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3일 목요일

[모렐과 코끼리: 독자서평] Corrosion of Character (리처드 세넷)

자료: http://comagoma.tistory.com/148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나 분석만 덜렁 내놓지 않는다. 살아가고 있는 구체적인 인간의 삶에 관심을 보인다. 리코, 로즈, 로드니 에버츠, IBM에서 구조조정된 실직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평범한 대화에서 사회적인 의미를 발견해낸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서 한 사회의 일반적인 현상을 이끌어낸다.

이 책에서는 신자유주의가 경제성장, 실업률, 정치과정에 미치는 결과나 메커니즘을 분석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보다 더 실질적인 부분을 보여준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적인 특징인 '유연화'[예컨대, IMF 구제금융 이후 수도 없이 언론에 회자됐던 노동시장의 유연성. 이 서평을 읽는 이 독자의 각주]가 현실의 어떤 영역에서 개인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개인의 삶에 힘을 가하는지 다루는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은 바로 '노동'이다. 그 결과 개인의 가치관은 어떻게 변화되었고, 평범한 사람들이 노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데 되었는지 탐구한다. 두 눈은 일상을 향하고 있으면서 머리로는 사회 전체를 생각한다.

신자유주의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1998년 이후부터다......이명박 정부 들어 국내 정치의 비민주적 개혁, 초헌법적 국정운영 등에 가려져 있으나 신자유주의는 여전히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일관된 지침이다.

그런데 신자유주의는 정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 사회가 부를 생산하고 분배하는 방식을 규정하는 하나의 정치경제 프로그램이고, 현실적 모델이다. 신자유주의는 1970!198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사회민주주의적 경제 체제가 비판받으면서 형성되었다. 이데올로기적으로는 고전적 자유주의의 담론을 상당 부분 자양분으로 삼았으나 현실적 측면에서는 같지 않다.

서유럽과 북유럽의 몇몇 국가들은 신자유주의와 유연성의 거센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해내고 있는 것 같다. 노동연계복지 담론을 내세우며 복지비용 감소를 요구하거나 정부 주요 기구를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 등 공격이 아주 사그라든 것은 아니지만 노동 시장에서 배제된 이들을 뒷받침하는 복지 정책, 재진입을 지원하는 직업교육 훈련 등은 여전히 정부가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단결되고 강력한 노동조합과 정치세력화한 노동은 유럽이 신자유주의의 거센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해낼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다. 미국은 두 가지 모두 역사적으로 매우 취약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신자유주의는 매우 강력하게 정책과 일상의 영역으로 파고들 수 있었다. 그 결과 개인의 삶, 특히 노동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중략....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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