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돌아가신 아버님을 꿈에서 또 만났다. 꿈의 도입부가 늘 그렇듯이 현실(이승)에서 접한 어떤 장소, 내 뜻을 찾아 멀리 유학을 떠난 이국 땅이다.
거처할 방을 구해야 하는 나는 그곳의 여러 거리를 헤매다가 ‘저기 대문이 큰 저 집에 가서 세 놓는 방이 있는지 물어볼까’ 망설였다. 아주 대문이 큰 그 집을 멀리서 지켜보니 일군의 사람들이 드나든다. 그리로 걸었다.
서너 사람들이 그 대문에서 나오더니 내 쪽으로 걸어온다. 차츰 그들과 가까워지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중 한 분이 아버님이셨다.
“아버님, 여긴 어떻게 오신 거에요?” 내가 여쭈어 보았다. 무언가 스치는 답변을 하셨는데, 너무 빠르게 지나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고 다음 말씀을 하셨다.
“여기 나와서 고향에서 알던 사람들 전부 다 만났다.”
“참, 잘된 일이네요.”나는 이렇게 답하면서 박수를 치고 기뻐하다가, 갑자기 아버님을 부둥켜 안고 엉엉 울었다. 아버님도 우시는 듯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듯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버님과 동행하던 연로하신 두세 분이 부둥켜 안은 아버님과 나를 곁에서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다.
부둥켜 안고 울다가 바로 꿈에서 깨버렸다. 속상할 정도로 빨리 지나가버린 아쉬운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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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년 겨울에 아버님을 여의고 두 번째로 뵌 꿈이다. 그간에 한 번 뵌 적이 있는데, 꿈속의 내 의식이 직접 대면한 게 아니라 꿈속에서도 멀리 계신 모습을 아주 찰나에 뵌 것이라서 ‘공식적인 꿈’으로 치지는 않는다. “여기 나와서 고향에서 알던 사람들 전부 다 만났다”는 말씀이 지금 이 글을 쓸 때까지도 선명하게 귀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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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껴주는 사람은 내가 꿈속에서 엉엉 우는 바로 그 순간에 ‘아버님이 돌아가셨음을 자각하는 현실(나는 이승으로 해석)의 내 의식’이 꿈의 상황에 강력히 개입했기 때문에 두 세계가 충돌하면서 꿈에서 깨어났을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 그 두 세계는 존재의 형식도 의식의 차원도 다를 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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