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권오상 지음, 《파생금융 사용설명서》, 부키 2013.
제6장 파새금융의 글로벌 주역: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 제1절 투자은행은 파생금융 개발자 및 공급자. p. 236~
※ 발췌:
6.1.1 상업은행, 머천트 뱅크, 투자은행
투자은행은 영단어 'investment bank'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이 투자은행이 어떤 것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이해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우리 어휘에서 자리 잡은 지 오래인 두 단어 '투자'와 '은행'이 합쳐진 데서 오는 오해도 있는 듯하다.
우리가 '은행'이라고 부르는 곳은 영어로는 'commercial bank', 즉 상업은행에 해당한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수신과 여신, 즉 예금을 받고 대출해 주는 것을 그 주된 비즈니스로 삼는 회사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저축은행[주]*과 상업은행 사이에는 그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비즈니스 모델상 근본적인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을 좀 더 확대하면, 대부업체나 중세 금세공업자가 상업은행의 기원이었음을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오늘날 대표적인 상업은행으로는 영국 HSBC, 미국 씨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있다.
한편 중세 이후 유럽과 영국 등에는 대출 형태가 아니라[즉 자금을 받는 곳의 타인자본debt 형식이 아니라(독자 해석)], 지분 형태로[즉 자금을 받는 곳의 자기자본equity 형식으로(독자 해석)] 돈을 빌려 주는 회사가 존재했는데, 이것이 머천트 뱅크(merchant bank)다. ( ... ... ) 이러한 머천트 뱅크가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을 거치면서 미국에서 투자은행이라고 불리기 시작했고, 그 가장 대표적인 곳이 JP모건이다. 비즈니스의 성격상 당시 머천트 뱅크와 투자은행 사이에 큰 차이가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유럽과 영국에서는 머천트 뱅트로 칭하고, 미국에서 투자은행으로 칭하며 서로 용어롤 달리 사용했던 셈이다. 역사상 대표적인 머천트 뱅크로는 1994년 닉 리슨(Nick Leeson, 1967~)에 의해 부도난 베어링스은행, 유대계 자본의 본가 로스차일드, 슈로더, 쿤로브 등이 있다.
투자은행이라는 단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33년 미국의 글래스·스티걸 법이 계기가 되었다. 이 법은 1929년 미국 대공황에 대응해 마련된 것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던 미 주식 시장이 대폭락하자 미 정부는 자국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 자체가 완전히 훼손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예금으로 기반으로 하는 상업은행과 자기자본 투자를 감행하는 투자은행을 분리시켰다.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투자은행은 망하더라도 상업은행은 망하는 일이 없게 한 것이다.
6.1.2 투자은행의 한 축, 자본 시장 대리 및 기업 재무 자문
글래스·스티걸 법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곳은 당대 앵글로·색슨계 자본의 최고봉 JP모건이었다. JP모건은 미 중앙은행 연준이 설립되기 전인 1907년 금융 시장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명성과 신용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켰을 정도로 명망을 누렸던 존 피어폰트 모건(John Pierpont Morgan, 1837~1913)의 회사다. 자기 자본 투자 및 인수(underwriting)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얻는 전형적 머처트 뱅크였다. 물론 여기에는 모건의 개인적 명성에 의존하는 소매 금융, 즉 예금 수신을 통한 안정적이고 값싼 자본 조달이 뒷받침되어 있었다. 그러던 것이 두 상호 보완적인 비즈니스를 분리하는 법에 의해 하루아침에 별개 회사로 운영하게 된 것이다. 지점을 통한 예금과 대출을 취급하는 상업은행 부문은 기존 JP모건의 이름을 그대로 유지했고, 투자은행 부문만 완전히 분리되어 당시 JP모건의 파트너 중의 하나였던 해럴드 스탠리의 이름을 따 모건스탠리가 되었다.
