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7일 토요일

[Medical Story] 만지면 낫고, 그네 타면 낫고...

자료: 엠디저널, http://www.mdjournal.net/bbs/md/show.asp?idx=446&table=bbs_md_journal&category=B7&page=5&s_year=1999&s_month=9&e_year=2008&e_month=11&search=&keyword=&left_search=

킹스터치와 운동치료법
옛날부터 폐결핵은 인간과 같이 살아왔다고 한다. 폐결핵은 특히 젊고 피부가 희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무수히 죽였다. 그래서 ‘하얀 페스트’라고 까지 불렸던 이 불치의 병은 그 동안 치료법이 없었다. 사실 결핵을 박멸하기 시작한 것은 이제 겨우 30년 밖에 안 된다.
치료법이 없었던 시절, 인도에서는 결핵에 걸린 사람을 숲 속에 보내 기도를 하게 했고, 그리스에서는 바다 가까운 신전에서 조개껍질을 갈아먹게 하며 요양을 시켰다고 한다.

왕이 만지면 결핵이 낫는다?
결핵이 무섭게 퍼진 것은 17세기인데 그 전에도 없지는 않았다. 결핵 환자는 한적한 시골보다 사람이 모이는 도시에 많았다. 특히 목에 경선결핵(頸腺結核)이 생기면 쉽게 부어 올라서 사람 눈에 잘 띄었는데, 그 곳을 왕이 만져주면 잘 낫는다고 해서 18세기까지 이 요법을 ‘킹스터치(King's Touch)라고 하였다.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루이 16세는 이 요법으로 무려 2,400여명의 목숨을 건졌다고 전해지고, 영국의 에드워드 왕도 이 요법을 프랑스로부터 배워 많은 백성을 살렸다고 전해진다. 
세익스피어의 ‘멕베드’라는 작품에서도 영국 왕이 환자의 목에 금화 한 개를 갖다 대고 기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에드워드 왕의 기도와 금화로 그 환자가 나았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간에 에드워드 왕의 ‘킹스터치’는 효험이 좋아서 많은 백성들이 몰려와 왕실은 할 수 없이 금화의 크기를 작게 만들었으며, 이 ‘킹스터치’를 받기 위해 기다리며 노숙하는 사람들 때문에 수용 시설도 만들어야만 했다. 이것이 나중에 영국의 병원이 되었다고 한다.
한편, 이 경선결핵(頸腺結核)으로 부은 것을 감추기 위해 사람들은 옷깃을 잔뜩 여미고 다녔는데, 이것이 바로 하이칼라의 원조가 되 버렸다는 얘기도 있다.

결핵치료법이었던 승마와 그네
배를 타는 것이 결핵에 효험이 있다고 소문난 시절도 있었다. 로마인 키케로가 배를 타고 지중해를 유람하고 돌아왔더니 결핵이 나았다는 소문이 퍼져, 그 뒤로 배를 타고 지중해를 여행하려는 영국 결핵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특별 제작한 배도 등장했고 많은 유명인들이 몰려왔지만 대부분 결핵은 못 고치고 지중해 연안에서 죽었다고 전해진다.
배를 타고 다니는 것이 왜 몸에 좋은가 하는 이론은 여러 가지가 있었으나 파도에 흔들리는 배는 체액을 흔들어 소화를 돕고 가벼운 운동으로 환자를 낫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가장 지배적이었다.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는 그네가 있는데, 그네도 몸을 움직이지 않고 체액을 흔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난한 서민들이, 훗날 과거에 결핵치료를 위해 배를 타던 요법을 되살려 애용했다고 한다. 전통요법의 부활쯤이라고 해야겠다.
하지만 돈 있는 신사들에게 그네는 천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승마라는 고급스포츠를 탄생시켰다. 물론 당시에는 결핵치료법으로 등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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