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일 수요일

[발췌: 아마티아 센, 자유로서의 발전] 1장, 자유의 관점


출처: 《자유로서의 발전》 아마티아 센(지음)/김원기(옮김)/유종일(감수·해제). 갈라파고스(2013)


※ 발췌식 메모: pp. 54 ~ ..

1장, 자유의 관점

CHAPTER 1, THE PERSPECTIVE OF FREEDOM


산스크리트 문헌 『브리하다라냐카 우파니샤드Brihadaranyaka Upanishad』에 나오는 기원전 8세기 마이트레이와 그녀의 남편 야즈나발캬의 대화: 
  • 마이트레이: 부로 가득 찬 이 땅 전체가 주어지면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
  • 야즈나발캬: 아니오. 당신의 삶은 부자들의 삶처럼 되겠지. 하지만 부를 통해서 영생을 얻을 수는 없고.
  • 마이트레이: 영생을 가져다주지도 못하는 그것으로 뭘 해야 하나요?

마이트레이의 반문은 인도의 종교철학에서 지속적으로 인용되면서 인간이 겪는 곤경의 본질과 물질세계의 한계를 조명해 왔다. 나는 ( ... ) 이 대화의 또 다른 측면이 경제학이나 발전의 본질을 이해하는 직접적인 관심거리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소득과 성취, 재화와 역량 사이의 관계, 그러니까 우리의 경제적 부와 우리가 원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 사이의 관계에 관련 있다. ( ... ) 
  • 여기에서 문제는 마이트레이가 ( ...) (한창 때에 꺾이지 않고) 정말로 장수하며 살아 있는 동안 (불행하고 부자유한 삶이 아니라) 유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역량이다. ( ... ) 
  • 이 두 관점 사이의 간극 (즉 경제적 풍요에 대한 배타적 관짐과 우리가 영위하는 삶에 대한 광범위한 초점이라는 두 관점 사이의 간극)은 발전을 개념화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논점이다. 
  •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첫머리에서 말했듯이 ( ... ) "부란 명백히 우리가 추구하는 선善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지 유용한 것일 뿐이며, 다른 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주]2
( ... ) there is another aspect of this exchange that is of rather immediate interest to economics and to understanding the nature of development. This concerns the relations (1) between incomes and achievements, (2) between commodities and capabilities, (3) between our economic wealth and our ability to live as we would like. While there is a connection between opulence and achievements, the linkage may or may not be very strong and may well be extremely contingent on other circumstances.
  • The issue is not ( ... ), but the capability to live really long (without being cut off in one's prime) and to have a good life while alive (rather than a life of misery and unfreedom) ( ... ). 
  • The gap between the two perspective (that is, between an exclusive concentration on economic wealth and a broader focus on the lives we can lead) is a major issue in conceptualizing development.
  • As Aristotle noted at the very beginning of the ^Nichomachean Ethics^ ( ... ), "wealth is evidently not the good we are seeking; for it is merely useful and for the sake of something else." [n.2]

( ... ... )
( ... ... ) 발전을 적절히 개념화하기 위해서는 부의 축적이나 GNP의 증가 또는 기타 소득 기반의 변수 그 이상을 고려해야만 한다. 경제성장의 중요성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그 너머를 볼 수 있어야 한다. 
( ... ... ) An adequate conception of development must go much beyond the accumulation of wealth and the growth of gross national product and other income-related variables. Without ignoring the importance of economic growth, we must look well beyond it.

발전 과정을 더 완전하게 이해하려면 발전의 목적과 수단을 검토하고 조사할 필요가 있다. 소득이나 부의 극대화를 우리의 기본적인 목표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지적했듯이 이것은 "단지 유용한 것일 뿐이며 다른 것을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경제성장 자체를 목적으로 다룰 수 없다. 발전이란 우리가 영위하는 삶과 우리가 향유하는 자유를 증진시키는 것과 관련되어야만 한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자유의 확장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며 장애를 줄일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는 한편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끼침으로써 우리가 더 완전한 사회적 인간이 되도록 한다. ( ... ... )
The ends and means of development require examination and scrutiny for a fuller understanding of the development process; it is simply not adequate to take as our basic objective just the maximization of income or wealth, which is, as Aristotle noted, "merely useful and for the sake of something else." For the same reason, economic growth cannot sensibly be treated as an end in itself. Development has to be more concerned with enhancing the lives we lead and the freedoms we enjoy. Expanding the freedoms that we have reason to value not only makes our lives richer and more unfettered, but also allows us to be fuller social persons, exercising our own volitions and interacting with─and infuencing─the world in which we live. ( ... )


1.1 부자유의 형태들  (p. 57)

여러 형태의 부자유들.

[1] 기근을 비롯해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 자유의 박탈: ( ... ... )

[2] 다른 종류의 박탈로 넘어가면, 세계의 여러 나라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자유기본적인 시민의 권리를 체계적으로 박탈당하고 있다. 이러한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며, 경제를 빨리 발전시키는 데 '좋다good'는 주장이 이따금 제기된다. 하지만 이러한 명제(싱가포르의 전 수상 리콴유李光耀의 이름을 따서 '리 명제'라고 불린다)를 뒷받침하는 실증적 증거는 종종 꽤 초보적인 것들이다.
  • 사실 이 명제는 국가 간의 종합적인 비교를 통해 입증된 적이 없다.
  • 또한 실제로 권위적 정치가 경제성장에 기여했다는 증거도 별로 없다.
  • 오히려 실증적 증거가 매우 강력하게 암시하는 것은 경제성장이 혹독한 정치체제보다 우호적인 경제환경을 조성하는 것과 관련된 문제라는 점이다. 이 문제는 제6장에서 검토할 것이다.
Moving to other deprivations of freedom, a great many people in different countries of the world are systematically denied political liberty and basic civil rights. It is sometimes claimed that the denial of these rights helps to stimulate economic growth and is "good" for rapid economic development. Some have even championed harsher political systems─with denial of basic civil and political rights─for their alleged advantage in promoting economic development. This thesis (often called "the Lee thesis," attributed in some form to the former prime minister of Singapore, Lee Kuan Yew) is sometimes backed by some fairly rudimentary empirical evidence.
  • In fact, more comprehensive intercountry comparisons have not provided any confirmation of this thesis, 
  • and there is little evidence that authoritarian politics actually helps economic growth. 
  • Indeed, the empirical evidence very strongly suggests that economic growth is more a matter of a friendlier economic climate than of a harsher political system. This issue will receive examination in chapter 6.

