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0일 월요일

[발췌] <오 개척자여!>에 나타난 알렉산드라의 대지정령과의 교감...


출처: "『오 개척자여!』에 나타난 알렉산드라의 대지정령과의 교감을 통한 공존적 삶의 실현" 변효정 지음. 현대영어영문학 58권 3호 (2014년 8월) 89-107



※ 발췌:

윌러 캐서(Willa Cather, 1873~1947)가 개척 이민자들의 생활상을 실제 기억을 되짚어 완성한 『오 개척자여!』(O Pioneers!)는 네브래스카 하노버 읍 마을로 이주한 스웨덴 이민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윌리엄 하워스(William Howarth)가 캐서를 "서부 변경지대로 이주한 이민세대의 대변인"이라 칭하듯 그녀는 자신의 유년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이 소설 속에 유럽 이주자들의 힘겨운 생활상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캐서가 친구 캐리 셔우드에게 보낸 이 작품의 속표지ㅣ에 "나는 이 소설에서 내 본령을 발견했다"(Woodress 156)고 적어 넣었듯 그녀는 소녀시절 네브래스카 초원에서 목도했던 이주자들의 험난한 생활상을 주요 소재로 삼고 있다. 맥스웰 가이즈머(Maxwell Geismar)는 그의 에세이 "윌러 캐서: 황야의 여인(Willa Cather: Lady in the Wilderness)"에서 "이 소설이 그녀만의 소설을 만들 수 있게 캐서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었던 사람드레 대한 그녀의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고 언급한다.

"이 소설은 흔히 이민자에 대한 미국의 훈훈한 수용기로 읽히는 동시에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미국으로의 이민자들의 유입에 대한 이민 배척주의자의 태도를 탐색하는" 작품으로도 회자된다. 캐서는 네브래스카 대평원에 정착한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보헤미아,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 그리고 스웨덴 등지에서 건너온 유럽 이주민들이 참담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낙천적인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흥을 받았다. 캐서는 1923년 에세이 "네브래스카ㅡ그 첫 번째 주기의 종결(NebraskaㅡThe End of the First Cycle)에서 다음과 같이 희망의 메시지를 피력한다.

나는 언젠가 다시 나타날 그 개척자들과 함께 그 무언가가 땅속으로 들어갔으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 어떤 것은 강건한 성격에서뿐만 아니라 마음의 유연성, 삶의 현실에 대한 정직한 태도, 어떤 감정과 상상력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어떤 것이었다.

I have always the hope that something went into the ground with those pioneers that will one day come out again, something that will come out not only in sturdy traits of character, but in elasticity of mind, in an honest attitude toward the realities of life, in certain qualities of feeling and imagination.

캐서가 분수령(the Divide)[주]1 일대 개척지의 이민 여성들을 관찰하면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터득했다고 밝히고 있듯 『오 개척자여!』에서 그녀는 수용적인 자세로 대지의 속성을 이해하며 부농이 되어가는 중심인물 알렉산드라 버그슨(Alexandra Bergson)의 삶에 주목한다. 개척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오 개척자여!』는 특히 첫 두 개의 장인 "험난한 대지"와 "인근 농지"에 낯선 이주국 네브래스카에서 알렉산드라가 삶의 터전을 일궈가는 생생한 과정을 담고 있다. 알렉산드라는 고국에서는 만나본 적이 없는 드넓은 대지 네브래스카에서 험한 기후뿐만 아니라 가부자적인 억압에서부터 가정사의 풍파에 이르기까지 이민자로서의 애달픈 삶을 산다. 하지만 그녀는 "단호한 리더"답게 이에 굴하지 않고 분수령의 대지정령[주]2과 교감을 나누면서 생태학적 감수서을 체득하고 발현한다.

그녀는 생명 공동체에 속한 다층적인 구성원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며 모든 자연과의 관계회복에 주력하는 상생의 길을 모색한다. 이는 에코페미니즘의 실천가로서 알렉산드라가 여성 스스로 자신의 틀을 깨고 진정한 자연의 대행자로서 그 역할을 수행해내는 모습으로 그녀는 시종 모성의 실천과 재생산적 역할 및 양육의 자세를 지향한다.

[주]1. 분수령은 캐서 소설의 주요 장소 중 하나로 리틀 블루와 리퍼블리칸 리버 사이, 레드 클라우드 북서쪽 16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 ... ... )

[주]2. 정령(spirit)은 숨의 의미를 담고 있는 라틴어 spiritus에서 나온 것으로 대지정령은 대지에서 자라는 모든 생명체에게 활력과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주는 존재이다.  이 소설에서는 알렉산드라가 대지정령이 전해주는 생명의 숨으로 만물과의 교감과 합일을 이뤄 궁극적으로 에코페미니즘이 지향하는 생명체의 공존적 통합을 이뤄낸다.

( ... ... ) 주인공 알렉산드라가 "거기에 남아 있는 많은 농부들에게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신도 버린 땅인 분수령에서 험한 날씨, 농업 지식의 부족, 부친과 남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리고 뜻하지 않은 연인과의 이별 등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도 이를 극복하는 기제로 대지정령과 전심을 나누는 교감을 통해 공존적인 삶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 ... ... ) 주인공 알렉산드라의 부친인 버그슨은 자신의 아버지가 고국에서 채권자에게 갚지 못한 빚을 청산하기 위해 스웨덴에서 네브래스카 신대륙으로 이주한 30대 중반의 이민 1세대이다. 그는 신세계에서 11년 동안 대지를 개간하고 가축으 기르며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채 46세에 과로사 하고 만다. 그의 실패의 결과는 어느 해 겨울에는 심한 눈보라 때문에 가축이 몰살당하는 어려움으로, 다음해 여름에는 다리가 부러진 말을 총으로 쐐 죽여야만 하는 상황으로, 연이어서는 콜레라에 걸린 돼지의 떼죽음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난다.

( ... ... ) 알렉산드라의 오랜 지기인 스웨덴 출신의 칼 린스트럼이 이를 대변하는 인물로 그는 "인간들이란 너무나 연약해서 대지에 어떠한 흔적도 만들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어느 가을 오후 그녀가 일하고 있는 정원에 찾아와 "우리는 정말로 떠나기로 했더"라고 말하고 마을을 떠난다. 하지만 재정적 손실에다 또 다른 이주 생활로 고배를 마신 칼은 다시금 고향을 방묺 알렉산드라에게 "내가 얼마나 너에게 부러운 존재가 되고 싶었는지 모른다"고 고백하며 뿌리를 내릴 수 없었던 지친 이주 생활에 대해 푸념한다.


"Freedom so often means that one isn't needed anywhere. Here you are an individual, you have a background of your own, you would be missed. But off there in the cities there are thousands of rolling stones like me. We are all alike; we hae no ties, we know nobody, we own nothing. When one of us dies, they scarecely know where to bury him. ... All we have ever managed to do is to pay our rent, the exorbitant rent that one has to pay for a few square feet of space near the heart of things. WE have no house, no place, no people of our own. We live in the streets, in the parks, in the theatres. We sit in restaurants and concert halls and look about at the hundreds of our own kind and shudder."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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