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일 토요일

[검색] 제3의 길 (2)

1. [특집 대담: 정태인-박노자①] 민주화 20년과 한미FTA (레디앙, 2007년 5월)

  • (...) 그런데 바로 양김이 분열했고, 노태우 정권이 중간에 끼어들었고, 그 다음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이라고 하는, 과거 기준에서의 민주주의자들이 집권했다. 불행한 건 이들이 신자유주의 정치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80년대부터 신자유주의 논리는 들어와 있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정책을 처음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은 자본시장을 개방한 김영삼 정권의 세계화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좀 억울한 것이 있다. 물론 외환위기 수습 과정에서 IMF 플러스로 간 것은 분명 김 대통령 잘못이다. 그리고 이런 신자유주의적 정책 기조를 바로잡을 것으로 기대했던 노무현 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의 완성본이라고 할 수 있는 한미FTA를 추진했다.
  • 이렇게 개괄해보면 최장집 선생이 말한 바, 사회경제체제의 선택이라는 면에서 지난 20년은 실패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이제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세력이 등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단계에 다시 들어섰다.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신자유주의적 개혁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이 굳어지게 되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지난한 우회로를 걸어야 할 것이다.
  • 87년은 '미완의 혁명'으로서의 특징을 지니지 않나 싶다.(박노자 교수는 대담 당시 '만회된 혁명'이라는 표현을 썼다-편집자) (...) 당시 혁명적으로 나갈 수 있었던 계층은 중산계층의 학생운동권, 혹은 그 주위의 지식인과 노동자, 두 부류였다. 이 가운데 중산계층 출신의 인텔리들은 90년대 이후 제도권 정치에 많이 흡입된다. 체제가 그들을 잘 포섭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김대중 같은 사람이다. 당시 반체제운동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결국 신자유주의의 결정적 단계에서 대한민국을 이끌 사람이 된 것이다.
  • 노무현 정권의 여러 실세들과 주역들 가운데서도 87년과 그 직후에 혁명가연한 포즈를 취한 사람이 많은데, 예를 들어 유시민 같은 사람, 체제가 그들을 잘 포섭해서 대민통제의 주역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다른 하나는 노동에 대한 통치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정규직 남성 노동자가 노조를 결성해서 임금을 올릴 수 있는 임단협 코스가 마련됐다. 민주적인 임단혐 코스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 경제적 투쟁의 기회는 주어졌지만 정치적 투쟁의 기회는 보류됐다. 그때부터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와 중소기업 노동자의 사회격차가 훨씬 더 벌어지게 된 것이고 노동계급이 통일된 정치조직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이 계급이 분열의 길로 가게 된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정규직 일부에 대한 포섭이 이뤄졌는데 이 같은 포섭이 훨씬 심해진 것은 노조 관료들에 대해서이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민주노총이라 하더라도 많은 경우 주요 노조 관료들이 경영자들이 던져주는 이권을 나눠먹으면서 노동대중 이해관계를 거의 우회적인 방법으로 배반하는 길을 택하기도 했다. 결국 87년 체제는 한국 지배 세력이 혁명 세력이 될 만한 세력을 교묘하게 분리하고 포섭해 기존 체제를 강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물론 현재의 체제는 80년대 중반과 정반대다. 국가가 재벌 위에 선 것이 아니라 재벌이 국가 위에 서 있다는 점이 다르다. 지배연합은 유지되고 있지만 그 안에서는 서로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내가 보는 87년 체제의 두 가지 특징은, 이처럼 국가와 재벌의 입장이 바뀌었다는 것, 그리고 일부 중산층 출산의 활동가와 일부 노동자(특히 노조간부)에 대한 지배층의 포섭이 잘 이뤄졌다는 것이다.
