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9일 토요일

Dic: 난장, 난장판, 난전, 난전 몰리듯하다

_출처: 박일환의 『우리말 유래 사전』
난장(亂場)판 : 
여러 사람이 떠들거나 뒤엉켜 뒤죽박죽이 된 곳. 
옛날에는 관리로 등용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를 거쳐야 했다. 그래서 과거를 볼 때가 되면 오로지 급제를 위해 수 년 동안 공부를 한 양반집 자제들이 전국 각지에서 시험장으로 몰려들었다. 이렇듯 수많은 선비들이 모여들어 질서없이 들끓고 떠들어대던 과거마당을 '난장이라고 했다. 과거 시험장의 난장에 빗대어 뒤죽박죽 얽혀서 정신 없이 된 상태를 일컬어 난장판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난전(亂廛) 몰리듯 하다 : 
썩 급히 서둘러서 사람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하다. 
난전이란 옛날 육주비전(六注比廛)에서 물건을 뒤로 빼내거나 하여 파는 가게를 말한다.그러다 보니 자연히 관(官)의 허락을 받아서 특권을 누리는 육주비전에서 그것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게 되고, 때때로 관원을 동원하여 난전을 단속하는 일이 잦았다. 이에 따라 단속관원들에 의해 쫓기는 난전 상인들의 급한 사정에 빗대어 쓰이기 시작한 말이다. 비슷한 뜻으로 ‘난전 치듯 한다’ 는 말도 있다. 
육주비전(六注比廛) :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난 뒤부터 서울 백각전(百各廛) 중의 으뜸이 되는 여섯 전을 말한다. 선전(??廛), 면포전(綿布廛), 면주전(綿紬廛), 저포전(苧布廛), 지전(紙廛), 내외어물전(內外魚物廛)으로 이루어져 있다. 흔히 육의전(六矣廛)이라고 쓰고, '육주비전'이라고 읽는 것은 '주비'라는 토박이말을 矣를 빌어서 이두로 썼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 자료 2: 난장판
[난장판이라고 하면] 조선시대 불법시장인 난전(亂廛)을 떠올리기 쉽지만 선비들이 과거를 보던 마당인 난장(亂場)에서 유래한 말이다. 고고한 선비들이 신성한 국가고시를 치르는 장소가 난장이라니.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의 '북학의'에 따르면 그게 말이 되는 모양이다. “예전의 백 배가 넘는 유생에, 힘센 무인, 술 파는 장사치까지 들어오니 과거 보는 뜰이 뒤죽박죽되지 않을 리 있겠는가. 심지어 남을 살상하거나 압사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정조 24년에 과거 응시자가 10만 명에 달하고 3만 명이 답안지를 냈다 하니 그야말로 난장판이 될 법도 하다. 나머지 7만 명 중 상당수는 시험에는 관심도 없던 치들이었다. 
영조 때 화가 장한종의 '어수신화'라는 책에 그들 얘기가 있다. 과거길 걱정을 하는 시골 선비한테 종이 말했다. 
"과거 때마다 서방님 행차로 살림이 거덜난 게 사실이오. 올 과거는 쇤네 혼자 다녀옵지요."
"예끼 이놈. 네가 어찌 양반이 하는 일을 한단 말이냐."
"시험지를 다리 밑으로 던지는 일쯤이야 쇤네라고 못할깝쇼."
이쯤 되면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난장판의 주체에 상당히 접근했다. 비슷한 뜻의 '아사리판'을 살펴보면 훨씬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아사리판의 어원은 두 가지 설이 있다. 먼저 '아사리'는 제자를 가르치고 지도하는 고승을 일컫는 범어 '아카랴(acarya)에서 유래한 말이다. 따라서 아사리판은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고승들이 중대사를 논의하는 장이란 뜻이다. 덕망있는 스님들도 격론을 펼칠 수야 있겠지만 그래도 난장까지 갔을까 의심스럽다. 동사 '앗(奪)'에 어미 '을'과 접미사 '이'가 결합된 '앗을이'가 '아사리'로 변했다는 주장이 더 솔깃하게 들린다. 아사리는 즉 '빼앗을 사람'이다. 빼앗을 사람들이 준동해 무법천지가 된 상태가 바로 아사리판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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