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6일 목요일

Across the Universe : verb는 동사?

자료: Across the Universe(번역가 윤영삼), http://kr.blog.yahoo.com/yune03/1456801.html

1차 자료 출처: 김동소, <한국어 특질론> 정림사, 대구, 2005. p.88.


영어의 verb라는 말은 라틴어 verbum에서 온 것으로 이 말은 원래 낱말, 말, 형식, 표현, 서술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말을 제대로 번역한다면 '서술사' 정도가 되겠지만, 일본에서 처음에 동사動詞라고 번역하여 쓰기 시작하면서 우리말에서도 그대로 쓰이게 되었다.

결국 'verb'라는 말에는 움직인다는 의미가 전혀 없는데, 그의 번역어 '동사'에는 움직인다는 의미만 남게 된 것이다. 이렇게 잘못 번역된 '동사'라는 문법용어는 자가발전하여 '움직씨'라는 순우리말로 다시 한번 번역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잘못 번역된 문법용어는 여러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 예컨대 영어문법책을 보면 'be'나 'have'라는 말을 '동사'라고 설명하는데, 'be'나 'have'는 존재나 상태를 나타내는 말일 뿐 동작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다. 외국어학습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다.

또한 adjective를 형용사(관형어)로 verb를 동사(서술어)로 1:1 대응시킨 번역도 상당한 혼란을 야기한다. 예컨대 영어는 형용사로 문장을 종결할 수 없지만 한국어에서는 형용사로 문장을 종결할 수 있다. 오히려 한국어의 형용사는 영어의 존재나 상태를 나타내는 동사에 가깝다.

미국 언어학자들은 이러한 문법적 특성이 아메리카 인디언수족 제언어 Siouan languages와 매우 비슷하다는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수언어의 형용사를 static verb로, 동사를 active verb라고 정의하였고, 이 용어를 한국어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따라서 verb라는 말을 단순히 동사로 이해한다면 다음과 같은 오역을 할 수 있다.

* static verb: 상태동사
* active verb: 동작동사

정확한 번역은 다음과 같다.

* static verb: 상태서술사 → (한국어의) 형용사
* active verb: 동작서술사→ (한국어의) 동사

* adjective → (영어의) 형용사
* verb → (영어의) 서술사

영어와 한국어는 상당히 다른 패턴과 조합원리compositionality를 가진 말이다. 따라서 많은 부분에서 1:1 대응관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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