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알 수 없는 어느 영시


문학은, 더욱이 시는, 그것도 영시는 공부해 본 적이 없다. 그중에서도 이 시는 참 읽기 어려운 시다. 수많은 상징으로 범벅이 되어 있어 이해할 엄두가 나지 않아 해설들을 찾아 읽었지만, 그래도 어렵다. 말의 구조와 어순이 우리말과는 다른 본래의 시에서는 그 언어 본래의 특성대로 낱말의 순서와 읽는 호흡을 따라가며 이미지가 형성되고 전달될 터인데, 어순과 구조가 다른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본래 시의 행 그대로 우리말로 옮기는 일이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국역본를 찾아 읽어봐도 다 제각각이고,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이 낱말들의 향연이 그냥 한 문장(또는 한 구절)씩 적어내려가는 산문 비슷한 것이었다면, 어떻게 생겼을 말들일지 상상하면서 제멋대로 읽어 보기로 ...




* * *

1.
She sang beyond the genius of the sea.
The water never formed to mind or voice,
Like a body wholly body, fluttering
Its empty sleeves; and yet its mimic motion
Made constant cry, caused constantly a cry,
That was not ours although we understood,
Inhuman, of the veritable ocean.


She sang beyond the genius of the sea.
The water never formed to mind or voice.
It was like a body, wholly body, fluttering its empty sleeves.
Yet its mimic motion made constant cry;
Rather, it caused constantly a cry.
That was not ours, although we understood.
It was inhuman, of the veritable ocean.

그녀는 바다의 신 따위는 무시하고 노래했다.
바닷물의 모습이란 결코 마음이나 목소리에 이르지 못했다.
그것은 하나로 된 몸처럼, 그 전체가 몸인 것처럼 빈 소맷자락만 출렁거렸다.
그럼에도 무얼 흉내내는 듯한 바닷물의 움직임은 계속 울부짖는 소리를 질렀다.
아니, 계속하여 어떤 울부짖음이 일어나도록 만들었다
우리가 알고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
인간의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바다의 것이었다.


2.
The sea was not a mask. No more was she.
The song and water were not medleyed sound
Even if what she sang was what she heard,
Since what she sang was uttered word by word.
It may be that in all her phrases stirred
The grinding water and the gasping wind;
But it was she and not the sea we heard.


The sea was not a mask.
No more was she.
The song and water were not medleyed sound even if what she sang was what she heard.
Because what she sang was uttered word by word.
In all her phrases, perhaps, stirred the grinding water and the gasping wind.
But it was she and not the sea that we heard.

바다는 가면이 아니었다.
그녀 또한 가면이 아니었다.
그녀가 부르는 노랫소리나 그녀가 듣는 소리나 똑같은 것이었만, 그 노래와 바닷물은 메들리로 이어지는 소리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노래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노래 구절이 나올 때마다 아마도 그 소리와 함께 철썩거리는 바닷물과 숨막히는 바람이 움직거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들었던 것은 그녀였지 바다가 아니었다.


3.
For she was the maker of the song she sang.
The ever-hooded, tragic-gestured sea
Was merely a place by which she walked to sing.
Whose spirit is this? we said, because we knew
It was the spirit that we sought and knew
That we should ask this often as she sang.


Why? Because she was the maker of the song she sang.
Ever-hooded, tragic-gestured sea was merely a place by which she walked to sing.
Whose spirit is this, we said.
Because we knew it was the spirit that we sought, and we knew that we should ask this ofen as she sang.

왜냐하면 그녀가 그 노래를 만든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너울을 뒤집어쓴 비극적 몸짓의 바다는 그녀가 노래하려고 따라 걷는 장소였을 뿐이다.
이것이 누구의 정신이냐고 우리는 물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가 찾고 있던 정신임을 알았고, 그녀가 노래할 때면 이 질문을 자주 물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4.
If it was only the dark voice of the sea
That rose, or even colored by many waves;
If it was only the outer voice of sky
And cloud, of the sunken coral water-walled,
However clear, it would have been deep air,
The heaving speech of air, a summer sound
Repeated in a summer without end
And sound alone. But it was more than that,
More even than her voice, and ours, among
The meaningless plungings of water and the wind,
Theatrical distances, bronze shadows heaped
On high horizons, mountainous atmospheres
Of sky and sea.