  • 지배계층 (내부에서의 위상) 변화는 내가 청와대에 있을 때도 뼈저리게 느꼈다. 삼성과 같은 재벌, 재경부, 조중동 연합이 386을 포섭하는 게 눈에 보였다. 과거에는 국가가 지배연합의 위에 있었고, 그에 맞서 조중동이 일부 대립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이제 3자연합으로 공고화 됐다. 그것이 이른바 과거의 민주주의자들에 의해 이뤄지는 것인데, 그 계기는 다 개방이다. 개방과 성장의 환상에 의해 국민을 그쪽으로 끌어들인다. 개방과 성장은 신자유주의를 내부로 끌어들이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삼성과 재경부, 조중동의 연합이 공고화 됐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면에서 그들의 허수아비라 볼 수 있을 정도다.
  • 정통사학에선 가정법을 잘 안 쓴다(웃음). 만의 하나 김대중이나 노무현 계통이 권력을 잡지 않았다면, 김영삼류와 피를 섞은 군사독재의 적자들이 계속 이 나라를 잡았다면, 민중에 대한 양보의 폭이 더 컸을 지도 모른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극단적인 신자유주의로 갈 수 있는 바탕은 중산층 시민활동가와 일부 노동자가 그들을 '우리'의 일부로 보고 있고, 때문에 그들의 정책에 대한 저항성이 약했다.
  • 국민의료보험도 노태우 정권에서 시작됐다. 국방정책도 그렇다. 노태우 정권은 실제 양보의 폭이 컸다. 노동자대투쟁의 결과, 노동자들이 정치적으로 조직되지는 못했지만, (조직화될) 위험성을 감지한 지배층이 상당한 양보를 시작한 것이다. 한국에서 복지국가의 싹이 자라기 시작한 것을 그 때부터라 생각할 수도 있다. 김대중, 노무현 계통의 집권이 극단적이고 양보 폭이 좁은 신자유주의 집권의 길로 이어졌다고 보는 게 논리적이지 않은가.
  • 87년 대투쟁이 없었어도 기존 시스템으로는 통치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경제시스템 자체가 그랬다. 결국 어떤 식으로건 변화를 했을 것이다. 그런 변화의 흐름에서 신자유주의가 필연적인 것은 아니었다. 87년 대투쟁도 그렇고 이후 (현재와 같은) 상황 전개에도 진보의 책임이 있다. 87년에 요구됐던 것은 새로운 사회경제시스템이었다.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지식인들은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 진보 진영이 대중 조직과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그 힘으로 착실하게 커왔다면 신자유주의 흐름을 막아낼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87년 이후 20년 동안, 군부독재의 막내로서 노태우, 이종교배 결과로서 김영삼, 민주파로서의 김대중, 노무현이 차례로 집권을 했다. 앞의 두 대통령 기간과 뒤의 두 대통령 기간의 질적 차이가 있나.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는가.
  • 근본적인 복지국가로의 전환은 노태우도, 김영삼도, 김대중도, 노무현도 모두 고려한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만큼 민중으로부터의 압력을 받지 못한 탓이다. 이들 정권이 사회복지정책을 부분적으로 도입한 것은 민중에 대한 최소한의 양보를 통한 민심수습을 의도한 측면이 강한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보면 노태우 정부와 김대중 정부 간에 큰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노 대통령이 유럽식 사회모델을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그가 대중조직에서 성장하면서 사회경제체제에 대한 상을 가진 것이 아니고 막연하게 '유럽 모델이 이상적이다'라고 생각만 하고 있는 수준이었지, (그런 모델의 실현은) 대중과의 소통 속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자각이 없었기 때문에 유럽형 모델에서 신자유주의적 모델로의 노선 변경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다.
정권에서 경제 분야의 개혁적인 학자들이 다 물러난 것이 2005년 여름이고, 그 다음에 대연정이 제안됐고, 그 해 가을부터 한미FTA가 추진된 셈이다. 인과관계를 떠나 현상적으로 보면 정권 내에서 신자유주의를 막고 있었던 사람들이 물러나면서 대통령이 한 쪽 방향으로 치우치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겠다.
  • 원칙적인 얘기지만 노르웨이나 스웨덴의 경우 복지국가로의 전환은 정통 통치자의 착한 마음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 대중적인 압력과 사민주의 세력의 집권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정통 통치자의 한 사람인데, (그가 유럽식 사회모델을 선호한 적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진심으로 복지국가를 해야 한다는 대중들의 계급적 이해관계를 대표해서 생각한 것이라기보다는, '스웨덴이 잘 살더라' '안정되게 잘 살더라' '생활수준 최고더라' '스웨덴이나 독일처럼 하면 체제가 대단히 안정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막연하게 갖고 있어서가 아니었겠나 싶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가 자본 세력의 압력을 받으면서 자본의 이해관계를 충실히 반영하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온 것 아닌가 싶다.
