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6일 화요일

1장. 달러 위기에 대한 상반된 견해


J. 브래드포드 들롱

미국 경제학계에서 국제금융학자들과 주로 일국 관점의 거시경제학자들이 미국의 거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보는 시각은 매우 다르고, 사실 이들은 서로 상반된 견해를 취하고 있다. 국제금융학자들은 금융위기가 도래할 공산이 크며, 위기가 오면 혹독한 경기후퇴가 모름지기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주로 일국 관점의 거시경제학자들은 임박한 달러 가치 하락을 위기가 아니라, 경제성장률 상승의 기회로 본다. 왜 이렇게 시각이 다른 것일까?


일국 관점의 거시경제적 시각

일국 관점의 거시경제학자들의 시각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해외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금액의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을 매입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래 어느 시점이 되면 이러한 추세가 약화될 것이다. 2005년만 해도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중앙은행들의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 매입 규모는 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금융자산 매입은 미국을 향한 자국의 수출이 계속 늘어나도록 달러화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이와 같이 미국 외부로부터 막대한 자금 유입이 계속 이어질 수는 없다(퀴긴Quiggin의 2004년 자료). 해외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자산의 대규모 매입을 중단하게 되면, 달러화 가치는 떨어질 것이고, 아마도 급격히 추락할 것이다.

하지만 일국 관점의 거시경제학자들은 이런 달러 가치 하락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반대로 미국에 수출하는 나라들에게 아주 큰 문제가 된다고 파악되고 있다.) 즉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해외 시장에서 미국산 수출품의 매력이 높아져 미국 내 고용이 늘어나고, 새로 활기를 얻는 수출 부문으로 일자리가 옮겨가는 고용 조정이 일어날 거라는 시각이다. 이렇게 작동하는 거시경제 조정은 예전에 이미 나타났던 현상이다. 환율 페그제를 포기하고 독일 마르크화에 대한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을 허용한 뒤에 영국이 그러했고, 1980년대 말 영국 파운드화 및 독일 마르크화 또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 통화인) 일본 엔화에 대한 달러화 통화가치가 하락했을 때도 미국에 나타났던 현상이다. 즉 이와 같은 현상이 다시 나타날 거라는 견해다.


국제금융적 시각

국제금융학자들은 미래를 이보다 훨씬 어둡게 본다. 즉 달러화 금융자산을 사들였던 해외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매입을 중단하면, 달러화 가치가 추락할 뿐 아니라, 미국의 장기 금리가 (명목 금리 및 실질 금리 모두) 급등할 거라는 시각이다. 장기 금리가 급등하면 소비 지출이 억제되고, 뒤따라서 투자 지출의 숨통도 조여들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국제금융학자들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해외 시장의 수요 확대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단 국내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고 한 1~2년 뒤부터 미국의 수출이 확대될 거라는 점이다. 800만~1,000만에 달하는 미국 근로자들이 서비스 산업과 건설 산업으로부터 수출 산업과 수입 대체 산업으로 일자리를 옮겨가야 한다. 이러한 노동시장 조정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노동시장이 적응하는 기간에 구조적 실업이 늘어날 것이다.

더욱이 금융 공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단기 부채와 장기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금융기관들은 달러화 표시 자산의 대폭적인 장기 금리 상승을 견디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쉽게 금융 불안과 파산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위험성은 자국 통화로 표시된 장기 자산과 달러화 표시 단기 부채를 보유하고 있던 멕시코 및 동아시아 은행들(1990년대)과 아르헨티나 은행들(2000년대)이 순식간에 금융 불안과 파산에 휩싸이게 됐던 것과 마찬가지다.


연방준비제도가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인가? (중략... ...)


출처: 다음 자료에서 일부를 발췌. J. Bradford DeLong, "Divergent Views on the Coming Dollar Crisis," in Joseph E. Stiglitz, Aaron S. Edlin, J. Bradford DeLong eds., 《경제학자들의 목소리The Economists' Voice》. 한국어판 1장 (원서 5장).

J. 브래드포드 들롱J. Bradford DeLong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교정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경제학과 교수이며, 미국 국립경제조사국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NBER) 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재무부에서 경제정책 담당 부차관보로 일하기도 했다. 경제사와 거시경제학을 비롯해 여러 분야를 다루고 있으며, 폭넓은 관심 분야들을 균형 있게 유지해가는 쉽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82년 하버드 대학교 학부를 졸업한 뒤 1987년 같은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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