Was it only the dark voice of the sea that rose, or even colored by many waves?
Was it only the outer voice of sky and cloud, of the sunken coral water-walled?
If so, however clear, it would have been deep air, the heaving speech of air, a summer sound repeated in a summer without end, and sound alone.
But it was more than that, more even than her voice, and ours.
Though it was among the meaningless plungings of water and the wind, theatrical distances, bronze shadows heaped on high horizons, mountainous atmospheres of sky and sea.

그것이 단지 수많은 파도로 인해 차오르거나 색조까지 띠는 바다의 어두운 목소리였을까?
그것이 단지 하늘과 구름이, 심해의 바닷물로 둘러쳐진 산호가 바깥으로 내지르는 목소리였을까?
만일 그렇다면, 아무리 분명히 들릴지라도 그것은 깊은 공기(?, deep air)였을 것이고, 바람이 새는 소리였을 것이고, 여름날 끝없이 들리는 여름의 소리였을 것이고, 그저 소리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 이상의 것이었고, 심지어 그녀의 목소리도 우리의 목소리도 아닌 그 이상의 것이었다.
아무 의미 없이 요동치는 바닷물과 바람이며, 가까이서 보는 공연처럼 다가오는 모습들이며, 청동빛 그림자들이 높게 쌓아 올린 수평선과, 하늘과 바다의 대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산악 속에서 들렸을지라도 말이다.


5.
It was her voice that made
The sky acutest at its vanishing.
She measured to the hour its solitude.
She was the single artificer of the world
In which she sang. And when she sang, the sea,
Whatever self it had, became the self
That was her song, for she was the maker. Then we,
As we beheld her striding there alone,
Knew that there never was a world for her
Except the one she sang and, singing, made.


It was her voice that made the sky acutest at its vanishing.
She measured to the hour its solitude.
She was the single artificer of the world in which she sang.
And, when she sang, the sea, whatever self it had, became the self that was her song.
For she was the maker.
Then, as we beheld her striding there alone,
We knew that there never was a world for her except the one she sang and, made singing.

하늘이 사라질 때, 그녀의 목소리에 하늘은 가장 날카로워졌다.
그녀는 정확한 시간까지 하늘의 고독을 맞추었다.
그녀는 그녀가 노래하는 세계의 유일한 창조자였다.
그리고 바다의 자아가 무엇이든 그녀가 노래할 때 바다는 자아가 되었고, 그 자아는 그녀의 노래였다.
왜냐하면 그녀가 창조자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곳을 홀로 걷는 그녀를 보는 동안,
우리는 그녀가 노래하는 세계, 그녀가 노래하면서 만드는 세계 말고는 그녀에게 어떤 세계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6.
Ramon Fernandez, tell me, if you know,
Why, when the singing ended and we turned
Toward the town, tell why the glassy lights,
The lights in the fishing boats at anchor there,
As the night descended, tilting in the air,
Mastered the night and portioned out the sea,
Fixing emblazoned zones and fiery poles,
Arranging, deepening, enchanting night.


Ramon Fernanez, if you know,
Tell me why, when the singing ended and we turned toward town,
Tell me why, as the night descended tilting in the air, the glassy lights, the lights in the fishing boats at anchor there mastered the night and portioned the sea, fixing emblazoned zones and fiery poles, arranging, deepening, enchanting night.

러몬 페르난데스여, 당신이 알고 있다면 내게 말해주오.
노래가 끝나고 우리가 마을로 돌아올 때 말이요,
그러니까 허공으로 밤이 기울며 내려올 때, 어째서 유리처럼 투명한 불빛들이, 그곳에 정박한 고기잡이배들의 불빛들이 밤을 장악하고 바다의 구획을 나누어놓았는지 말이오.
그 불빛들이 환하게 밝혀진 구역들과 불꽃이 타오르는 기둥들의 자리를 정하고서
밤을 정돈하고, 밤을 깊게 하며, 밤을 매혹하고 있지 않았소.


7.
Oh! Blessed rage for order, pale Ramon,
The maker's rage to order words of the sea,
Words of the fragrant portals, dimly-starred,
And of ourselves and of our origins,
In ghostlier demarcations, keener sounds.


Oh! Blessed rage for order, pale Ramon.
It was the maker's rage to order words of the sea, words of the fragrant portals,diml-starred, and of ourselves and our our origins, in ghostlier demarcations, in keener sounds.

창백한 러몬이여,  질서를 창조하려는 복된 열망을 보시오.
바다의 언어에, 희미한 별빛에 비추인 향기로운 문들의 언어에, 나아가 우리들 자신과 우리들의 근원에 대한 언어에, 더욱 영기 어린 구분선과 더 날카로운 소리로 질서를 부여하려는 창조자의 열망을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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