를 하기를 선호한다. 또 다른 강의자들은 총지출에 대한 케인스학파 분석을 아예 빠뜨리기를 선호한다. 우리는 이 세 가지 접근이 모두 가능하도록 구성에 있어서 혁신을 꾀했다.
  • 즉 27장 '총공급과 총수요'에서 승수에 대한 직관적 논의를 한 후 28장 '소득과 지출'에서 이를 더 상세하게 수식을 이용하여 설명했다. 목차를 따라서 27장 다음에 28장을 가르치는 강의자들은 유명한 45도선 그림과 이와 관련된 수식을 학생들이 27장에서 이미 배운 승수 원리에 대한 심층 학습으로 취급할 수 있을 것이다.
  • 28장을 먼저 가르치는 강의자들은 27장의 논의를 그래프와 수식에 의한 분석에 대한 보충으로 취급할 수 있다.
  • 그리고 28장을 건너뛰는 강의자들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분석하는 데] 27장의 승수에 대한 직관적 설명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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