[3] 게다가 경제발전에는 경제적 안정이라는 다른 차원도 있다. 경제적 불안은 민주적 권리와 자유의 권리로 이어질 수 있다. 사실 민주주의와 정치적 권리의 작동은 기근이나 다른 경제적 재난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 ... ... ) 세계사를 살펴봤을 때, [:]
  • (현재의 서유럽이나 북미에서처럼) 경제적으로 부유하던 (독립 이후의 인도나 보츠와나, 짐바브웨에서처럼) 상대적으로 가난하건 제대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나라에서는 기근이 발생한 적이 없다.
  • 기근은 (영국령 인도나 영국인 지배배가 통치하던 아일랜드처럼) 외부에서 온 지배자가 통치하는 식민지나 (1930년대의 우크라이나, 1958~1961년의 중국, 혹은 1970년대의 캄보디아에서처럼) 일당 독재국가, 그리고 (에티오피아나 소말리라, 혹은 과거의 사하라 사막 남부의 사헬 지대의 나라에서처럼) 군사독재 국가에서 일어나곤 했다.
  • 사실 이 책의 출간을 준비할 무렵 심각한 기근에 시달리는 대표적인 두 나라가 북한과 수단인데, 이 두 나라는 독재의 대표적 사례다.
기근 방지라는 문제는 인센티브가 갖는 이점을 매우 명료하고 강력하게 보여주는데, 사실 민주적 다원주의가 갖는 이점은 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으로 정치적 자유와 시민의 자유는 그 자체가 직접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들의 효과를 들어 간접적으로 정당화할 필요가 없다. 정치적 자유나 시민적 권리가 없는 사람들은 적절한 경제적 안전을 보장받더라도 (그리고 만족스러운 경제적 환경을 향유할지라도)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중요한 자유를 박탈당한 것이며 중요한 공적 사안을 결정하는 데 참여할 기회를 빼앗긴 것이다. 이러한 박탈은 사회적·정치적 삶을 제약한다. 이것이 경제적 재난과 같은 다른 곤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를 억압으로 간주해야 한다. 정치적이고 시민적인 자유가[는] 인간 자유의 구성적 요건이기 때문에, 이것을 인정받지 못하면 그 자체가 심각한 장애다. 발전에서 인권의 역할을 검토할 때 우리는 시민의 권리와 정치적 자유의 도구적 중요성과 함께 구성적 중요성도 고려해야만 한다. 이 문제는 제6장에서 검토할 것이다.


1.2 과정과 기회  (p. 60)

앞선 논의를 통해 이 책에서 취하는 자유의 관점에[는] 행위와 결정의 자유를 가능케 하는 과정과 함께, 주어진 개인적·사회적 환경에 따라 사람들이 부여받는 기회 모두가 포함된다는 것이 분명해졌을 것이다. [부자유는 투표권을 비롯한 정치적·시민적 권리의 침해(부적절한 과정)로 인해 생길 수도 있고, 조기 사망과 예방 가능한 질명 등 기본적 기회의 박탈, 사람들이 얻고자 하는 최소한의 것들이 주어지지 않는 기회 부재의 상황(부적절한 기회)으로 인해 생길 수도 있다.]
It should be clear from the preceding discussion that the view of freedom that is taken here involves both the process that allow freedom of actions and decisions, and the actual opportunities that people have, given their personal and social circumstances. Unfreedom can arise either through inadequate process ( ... ) or through inadequate opportunities ( ... ... )

과정의 측면과 기회의 측면을 구별하는 것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 ... ... ) 오직 적절한 절차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나(이른바 자유지상주의자들이 종종 그러는데, 이들은 사회적 약자들이 실질적인 기회를 체계적으로 박탈당함으로써 겪는 고통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혹은 적절한 기회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른바 결과주의자들이 그러한데, 그들은 사람들이 누리는 선택의 자유나 기회를 가져오는 과정의 본질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을 피해야만 한다. 과정과 기회 양자는 각각 그 자체로 중요하며, 각 측면은 발전을 자유로 보는 관점과 관련되어 있다.
The distinction between the ^process aspect^ and the ^opportunity aspect^ of freedom involves quite a substantial contrast. It can be pursued at different levels. I have discussed elsewhere the respective roles and requirements of (as well as mutual connections between) the process aspect and the opportunity aspect of freedom.[n.4] ( ... ) It is necessary to avoid confining attention only to appropriate procedures (as so-called libertarians sometimes do, without worrying at all about whether some disadvantaged people suffer from systematic deprivation of substantive opportunities), or, alternatively,  only to adequate opportunities (as so-called consequentialists sometimes do, without worrying about the nature of the processes that bring the opportunities about or the freedom of choice that people have). Both processes and opportunities have importance of their own, and each aspect relates to seeing development as freedom.

( ... ...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