  • 언어로는 여전히 동반성장이다. 동반성장은 이정우 교수가 만든 말인데, 분배를 통한 성장이다. 분배를 통한 성장, 분배를 하지 않으면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 편에 있었고, 그런 생각 별로 없는 386, 그리고 시장에 맡기는 성장이 분배도 개선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운 조중동-관료 연합이 다른 한 편에 있었다. 그런데 (분배를 통한 성장을 주장했던) 한 편이 떨어져 나가면서 '성장을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게 됐고, 거기에 '역사에 남을 일을 해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한미FTA가 추진된 것 같다. 이른바 '개혁론'에서는 내부에서 개혁 하는 것은 ‘하세월’이고 바깥에서 때려서 한꺼번에 개혁한다, 이런 논리도 있었다. 이것은 이모 의원이 들고 나온 얘긴데, 이 사람이 하는 말은 삼성이 하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런 노무현 정권의 성격을 표현하는 용어가 매우 다양하다. 좌파에서부터 중도우파까지. 우파들의 이데올로기적 공세 성격을 지닌 좌파는 논외로 쳐도, 대통령이나 그의 핵심 측근들은 자신들을 ‘진보’로 부르고 그렇게 불리기를 원하는 것 같다. 이 사이에 중도 우파/자유주의, 자유주의 보수/개혁 세력의 표현도 있다. 정태인 선생은 참여정부에 참여한 인사이기도 한데. 두 분은 노무현 정권을 어떻게 표현하겠나.
  • 저는 진보라는 말을 안 쓰려고 한다. 실체가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진보는 앞으로 나아감인데, 노무현의 경우 개방주의적으로 앞으로 나가는 것이 진보일 것이다. 그래서 계급적 이해관계라는 좀 더 과학적인 잣대로 보면 현 정권은 국가 관료와 삼성 재벌 주요 언론 세력과 그들에게 포섭된 중간계급 정치인의 충실한 대표자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 재벌 관료의 연합과 그들에 의해 영입된 중산 시민운동가들의 균형 문제는 있다. 정권 초기에 시민운동가 출신 영입인사들의 목소리가 다소 클 수 있었던 것은 정권이 민심을 얻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보다 가혹한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위해서는 헤게모니적 기반을 다져야 할 필요도 있었던 것이고.
  • 그래서 동반성장 얘기도 나오고 이정우 선생 같은 사민주의자가 영입돼서 3년이나 함께 갔다. 그런데 이후에는 거의 망국적이라 할 신자유주의 정책이 추진되다보니 시민운동가 출신 인사들의 목소리가 줄어들고 재벌관료집단과 그들에게 완전히 포섭된 유시민 같은 자들이 정권 안에 남아서 강경 우파의 의제를 대리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 현재 노무현 정부가 관념적으로 가 있는 곳은 '비전 2030'인데, 이것은 이념적 성격으로 보면 제3의 길이다. 사회투자국가적 성격 굉장히 강하다. 거기에 한미FTA까지 결합되는 제3의 길이니 신자유주의적 성격이 굉장히 강한 사회투자국가라고 할 수 있겠다. 현 정부의 문제는 어디 있느냐. 지배집단과 일부는 대립하고 일부는 같이 가는 것인데, 지배집단이 원하는 정책은 토론 없이 전격적으로 간다는 것이다. 한미FTA가 대표적이다. 반면 집권 초기에 이정우 선생이 네덜란드 모델을 얘기했을 때, 말 한마디 했을 뿐인데 난리가 났다. 재경부는 청와대에 들어와 있고 바깥에는 삼성이 있고 조중동은 언제나 응원해줄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쪽(개혁파)의 주장이 조금이라도 나오는 경우 저 쪽에서 포위공격을 하면 장기토론이 된다. 그냥 토론만 하다가 시간이 가고 그러다가 '비전 2030'에 일부 흔적을 남기는 식이다.
  • 우리나라 정치가 정당정치가 아니라는 측면도 봐야한다. 정당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움직임의 폭에 한계가 주어지는데 우리나라 정당정치는 그것이 아니다. 이 정부도 정당에서 정책을 준비해서 들어간 게 아니고 몇 개의 아이디어만 있었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뻔했기 때문이다. 양극화 해소 같은 게 대표적이다. 이들 아이디어 가운데 지배세력과 맞지 않는 건 토론으로 날을 새고 지배세력과 맞는 것은 급속히 시행됐다. 노 대통령이 한FTA에 대해서도 그렇고 '지금 만들어놓은 정책 다시는 안 바뀔 것이다'고 했는데, 역설적으로 맞는 말이다. 자신이 신자유주의를 제도적으로 반영구화하는 일을 했다고 하는 자각은 전혀 없는 것이다. 또는 신자유주의가 뭐가 나쁘냐고 생각하는 정도인지도 모르겠다.
  • 아주 쉽고 단순하고 확실한 문제에 대해선 토론을 한다. 반면 추상적이고 복잡한 논의가 필요한 문제는 전격적으로 처리한다. 강금실 장관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큰 문제는 오히려 토론 안 한다'고. 이라크 파병이 그렇고, 한미FTA가 그렇고, 새만금이 그렇다.


