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차동우 교수의 물리 이야기, http://nucl-a.inha.ac.kr/physics/sphys/main/sec-1-1.html
차동우교수,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제1장 제1절, 고전과학 시대의 배경 및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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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갑작스러운 변화의 원인은 과학과 첨단기술의 발달에 있다. 그런데 과학과 첨단기술의 발달은 물리가 출현함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지게 되었다. 물리는 17세기 중엽 Newton이 만유인력의 법칙과 운동의 법칙을 발표하면서 시작하였다. 그래서 나는 Newton을 물리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Newton의 물리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다룰 주제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나중으로 미루자. 그런데 Newton이 시작한 물리의 어떤 점이 세상을 이렇게 송두리째 바꿀 수 있었을까? Newton의 운동법칙은 처음 발표된 17세기 중엽의 상황 아래서
- 자연에 속한 모든 대상에 한결같이 적용되는 보편적인 법칙
- 누구든지 적용하여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민주적인 법칙
이라는 두가지 두드러진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과학의 출현
인류의 문명사에서 자연현상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 즉 과학이 출현한 것은 대략 3000년 전의 일이다. 인간은 그 이전 매우 오랜기간 동안 자연현상이 신에 의하여 지배된다고 믿었다. 그러한 시기를 신화시대라고 부르자.
오랜 신화시대를 거치면서 차츰 논리적인 사고의 싹이 트이기 시작하였는데, 고대 그리스 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자연 현상의 원인에 대한 지적 탐구가 고전적인 과학으로 발전하여 나갔다. 이 당시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여러 생각들이 있었으나 그리스 고전기의 마지막을 장식한 Aristoteles의 학설이 두각을 나타내어 중세를 포함한 2000년 동안 인간의 자연현상에 대한 인식을 지배하였다. 이 시기를 편의상 고전과학시대라고 부르자.
고전과학시대에는 운동을 물체가 저절로 움직이는 자연운동과 힘을 받아서 움직이는 강제운동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지상에 속한 물체의 자연스러운 운동과 하늘에 속한 물체의 자연스러운 운동이 서로 다른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 시대의 자연법칙들이 16, 17세기를 통하여 한꺼번에 무너지게 된다. Copernicus는 Aristoteles의 우주론에 회의를 품고,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이 지구가 아니라 태양의 주위를 회전한다는 지동설을 주장하게된다. 또한 Galillei는 실험을 통하여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더 빨리 떨어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들이 고전과학시대의 믿음을 뒤흔든 과학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 과학혁명은 마침내 17세기 중엽 Newton에 의해 마무리된다. 그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의 운동이나 지구 주위를 회전하는 달의 운동, 그리고 태양의 주위를 회전하는 행성들의 운동이 모두 한가지 같은 법칙으로 설명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즉 Newton의 법칙은 자연에 속한 모든 대상에 한결같이 적용되는 보편적인 법칙인 것이다. 그리하여 드디어 근대과학 즉 고전물리학의 시대가 열리게 되며, Newton의 고전물리학은 19세기 말까지 약 300년 동안 역학, 전자기학, 열역학 등과 같은 분야로 눈부시게 발전한다. 그뿐 아니라, 고전물리학은 과학의 여러 다른 분야는 물론 철학 등과 같은 인간의 사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신화시대에서 시작하여 고전과학시대를 거쳐 고전물리학 시대에 이르기까지 과학적 사고의 변천과정에 대해서 앞으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된다. 다만 모든 자연현상을 한가지 간단한 보편적인 법칙으로 한꺼번에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드디어 인간이 알게되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인간은 세상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된 것이다.
신화 시대
신화 시대는 자연 현상을 신이 좌지우지 한다고 믿은 시대이다. 인류의 조상이 거역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을 앞에두고 그 자연 현상을 조절할 수 있는 신을 생각한 것이 무리는 아니다.
오늘날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아직 무속 신앙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런 것들도 바로 신화 시대의 생각이 전해져 내려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첨단과학기술 문명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신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고대 서양에서는 자연을 다스리는 신의 역할이 좀 더 구체적으로 나온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매우 많으 수의 신들이 존재하는데, 각 신들은 그들이 관장하는 자연의 영역을 각기 소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제우스는 하늘의 지배자이며 비와 벼락을 관장한다. 포세이돈은 제우스의 형제인데 바다와 물의 지배자이다. 하데스는 지하 세계 즉 지옥의 지배자이고 아폴로는 태양의 신이다. 이 신들은 꼭 자연 현상만이 아니라 인간사에도 역시 관여한다.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는 질투의 화신이며 분만하는 여인의 수호자이기도 하다. 아레스는 모든 종류의 전쟁을 다루는 신이고 비너스는 사랑과 미의 여신이다. 그런가 하면 헤파이스토스는 대장장이 신이며 바쿠스는 술과 연극의 신이다. 이와같이 서양의 신화 시대에는 매우 다양한 신들이 자연 현상과 인간사를 함께 지배한다고 믿었다.
신화 시대에서 고전과학 시대로
고대 그리스 시대에 이르러 그리스 연안의 에게해를 중심으로 해상 무역이 활발해 지면서 부가 축적되고 왕족이나 귀족 계급이 아닌 보통 사람들 중에서 부자가 나오면서 상류층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이들 상류층은 일에서 해방되어 생활과 관계없는 깊은 사색에 잠길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신화 시대에도 미약하나마 논리의 싹이 트기 시작하였다. 또한 신화 시대에도 자연 현상 자체를 관찰하여 얻은 풍부한 정보가 축적되었으며 자연 법칙을 알지 않고서도 개발될 수 있는 오랜 기술 문명에 의해 지식이 축적되었다.
그래서 이제 신화 시대 처럼 자연 현상의 원인이 초자연적인 존재에 의해 조절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연 자체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도 천상에 존재하는 별에서 시작하여 지상의 물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찰 가능한 대상의 운동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전개하려고 노력했지만 물체가 운동하기 위해서는 운동의 원인을 주는 운반자가 물체와 직접 접촉하여야만 한다고 잘못 생각하였기 때문에 의미있는 자연 법칙을 이끌어 내지 못하였다.
따라서 그리스 시대의 고전과학이 전체적으로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지만, 강력한 수학에 의한 철저한 이론적 기초를 갖추지 못하면 추정에만 의존하는 과학이 얼마나 보람없는 것인지를 극명하게 알려준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리스 고전 과학 시대에는 기본 원리를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발전을 계속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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