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7일 화요일

투자은행 일부 용어: bulge bracket, ...

자료: 국내외 투자은행 현황과 전망(2002. 7, 한국증권업협회/조사국제부)


  • 투자은행 산업에서 가장 큰 기업들은 흔히 벌지 브래킷(Bulge Bracket) 또는 스페셜 브래킷(Special Bracket) 기업이라고 불리는 데, 약 10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는 이들 기업들의 이름이 묘비광고(Tombstones)라고 불리는 공모발행 공고와 매출안내서의 표지에 다른 기업들에 비해 크고 진한 글자로 인쇄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임).
  • 벌지 브래킷 기업 아래에는 메이저 브래킷(Major Bracket)이라고 알려진 중간규모 기업들의 두 번째 계층이 있고, 세 번째 계층은 하부 메이저(Submajor)와 지역기업(Regionals)이라고 불리는 소규모 기업들로 구성됨.
  • 투자은행은 완전서비스 기업(Full-Service Shops)에서 전문기업(Boutiques, Specialty Shops)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완전서비스 기업의 경우도 나름대로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음.

    ―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은 주로 증권발행자(Issuer) 중심이고, 베어 스턴즈(Bear Stearns)사는 투자자 위주임.
    ― 페인 웨버(Paine Webber), 메릴린치 등은 주로 와이어 하우스(Wirehouses) 임.
    ― 반면, CSFB 의 경우는 위탁 매매 고객이 주로 기관투자자임.


현재 투자은행 업무의 5대 축은 유가증권 인수·금융자문·위탁매매·자산관리·자기자본투자 업무. 이 가운데 한국 증권회사는 지나치게 위탁매매 업무(빅5 증권사 평균 55%)에 집중하는데, IT(정보기술) 발달로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진다. 그러는 사이 빅3 글로벌 투자은행은 저만치 달려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유가증권 발행이나 금융자문 따위 전통적 투자은행 업무에서 2000년 들어 자기매매 및 자기자본투자로 수익 기반을 옮겼다. 모건스탠리도 자기거래 분야에서 차지하는 수익이 절반에 이른다. 메릴린치는 위탁매매 비중을 확 줄이고 자산관리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중략...)

월가에서 이른바 벌지브래킷(Bulge Bracket)으로 불리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씨티그룹, JP모건, 리먼브라더스, 베어스턴스 같은 상위권 투자은행은 공통점이 있다. ‘평판’이라는 이름의 신용이다. 업무 특성상 투자은행은 ‘위험’이 즉 상품이다. 위험을 상품화하는 능력이 곧 투자은행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위험에 관한 정보를 집적하고 배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이다. 또 상업은행이나 보험과 달리 투자은행은 상품을 표준화하기 어렵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다양하고 이질적인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위험을 관리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하려면 창의와 혁신을 꾀하는 고급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유지하느냐에 달렸다. 난수표 같은 투자은행 상품을 이해하는 고객이 극히 드문 상황에서 고객은 어떤 투자은행을 선택할까. 당연히 평판이 좋은 신뢰할 수 있는 회사로 달려갈 것이다. 수없이 반복되는 거래를 통해 오랫동안 형성되는 이 평판은 인재가 만든다. 투자은행에서 인재와 평판은 핵심 경쟁력인 셈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치고 평판과 인재 확보에서 그리 빠지는 곳은 없지만, 역시 최강 군단은 골드만삭스다. 금융계뿐 아니라, 정계와 재계, 행정부를 움직이는 핵심 요직에 골드만삭스 출신이 포진해 있다. 현직 재무장관인 헨리 폴슨, 전직 재무장관이자 현 시티그룹 회장인 로버트 루빈,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븐 프리드먼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의장 등 미국을 움직이는 쟁쟁한 인물이 브로드가 85번지를 거쳐갔다. 가장 최근의 예로는 지난해 11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위기에 빠진 메릴린치의 새 사령탑이 된 존 테인 뉴욕 증권거래소 CEO를 들 수 있다. 테인의 후임인 던컨 니더라우어도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골드만삭스는 고위 인사가 행정부와 정계에 들어갔다가 퇴임하면 다시 돌아오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로 구설에 오른다. 출신이라고 서로 밀고 끌어주는, 돈과 권력에만 집착하는 집단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처음부터 될성 부른 인재를 뽑는다는 엘리트주의에 파트너가 되기 위한 혹독한 내부 경쟁 체제는 골드만삭스의 독특한 인재양성 시스템이다(경쟁사보다 한참 늦은 1999년 기업공개를 했지만 여전히 특유의 ‘파트너십=무한책임회사’ 제도를 유지한다). 여기다 팀워크 우선주의도 한몫한다. 가장 비인간적이라는 돈장사를 하면서도 ‘나’보다 ‘우리’가 우선하며, 한국에서도 폐기될 처지인 ‘인화단결 공동책임 무한성실’ 같은 가치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온갖 구설과 시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세계 최강의 투자은행으로 군림하게 된 동력인 것은 분명하다. <투자은행>에서 토머스 리워(미국 세인트존스 대학 교수)는 “골드만삭스가 자기자본투자(PI)에 적극 나선 것은 2000년 이후 정상에 등극한 중요한 요인이지만, 일찍이 ‘인재 확보=미래 성장동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 주효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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