□ 경제적으로 한국이 중국과 일본의 샌드위치, 넛 크래커 신세라는 얘기가 많다. 이와 관련 동북아 금융허브, 물류국가 등의 담론이 등장한 것 같다. 한미FTA도 노무현 대통령 설명에 따르면 이 범주에 들어간다. 한국 경제가 먹고 살기 위한 전략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정 사실 일등과 꼴등 빼고는 다 넛크래커다. 우리가 사용하는 이 말은 중국에 대한 공포, 공중국증이라고 할까, 하는 데서 나온다. 중국에 대한 공포를 강화해서 미국에 붙자는 얘기일 수 있다.

수출과 내수 균형정책 써야

그렇다면 한미FTA가 넛크래커에서 벗어나게 할 거냐. 오히려 심화시킬 것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산업의 허리에 해당하는 부품 산업이 취약한데, 한미FTA 체결되면 이마저 상당 부분을 미국이 가져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범용부문을 특화하게 되는데 이 범용부문이야말로 중국이 빨리 쫓아오는 부문이다.

범용부문 최종재의 품질을 높여서 국내 재벌이 살아나고 있는데, 역시 중간재가 약해서 한계에 봉착하고 있고, 이걸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극복하다 보니까 중소기업의 발 밑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내부적으로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결국 첨단으로 갈 수밖에 없다. 우리보다 대외개방 높은 나라가 북구 유럽과 홍콩 등이다. 이들 나라는 인구가 적기 때문에 거대한 기업 하나만 있어도 대외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노르웨이 대기업이 자국 인구 400만 명에게만 물건 팔고 끝나면 안 될 것 아닌가.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4천만이다. 지금 대외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니 내수 늘리는 정책을 써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노동자들 임금을 많이 줘야 한다. 임금 높인 만큼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면 10% 생산성 금방 올라간다. 내가 착취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상태와 주인인 상태의 생산성은 다르다.

내부 연관 강화시켜야될 때 글로벌 아웃소싱

다른 하나는 성장의 기법과 관련된 것인데, 클러스터로 내부 연관을 강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 가고 있다. 글로벌 아웃소싱 한다고 중소기업 죽이고 있다. 이건 재벌이 자기 발밑을 없애고 있는 것이다. 이 내부의 연관을 강화하면 여기에 외국기업이 들어올 수도 있다. 살아남기 위해.

