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9일 월요일

[미시경제학] 서문

출처: 미시경제학
지은이: 신봉호, 제3판(2010년 10월), 박영사 펴냄 / 초판(1996), 개정판(1999)

※ 서문 발췌:

(...) 그동안 나는 수 년에 걸쳐 정부에서 정책 수립을 하는 데 참여하였다. 그 과정에서 한국경제의 실상을 대학 강단에 있었을 때보다 훨씬 잘 볼 수 있었다. 적지 않은 중소기업인을 만났고 근로자를 만났다. 시민운동가를 만났다. 한국경제는 일자리 위기와 중소기업 경쟁력 위기의 양대 위기를 만성적 질환처럼 앓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

(...) 개정판(대부분의 다른 교과서를 포함하여)이 세 가지 측면에서 잘못되었거나 미흡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첫째, 현실 경제를 설명하는 이론의 초점이 잘못 설정되었다. 개정판은 대부분의 미시경제학 교과서에서와 가티 미시경제학의 초점이 완전경쟁이론과 완전경쟁체제에 맞추어져 있다. 시장실패는 예외적인 상황의 일이고 정부개입으로 얼마든지 해결가능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경제나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한 미국경제의 현실은 시장실패의 영역이 본질이자 핵심임을 말해 주고 있다.

둘째, (...) 주로 선진국의 사례로 설명하고 한국경제의 사례로 설명하지 못했다. (...) 한국적 현실과 한국의 담론과 동떨어진 이론과 사례는 책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과 흥미를 주기 힘들 것이다.

셋째, 미시경제학의 이론 중 일부 이론은 지식시대의 시장과 기업을 설명하는 데 심각한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지 못했다. 지식시대하에서 미시경제이론의 상당부분은 침몰하게 될 것이다. 특히, 완전경쟁시장이론은 쓸모없게 될지 모른다. 기존의 기업과 시장이론은 피터 드러커가 갈파했듯이 이윤극대화 가설에 입각한 산업시대의 이론이다. 근로자는 기계와 마찬가지로 생산수단일 뿐이다. 지식시대의 지식근로자는 단순 근로자가 아니다. 경영자와 같이 혁신의 파트너이자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다. 기존 기업이론은 지식시대의 현실을 설명하는 데 실패할 것이다.

(...) 다음 세 가지 점을 강조하면서 제3판을 집필하였다.

첫째, 시장실패를 강조하였다. 보이지 않는 손이 사회적 관점에서 바람직한 자원 배분을 달성하는 데 실패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시장경제를 설명하려 하였다. 한국경제의 일자리 위기, 중소기업의 경쟁력 위기, 그리고 미국의 금융위기 등은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하지 않거나 위력을 상실했다는 실증적 증거이다. 물론 시장실패는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새삼 중요해진 이론이다. (...)

둘째, 한국경제 사례로 이론을 설명하려 노력하였다. 아직도 미흡하지만 다른 교과서에서는 보기 힘든 시도라고 생각한다. (...)

셋째, 지식시대의 시장과 기업을 설명하는 데 심각한 한계가 있는 이론을 지적하고 지식시대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과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윤극대화 가설의 재비판(8장), 독점적 경쟁시장이론의 산업 내 무역 사례(13장). 비대칭정보이론의 사례(22장) 등은 이 범주에 속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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