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이상철∙유철규∙방진욱, 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05.
※ 발췌:
(...) 그렇지만 자국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가의 인위적 개입으로 특징지워지는 산업정책이 20세기 후반에 일부 국가에서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거센크론(A. Gerschenkron)에 의해 맨 처음 제시된 후발산업화론은 19세기 유럽 국가들에서 나타난 광범위한 국가개입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한 이론적․실증적 노력의 산물이다거센크론은 19세기 유럽의 산업화과정을 설명하면서, 유럽대륙의 일부 국가들이 최초의 산업국가였던 영국이 지녔던 산업화에 필수적인 여러 가지 전제조건들 중 일부를 결여한 상태에서 이에 대한 대체물들을 성공적으로 개발함으로써 급속한 산업화에 돌입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였다(Gerschenkron 1962). 이들 유럽대륙의 국가들이 개발한 대체물들은 그들의 후발성의 정도에 따라 대규모 기업, 겸업은행, 그리고 국가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들 대체물들은 형태에 있어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조정메카니즘을 대체하는 위계(hierarchy)구조를 갖는 대규모의 의사결정단위라는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었다(Harley 1991). 거센크론이 지적한 것처럼 시장의 대체물로서 등장한 위계적 자원배분 메커니즘은 후발산업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점차 시장에 그 역할을 다시 넘겨줄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유럽의 후발산업화 초기과정에서는 적극적 기능을 수행하였다. 그러므로 이 이론은 ‘시장이냐 위계냐’ 라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구분을 넘어서, 대안적 조정메커니즘들
이 갖는 상대적 유효성은 특정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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