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쳐다본 하늘,
밤 하늘의 달이 좋았다.
희뿌연 달무리를 차고 앉은 달 모습이
내 마음을 조롱하는듯 여러 개로 보이지만,
던져버린 내 안경을 무시해도 좋다는듯
달무리와 달은 서로 어울려 하나였다.
고개를 들어 가만히 그 달을 쳐다본다.
달 하나, 나 하나
달 둘, 나 하나
달 셋, 나 하나
...
내 시각에 투영된 달의 모습은 보기에 따라 여러 윤곽일지언정
달과 마주한 나는, 그 달과 시선을 마주하는 나는,
바로 이 한 사람, 나다.
드넓은 대지의 작은 이 한 곳에 자리했지만,
그렇게 보는 달이
나만 내려다보는 것 같은 이유는
달무리를 아울러 떠 있는 그 달을 보는 이가
"지금" 나밖에 없기 때문일 거야
2008년 6월 17일 화요일
달이 좋았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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