예금이라는 안정적이고 값싼 자금 조달원을 잃어버린 미국 투자은행들은 기존의 머천트 뱅크와 같이 자기 자본을 들여 기업의 신주 발행을 인수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의 리스크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 투자은행들은 자기 자본에 의한 인수를 하기보다는 자본 시장에서 대리인 역할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업이 신주를 발행하면 이를 직접 떠안기보다 기업과 투자자 사이에 중개해 주고 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킨 것이다.
자본 시장(capital market)은 회사의 투자에 관련된 자본을 공급해 주는 곳으로, 은행의 단기 대출과 예금으로 대변되는 자금 시장(money market)과 대비된다. 회사 자본은 크게 보아 주식 지분(equity [자기자본])과 부채(debt [타인자본])로 나뉜다. 그래서 투자은행의 자본 시장 부문은 주식 발행 시장(equity capital market, ECM)과 채권 발행 시장(debt capital market, DCM)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자본 시장이 원활하게 기능하려면 기존의 상업은행과 머천트 뱅크 외에 실제로 이 자본 시장에 자본을 빌려줄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담당할 기관, 즉 연·기금과 보험사가 정책적으로 육성되었다.
자본 시장에서의 대리 외에 투자은행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영역이 또 있었으니 바로 기업 재무의 자문이다. ( ... ) 기업의 인수·합병을 주선하고 그 절차를 대리하고 관련 제반 문제에 대해 자문하는 비즈니스는 투자은행에서 가장 화려한 분야로 인식되어 왔다. ( ... )
6.1.3 인베스트먼트 뱅킹과 투자은행
6.1.2 투자은행의 한 축, 자본 시장 대리 및 기업 재무 자문
글래스·스티걸 법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곳은 당대 앵글로·색슨계 자본의 최고봉 JP모건이었다. JP모건은 미 중앙은행 연준이 설립되기 전인 1907년 금융 시장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명성과 신용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켰을 정도로 명망을 누렸던 존 피어폰트 모건(John Pierpont Morgan, 1837~1913)의 회사다. 자기 자본 투자 및 인수(underwriting)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얻는 전형적 머처트 뱅크였다. 물론 여기에는 모건의 개인적 명성에 의존하는 소매 금융, 즉 예금 수신을 통한 안정적이고 값싼 자본 조달이 뒷받침되어 있었다. 그러던 것이 두 상호 보완적인 비즈니스를 분리하는 법에 의해 하루아침에 별개 회사로 운영하게 된 것이다. 지점을 통한 예금과 대출을 취급하는 상업은행 부문은 기존 JP모건의 이름을 그대로 유지했고, 투자은행 부문만 완전히 분리되어 당시 JP모건의 파트너 중의 하나였던 해럴드 스탠리의 이름을 따 모건스탠리가 되었다.
예금이라는 안정적이고 값싼 자금 조달원을 잃어버린 미국 투자은행들은 기존의 머천트 뱅크와 같이 자기 자본을 들여 기업의 신주 발행을 인수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의 리스크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 투자은행들은 자기 자본에 의한 인수를 하기보다는 자본 시장에서 대리인 역할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업이 신주를 발행하면 이를 직접 떠안기보다 기업과 투자자 사이에 중개해 주고 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킨 것이다.
자본 시장(capital market)은 회사의 투자에 관련된 자본을 공급해 주는 곳으로, 은행의 단기 대출과 예금으로 대변되는 자금 시장(money market)과 대비된다. 회사 자본은 크게 보아 주식 지분(equity [자기자본])과 부채(debt [타인자본])로 나뉜다. 그래서 투자은행의 자본 시장 부문은 주식 발행 시장(equity capital market, ECM)과 채권 발행 시장(debt capital market, DCM)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자본 시장이 원활하게 기능하려면 기존의 상업은행과 머천트 뱅크 외에 실제로 이 자본 시장에 자본을 빌려줄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담당할 기관, 즉 연·기금과 보험사가 정책적으로 육성되었다.
