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8일 월요일

자연과 사람, 그리고 영원

모든 공부는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지금 하는 생각마저도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이 공부의 출발점이다.

반면, 신앙은 지금 존재하는 내가 당연하다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바로 내 앞의 자연이 당연한 것처럼 나도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하다고 보는 눈에서 영원의 빛을 보는 출구가 열릴 것이다.

당연하지 않다고 시작한 공부는 당연하다는 생각에서 그 하나하나가 마무리되겠지만,
당연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신앙은
지금 내 존재가 당연하지 않다는 새로운 단계로 향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아마도 영원의 출구에 들어설 때는 생멸하는 이 존재의 차원이 당연하지 않을 테니까.

반면, 이데올로기는 시작도 당연하고 언제나 당연한 상태로 머문다.
그러나 그 이데올로기에 빠진 인간의 의식 속에서만 그렇다.

스스로 그러하다는 자연, 그렇게 스스로 말미암았다는 자연.
스스로 그러하며, 스스로 말미암았음을 모르는 인간,
스스로 말미암았음을 모르기에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인간.

자연과 사람, 그 사이에 놓인 빈 공간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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