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일 수요일

[발췌: 권오상, 파생금융 사용설명서] 3-2-1 옵션, 의무만 있거나 권리만 있거나

출처: 《파생금융 사용설명서》(권오상 지음 / 부키 펴냄 / 2013). 3장 다양한 파생금융의 형태 中 101~104쪽.

※ 발췌: 

3-2. 로켓 과학자들이 주무르는 옵션 

앞에서 보았듯이, 델타원 파생금융은 기초 자산 가격이 변동함에 따라 그 파생금융 거래 가격도 일정하게 변하는 특성이 있다. 그런데 그 파생금융 거래에 일정한 조건을 추가로 부가하고 그 조건의 만족 여부 등에 따라 지급 조건도 달라지는 계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특정 조건을 부가해 지급·교환하는 기초 자산과 금액도 다르게 만든 파생금융 거래를 총칭해 '불확정적 청구권(contingency claim)'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보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명칭이 있다. 바로 '옵션(option)'이다. 이 옵션의 가격과 기초 자산 가격의 관계를 2차원 평면상에 그려 보면, 델타원 파생금융에서처럼 직선으로 표현되지 않고 꺽은선 등으로 그려진다. 이 점에 착안해 '비선형적(nonlinear)' 파생금융 거래'라고도 한다.

  옵션은 그 조건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기에 가격을 산정하고 거래를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 1960년대에 가격을 매기고 거래할 수 있는 가장 초보적인 형태의 옵션 기법이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 기법을 이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제안되었다. 그 이래로 옵션은 금융 시장의 총아가 되어 폭발적으로 성장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옵션 기법과 이론은 응요웃학과 공학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이는 자산 가격의 변동성을 감안한 모델링 결과가 물리의 열전달 방정식의 변형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당시 미국과 구소련 간의 진장이 많이 완화되어 미국 국방 분야 일자리가 많이 줄자, 갈 곳이 없게 된 물리학 및 수학 박가들이 금전적 보상을 약속하는 월가로 몰려가 '퀀트(quant)'라는 새로운 직군을 형성했다. 금융 지식은 전무하지만 방정식을 풀 수 있는 이들을 월가에서는 '로켓 과학자(rocket scientist)'라고 부르기도 한다. 글자 그대로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이나 우주선 개발 등의 업무를 하던 이들이 금융 시장에서 일하게 된 것을 가리킨다.


3-2-1. 옵션, 의무만 있거나 권리만 있거나

델타원 파생금융 거래의 기본 구성 요소거 선도라면 옵션의 기본 구성 요소는 바로 바닐라 옵션이다. 바닐라 옵션에는 콜옵션(call option)과 풋옵션(put option)의 2가지가 있다. 콜옵션은 특정 기초 자산을 미리 정한 수량만큼 확정된 미래 시점에 정해 놓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다. 반대로 풋옵션은 특정 기초 자산을 미리 정한 수량만큼 확정된 미래의 시점에 정해 놓은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다. 이때 미리 정해 놓은 가격을 '행사 가격(strike)'이라 한다. 콜옵션과 풋옵션은 일반적으로 장외와 장내에서 모두 거래된다. 주식은 장내가 좀 더 일반적이고 외환, 이자율, 원자재 등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는 장외가 좀 더 일반적이다.

  옵션은 앞의 선도와 비교해 보면 그 특징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선도는 두 거래 당사자 모두에게 의무다. 이에 반해, 옵션은 누가 사고 누가 팔았느냐에 따라 한쪽은 의무만 지고 아무 권리는 없는 반명 다른 한쪽은 의무는 없고 오직 권리만을 보유한다. 여기서 권리는 없고 의무만 지는 쪽은 옵션 매도자이며, 의무는 없고 권리만 갖는 쪽은 옵션 매수자다. 영어로 '롱(long)'과 '쇼트(short)'라는 표현도 사용하는데, '옵션을 롱한다'는 '옵션을 보유했다' 즉 '옵션 매수자'라는 의미이고 반대로 '옵션을 쇼트했다'는 의미는 '옵션을 팔았다' 즉 '옵션 매도자'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보자. 6개월 후에 아들의 미국 유학 자금으로 5만 달러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의 달러·원 현물 환율은 1100원. 6개월 뒤에도 환율이 그대로하면 좋겠지만 미래의 일이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다. 이런 사람에게 5만 달러를 6개월 뒤에도 1100원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은 안성맞춤일 것이다. 환율이 너무 올라 5만 달러를 확보하기 위한 원화 금액이 너무 키지는 것이 우려된다면 현재 시점에 이 콜옵션을 구매할 수 있다. 그래서 만약 6개월 뒤 환율이 1100원 이상으로 올라가더라고 여전히 1100원에 5만 달러를 살 권리를 갖고 있으므로 아무런 문제 없이 5만 달러를 구해 송금할 수 있고, 반대로 1100원 미만으로 내려가면 그때는 그냥 1100원보다 싼 환율로 5만 달러를 매입해 보내면 되니까 말이다. 이와 같이, 옵션의 구입(즉 옵션에 대한 롱 포지셔)은 의무는 없고 원리만 갖는, 나쁠 일은 없고 좋을 일만 있는 그런 상태를 만들어 낸다.

  아무런 의무는 없고{의무는 전혀 없고} 권리만 갖는 좋은 것을 무상으로 얻을 수는 없다. 옵션 매도자는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이를 옵션의 '프리미엄'이라고 부른다. 즉 옵션을 사는 가격이다. 옵션을 매수하기 위해 옵션 매도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현금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옵션의 프리미엄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이는 5장에서 다룰 것이다.

  콜옵션과 풋옵션의 롱 포지션과 쇼트 포지션을 적절히 조합하면 어떤 형태의 지급 구조도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앞에서 논한 선도도 보기에 따라서는 이 콜옵션과 풋옵션으로 구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만약 선도를 매수한 상태라면, 이는 콜옵션에 대한 롱 포지션과 풋옵션에 대한 쇼트 포지션을 취한 것과 전적으로 동일한 상태가 된다. 이렇게 보면, 모든 파생금융의 가장 작은 기본 구성 요소는 바로 이 콜옵션과 풋옵션이라고 할 수도 있다.
※ 선도 매수(1) = 콜옵션 매수(2) + 풋옵션 매도(3).  (1) 미래의 확정된 시점 t에 상품 X를 매수하기로 약정 = (2) 살 수 있는 권리를 (이를테면 거래 상대 A에게서) 매수해 보유+ (3) 팔 수 있는 권리를 (이를 테면 거래 상대 B에게) 매도해 양도 

3-2-2. 무궁무진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비정형 옵션

바닐라 콜옵션 및 풋옵션에 다른 조건들을 추가해 내가 필요로 하는 상황에 딱 맞는 새로운 옵션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형태의 옵션을 총칭해 비정형 옵션(exotic option)이라 한다. 이 비정형 옵션의 가격 산정과 리스크 관리, 그리고 이를 통해 새로운 금융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은 파생금융 전체에서 가장 꽃이라고 할 만한 영역이다. 이 비정형 옵션의 종류는 글자 그대로 무궁무진하다. 오직 개인의 상상력만이 그 한계라고 할 수 있다.

  ( ... ... ) p.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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