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6일 목요일

[기사 읽기] 돌아온 산업은행, 환영 받으려면 (더벨, 2013)


※ 발췌:

돌이켜 보면 2009년 MB 정부의 산업은행 민영화 계획이 전혀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니었다. 한국 경제는 개발도상국을 지나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합류해 가는 상황이었고, 그런 실물경제의 흐름에 맞추어 금융시스템 역시 은행 중심에서 여타 선진국 수준의 금융시장 중심으로 전환이 필요했다. 개발 경제 시대의 개발금융을 제공하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수명은 끝난 것으로 보였다. 

기업금융 부문에서 압도적인 노하우와 탁월한 역량을 갖춘 산업은행을 여차저차해서 인수하게 된 대우증권과 묶어 CIB(Corporat & Investment Bank) 모델로 민영화한다는 게 그럴싸해 보였다. 기업금융 중심의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겸비하겠다는 이 모델은 한편으로는 양다리 걸치기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미래였을 것이다. 산업은행을 민영화해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만들지 않으면 한국 자본시장은 외국 투자은행들의 놀이터가 될 것이라는 당시의 여론몰이에는 여전히 동의할 수 없지만 말이다.

민영화 논의는 끝났다. 이제 산업은행은 제 몸의 일부였던 정책금융공사를 다시 흡수하고, 정책금융기능과는 관련이 없는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대우증권 등 계열 자회사들을 매각한 후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 ... 중략 ... ]

한국 기업이나 금융의 역사에서 산업은행의 공로는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개발금융 시대를 지나 외환위기 이후만 하더라도 금융시장이 붕괴될 때마다 구세주로 등장한 것은 산업은행이었다. 지금 세계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과거에는 산업은행의 품 안에서 보호를 받으며 성장하지 않었던가. 망해가던 현대건설을 살릴 때도, 어쩌면 외국에 헐값으로 넘겨졌을 지 모를 하이닉스를 구할 때도 산업은행은 주역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대주단협약을 주도해 건설사 등의 집단 부도사태를 막아냈고, 발행시장 CBO(Primary CBO)를 활용해 중견·중소기업에 자금의 물꼬를 터주지 않았던가. [ ... 생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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