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3일 목요일

[발췌] 법의 지배, 법치 등


자료 1: 장은주, 정의의 문제들


※ 발췌: 

( ... ) 공화주의에는 두 가지 전통이 있다. 하나는 앞에서 보았듯 마이클 샌델이 선호하는 그리스적-아리스토텔레스적 공화주의다. 흔히 '시민적 공화주의'라고도 한다. 이 공화주의에서는 시민들이 정치를 좋은 삶의 핵심 요소 내지 가치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정치적 삶에 참여할 필요, 곧 '시민적 덕(성)(미덕; civic virtue)'을 강조한다. 또 하나는 오늘날 많이 주목받는 것으로 필립 페팃(Phillip Pettit)이 지지하고 있는 공화주의인데, 이 공화주의는 특히 로마 시대 키케로 ( ... ) 같은 사상가가 발전시킨 공화주의 사상에 토대하고 있어 로마적-키케로적 공화주의라 할 수 있다. 이 공화주의는 흔히 '신로마공화주의'나 '신공화주의'로도 불린다. 이 공화주의 전통에 속한 사상가로는 그 밖에 마키아벨리와 앞에서 언급한 루소 등이 있다.


A. 공화주의와 자유

공화주의에서도 자유는 핵심적 가치다. 따라서 여기서도 자유에 대한 지향은 근본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공화주의, 특히 로마적-키케로적 공화주의에서 말하는 자유는 자유주의에서의 자유와 다르다. 자유주의에서 강조하는 자유는 소극적 자유(negative freedm; free from ~), 다시 말해 어떤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자유, 간섭받지 않을 자유다. 자유주의는 타인이나 공동체로부터의 간섭이 없는 상태를 지향한다. 타인과 공동체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자유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는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거나 남성들이 장발을 하고 다닐 수 없었다. 또 체제에 맞지 않는 생각들은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체제 전복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져 검열을 받았고 심지어 구속을 당하기도 했다. 자유주의 입장에서는 바로 이런 것들이 개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간섭하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런 자유주의적 자유와는 달리 공화주의적 자유는 지배가 없는 상태, 곧 '비-지배(non-domination)'를 추구한다. 비-지배로서의 자유란 개념은 진정한 자유는 한 사람이나 여러 사람들의 자의에 종속되지 않는 데에서 성립한다는 공화주의의 기본 신조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인 '자의'라는 단어인데, 공화주의는 어떤 합리적 근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개인을 종속시키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루소는 이런 공화주의적 자유관을 법치의 이념을 통해 보여준다. 앞에서 언급했듯 루소는 법치공화국을 지향하는데, 그에 의하면 진정한 자유란 오직 법에만 복종하며 타인에게 예속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여기서 법에만 복종한다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곧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와 법의 지배(rule of law)를 구분해야 한다.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는 법을 수단으로 하여 시민을 지배하는 것인데, 루소가 말하는 법치는 이런 것이 아니다. 군주제에서도 이런 종류의 법치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화주의자들이 군주제를 거부하는 것은 단순히 왕이 싫어서가 아니라, 왕이라는 하는 한 사람의 자의에 의해 사람들의 삶이 결정되고 그들이 종속되는 상태를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공화주의자들이 말하는 자유는 법의 지배(rule of law), 곧 (군주 같은 사람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그들에 의하면 진정한 자유는 군주의 자의가 아니라 오로지 법만이 지배하는 상태에서 성립한다. ( ... ... ) 이렇듯 법은 자유를 구속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런데도 공화주의자는 왜 법의 지배가 진정한 자유를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할까?

공화주의자에 의하면, 공정한 법에 따라 개인적 선택에 제한을 두는 것은 자유에 대한 제한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적 자유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다.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법이 그냥 법이 아니라 '공정한' 법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모두가 동의하는 공정한 법이라야 개인적 선택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 또 오로지 법만이 지배력을 가져야 하고, 법 위에 군림하는 왕 같은 존재가 없어야 사람들은 자의에 의한 부당한 종속 상태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담아 마키아벨리는 "법 위한을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시민이 한 명이라도 존재하면 그 국가는 더 이상 자유 국가가 아니다"라고 표현했다. ( ... )


자료 2: 최대권, 우리나라 법치주의 및 의회주의의 회고와 전망 (서울대 법학 제49권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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