그렇게 하지 않고 외국기업을 막 끌어들이기 위해 이익을 준다고 하면 그들은 그냥 이익만 먹고 나가버린다. 그러면 시스템이 항상 흔들리게 된다. 아무튼 이런 대안적 발전 모델을 만들 수 있고, 참여정부 위원회에서도 많이 제출했고, 민주노동당에 쌓여있는 정책 파일에도 있다. 그것을 엮어서 대중들이 믿게 하고 대중들에게 잘 살 수 있다는 신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큰 틀에서 정 선생의 말에 동의한다. 압축해서 말하면 이렇다. 박정희주의적인 경제사회모델은 기형적인 부분이 있다. 한쪽은 과도 개발했고 다른 한쪽은 과소 개발했다. 한쪽은 집중투자를 받았고, 다른 한쪽은 못 받았다. 국가 투자로 크게 자란 것은 일부 조선이나 자동차 같은 일부 분야다.

한국 대기업, 진흙으로 빚은 다리를 가진 거인

이들 분야에선 일부 대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그러나 이건 사상누각이다. 진흙으로 빚은 다리를 갖고 있는 거인의 모습이다. 다리가 약하다.

지금 국내 중소기업의 80%가 하청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생산성 격차는 엄청나다. 중소기업의 기술적 수준은 전혀 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영기법도 대기업 납품 말고는 다른 수단이 없다. 노동자 임금 깎아먹기 경영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만약 상생의 경제 전략을 짜자면 중소기업 부문과 대기업 부문의 균형적 발전전략이어야 하고, 원청과 하청의 관계에서 원청이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못하게 법제화해야 한다.

또 아까 말한 대로 대기업-중소기업간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하고, 그래서 내수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그 재원이 어디서 나올 건가. 한 때 민주노동당이 굉장히 좋은 프로젝트를 내세웠다가 흐지부지 된 듯한데, 부유세, 바꿔 말하면 누진세율 강화인데, 정말 필요하다.

중소기업-대기업 임금격차 줄여 내수기반 강화해야

노르웨이의 경우 저 같은 중간층의 누진세율이 46%다. 그런데 부동산을 나보다 2~3배 보유하고, 주식소득 올리고, 급여소득 2배 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약 75~80%의 소득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박정희 모델이 비정상적이라고 했는데 특히 부동산이 가장 비정상적이다. 한국에서 인구의 1%가 사유지 60% 가까이 소유하고 있는데, 이런 쏠림 현상은 시정해야 한다. 부동산 보유 자체에 대한 세금을 지금 종부세보다 몇 배나 강화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도 근절해야 한다. 투기로 만들어낸 소득은 전부 몰수해야 한다.

마이크로크래딧은 가장 가난한 사람한테 돈을 빌려주는 건데 떼먹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 사람들 사업은 간단하다. 적당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이 사람들이 컨설팅만 지키면 성공한다. 그 돈은 소액인데, 그런 원리는 훨씬 더 확대될 수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착취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더 떨어지고, 그래서 이제 쓸모없으면 글로벌 아웃소싱해서 대기업이 자기 발 밑을 허무는데, 중소기업에 대해 지역 금융기관이 컨설팅하면 밑에서부터 올라갈 수 있는 생산성 향상 폭이 훨씬 크다. 대기업이나 황우석 같은 환상적인 뭘 해서 한꺼번에 바꾼다는 건 환상이다.

밑으로부터 생산성이 올라갈 여지가 훨씬 더 많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소득재분배나 자산재분배 같은 것이 이뤄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이나 교육 분야는 출발에선 똑같아야 한다. 그래야 이 사람들이 자기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소득은 경쟁하다보면 벌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건 세금으로 줄여줘야 한다.

(계층간 격차가) 어느 수준을 넘어가면 사람들이 생각도 안 하고 일도 안 한다. 영미형이 바로 그렇다. 미국에선 인종과 겹쳐서 범죄가 만연하고, 영국도 안정적이지만 중산층 이하는 아무 생각 안한다. 축구 보는 게 낙이다. 그래도 굶지 않는 건 과거의 복지가 남아서다. 그렇게 해서는 사회가 발전하기 힘들다.

4. [스크랩] 노무현 정부 노동정책 평가 (이론과 실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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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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