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철인왕과 국가(이덕휴 목사), http://www.irparty.com/jboard/?p=detail&code=book14&id=4&page=1
-거짓신화
철학자는 이상국가의 형성하기 위해서는 신화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국가}에서 모든 시민은 땅의 자식이라는 신화와 신은 금, 은, 청동, 철의 성분을 지닌 인간을 각기 만들었다는 신화는 이상국가 수립의 출발점이 되어야 함을 설파하고 있다. '항상 존재하는 것' (Being always)에 대한 탐구가 지식이라면, '존재하지 않는 것' (Nothing)에 대해서는 탐구할 수 없으며 따라서 '무지'(ignorance)가 산출될 수밖에 없다. '없는 것'을 '있다'고 하는 것은 '진정한 거짓말' (true lie)이다. 그러나 그러한 거짓말을 한 결과 거짓말을 한 사람과 거짓말을 믿은 사람 모두에게 '좋음'을 가져다준다면 그러한 거짓말은 '고귀한 거짓말' (noble lie)이 된다. 의사가 환자의 건강을 생각해서 거짓말을 했다면 그것은 고귀한 거짓말이 된다. 환자는 의사에게 고귀한 거짓말을 할 수 없다. 병의 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자기의 증세에 관하여 거짓말을 한다면 그 병에 대한 치료는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정치의 세계에서는 진정한 통치자만이 정치공동체의 정의와 행복을 위하여 '고귀한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어의 신화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탄생신화는 이상사회의 건설을 위하여 '옛날 얘기'의 형식으로 사람이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견 모순되게도 어린이에 대한 최초의 교육은 거짓말에 근거하여 시작된다. 소크라테스가 {국가}에서 사용하는 또 하나의 신화는 '어의 신화'(Myth of Er)이다. 소크라테스는 인간 영혼의 불멸성과 아울러 정의와 부정의에 대한 보상과 처벌이 현세에 한정되어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설득하기 위하여 이 신화를 이용하고 있다. '어'가 전쟁 중에 죽은 후 10일째 발견되어 집으로 옮겨진 후 12일째 장례식이 치러지기로 되어 있는 날 환생하여, 자기가 보고 온 사후의 세계에 대해 얘기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는 이 신화는, 인간 영혼이 불멸하기 때문에 정의로운 인간은 현세에 있어서 정의로움에 대한 보답을 못 받을 지도 모르지만 사후의 세계에 있어서는 반드시 열 배로 보상을 받으며 축복 받은 영혼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지만, 부정의한 인간은 현세에 그의 부정의에 근거하여 쾌락, 부, 권력을 누릴 지 몰라도 사후의 세계에서는 반드시 부정의에 대한 처벌이 열 배로 행해지며 그러한 처참한 고통을 겪은 이후 저급한 영혼의 형태로 이승으로 환생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에서 소크라테스가 사용하는 위의 두 가지 신화는 철학과 종교와 정치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잘 나타내 주고 있다. 그것은 철학은 종교를 이용함으로써 좋은 정치질서를 수립할 수 있다는 명제로 요약될 수 있다.
플라톤의 철학세계에서 분명히 신들은 존재한다. 그들은 항상 존재하며, 변하지 않으며, 영원하고, 불멸한다. 다수의 신들은 최고의 존재자들 (supreme beings)로 존재한다. 그러나 플라톤에게 있어서는 '존재'(Being) 그 자체보다는 '존재'를 가능케 하는 '좋음'(Goodness)이 더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좋음의 아이디어는 신들이 존재하는데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최상의 개념이다. 다시 말해 플라톤의 신은 좋음의 아이디어이며, '좋음의 아이디어의 신' (The God of the Idea of the Good)은 세계를 만드는 신들(gods)을 창조하는 최상의 신으로 존재한다. 그것은 이데아이며 만물이 따라야할 패턴( pattern)이다. 기독교의 유일신이 최고의 존재자로서 '언어'(Logos)로써 혼돈과 무질서에서부터 세계를 좋게 창조했다면, 플라톤의 신은 좋음이라는 패턴을 보여주는 신이며, 좋음의 근원을 밝혀주는 신이다. 기독교의 유일신이 '계시'(revelation)를 통하여 자기의 존재와 좋음을 밝히고 있다면, 플라톤의 신은 '이성'(reason)을 통하여 접근할 수 있다. 이성적 접근을 통한 우주적 질서의 이해와 그 이해를 통한 정치적 질서의 수립이 플라톤의 {국가}의 핵심주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플라톤은 우주가 이성에 의해서만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그는 한 변의 길이가 1인 직각이등변 삼각형에서 루트 2 이라는 무리수 (irrational number)의 값을 지닌 빗변이 존재하고, 지름과 원주사이에 파이라는 무리수로 표현되는 관계가 존재하듯, 이성이 우주적 질서에 완전히 스며들어 있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그는 우주의 비이성적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비이성적인 측면의 대표적인 예는 '사랑'(Eros)의 존재이며, 그 의미에 관해서는 {향연} (Symposium)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철학자는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 (a lover of wisdom)이다. 소우주인 철학자의 영혼 속에서 지혜와 사랑이 결합되고 있다면, 대우주 역시 지혜와 사랑이 결합되어서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스트라우스는 인간의 본성 (human nature)에 의거해서 정의로운 사회를 수립하고자 하는 {국가}에서 에로스에 관한 논의가 결여되어 있는 것은 그가 설계한 이상국가가 철저한 기반 위에 놓여 있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출처:http://godislove.net/misupart/
(사회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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