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4일 수요일

[발췌: 성선제 교수] 국가의 실패와 포용적 제도


출처: 대전일보, 2017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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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 걸쳐 있는 노갈레스라는 도시는 담장 하나로 미국과 멕시코 두 나라로 나뉘어져 있다. 미국 주민은 평균 소득이 4만 달러도 넘지만 멕시코 주민은 소득수준이 그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종과 역사와 문화가 같음에도 불구하고 두 지역의 극명한 대조는 오로지 제도의 차이가 지금의 격차를 유발하였음을 똑똑히 보여준다. 한밤중에 내려다본 한반도의 북쪽은 암흑천지이지만 남쪽은 눈부시게 빛난다. 이 엄청난 격차 역시 지리나 문화가 아니라 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적인 정치·경제 제도는 발전과 번영을 불러오고 소수의 엘리트만을 위한 수탈적이고 착취적인 제도는 정체와 빈곤을 낳는다. 포용적인 제도는 소수의 엘리트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유인을 제공한다. 국가가 실패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런 유인을 말살하는 수탈적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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