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우리 사회에서는 언어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말을 내가 했다. 개인의 문제에서나 친구와의 문제에서나, 집단의 문제에서나 더 넓게는 사회와 나라의 문제에서나 무슨 문제를 해결하고 복리를 증진하기 위한 도구로서 언어를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이 그때 그 자리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솔직하게 거울 앞의 자신을 보면서, 나를 존중하여 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언어를 값진 도구로 여기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희망(혹은 그 무엇)이 우리에게 얼마나 있는 것일까?
이러한 예전의 생각이 갑자기 또 들었다. 사람들은 언어를 별로 존중하지 않는다.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하게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유행하길래 이런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이 말을 입에 올리는 사람 중에 자기 주변의 일상에서나 깊이 있는 미래에 대한 추론에서나 '혁명'을 느끼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뭐, 혁명이 본인 머리 속에 그려지고 자신에게 모종의 추상적이거나 구체적인 의미로 다가와요?
어느 책에서 봤는지 모르겠지만,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한창 진행 중이었던 백여 년이 흐르는 시간 중의 한 시점, 1776년에 국부론을 쓰고 그 후로도 오래 살았을 아담 스미스가 정작 자신이 살던 시대에 산업혁명이란 것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아마도 전혀) 체감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그래도 그는 후대의 역사가들이 설명하게 될 그 혁명의 내용을 자기 주변에서 면밀하게 관찰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글쎄, 내가 보기에는 자기 주변도 관찰하지 않으면서 해외에서 수입된 말을 앵무새처럼 블라블라하는 게 아닌가 또 다시 의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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