자본 시장에서의 대리 외에 투자은행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영역이 또 있었으니 바로 기업 재무의 자문이다. ( ... ) 기업의 인수·합병을 주선하고 그 절차를 대리하고 관련 제반 문제에 대해 자문하는 비즈니스는 투자은행에서 가장 화려한 분야로 인식되어 왔다. ( ... )
6.1.3 인베스트먼트 뱅킹과 투자은행
이 자본 시장 대리와 기업 재무 자문이라는 두 역할을 합쳐 영어로 '인베스트먼트 뱅킹(investment banking)'이라고 부른다.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투자금융'이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적합할 듯싶다.
이 인베스트먼트 뱅킹과 투자은행이라는 말이 서로 비슷하다 보니 혼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는 금융업계에 있는 사람들조차 이를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 둘은 서로 바꿔쓸 수 없는 말이다. 투자은행은 회사나 기관을 지칭하는 단어인 반면, 인베스트먼트 뱅킹은 자본 시장에서의 주식과 채권 발행을 도와주고 기업 재무 문제에 대해 자문해 주는 업무를 지칭하는 단어다. 즉 모건스탠리는 투자은행이고, 기업 인수·합병 자문은 인베스트먼트 뱅킹의 한 분야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베스트먼트 뱅킹은 투자은행이 수행하는 주요 비즈니스 중 하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투자은행이 인베스트먼트 뱅킹만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 ... ... )
여기사 잠깐 증권사에 대해서도 설명할까 한다. 자본 시장에서 발행된 기업의 주식은 이후 매일같이 사고파는 거래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거래가 일어나는 곳을 총칭해 유통 시장이라 한다. 발행 시장을 '기본적(primary) 시장'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응해, 이렇게 이미 발행된 금융 거래가 매매되는 것을 '2차적(secondary) 시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2차적 시장에서 거래하려면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는 회사를 거치는 것이 관습이다. 바로 증권사가 이'중개인(broker)'의 역할을 한다. ( ... ) 즉 자신들이 매수하거나 매도할 의향도 자본도 갖고 있지 않은 상태로 거래를 중개해 주고 그에 대한 수수료를 취득하는 것이 브로커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 ... )
( ... ) 기업 공개 상장(initial public offering)의 경우 모건 시절에는 12%라는 한마디로 입이 쩍 벌리게 만드는 수준이었고 그 이후에도 3~6% 정도로 매력적이었지만, 현재는 2% 이하이며 국내 증권사는 이보다 훨씬 낮은 수수료를 받고 일하기도 한다. ( ...)
투자은행의 다른 핵심 비즈니스는 바로 파생금융의 세일스와 트레이딩(sales and trading)이다. 사실, 파생금융 시장의 규모는 주식 시장 정도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깊고 넓다. 또 인베스트먼트 뱅킹은 주로 주식과 관련된 문제에만 국한되어 있는 반면, 파생금융이 다루는 기초 자산은 주식은 물론 채권, 외환, 원자재 등에 걸쳐 있고, 굉장히 특수한 자산까지 다루기도 한다. 그래서 이 파생금융 세일스와 트레이딩에서 발생되는 수익은 인베스트먼트 뱅킹보다는 상대적으로 훨씬 안정적이며 그 규모도 더 크다. 다시 말해 오늘날 투자은행들은 기업 재무의 자문 및 자본 시장 대리인으로서의 역할보다 파생금융 공급자로서의 역할에 더 중요성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앞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유지 비용이 워낙 많이 드는 투자금융(인베스트먼트 뱅킹) 부문의 특성에 기인하는 면도 없지 않은데, 전 세계적으로 3개 정도의 투자은행만이 규모와 범위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고 보면 대다수 투자은행이 집중해야 하는 분야가 어디인지는 자명하다.
투자은행의 세일스와 트레이딩 부문을 시장(market) 부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각종 기초 자산을 비롯해 그 자산의 가격을 기초로 해 만들어진 파생금융 거래가 매매되는 것을 주관한다는 의미다. 주식이나 채권의 유통 시장 또한 시장 부문의 일부인데, 수익은 매우 박하지만 파생금융 거래의 원활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필요하기 때문에 내부 부서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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