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4일 목요일

[한국증권법학회: 김병연]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한 인수인의 손해배상책임과 Due Diligence 항변

자료: 한국증권법학회, http://www.ksla.org/text/0402-2.pdf


지은이: 김병연
한림대 법학부 교수, 법학박사(S.J.D.)


※ 메모: 미국 1933년 증권법을 비롯해 원문을 세세히 확인하고 유가증권 발행 및 유통과 관련된 여러 가지 용어를 세심하게 정의해 구분한 자료여서 인상적이다. 유익한 자료를 인터넷에 공개해주신 한국증권법학회와 저자께 감사드린다. 본 게시물은 학습 목적으로 위 출처 자료의 일부를 메모하고 정리한 것이므로 원본을 보시고자 하시는 분은 위 출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 주요 용어: 모집, 매출, 공모(공모발행), 분매, 발행인, 인수인, 인수계약, 주간사회사, 주간사계약, 신규공모발행(IPO), 사업설명서, due diligence(주의 의무의 성실한 이행),


1. 모집, 매출, 공모:
  • 모집(募集: pubic offering of new securities)은 신규로 발행되는 유가증권의 취득의 청약을 권유하는 것이고,
  • 매출(賣出: public offering of outstanding securities)은 이미 발행된 유가증권의 매도의 청약을 하거나 매수의 청약을 권유함을 말하며,
  • 모집과 매출을 합하여 공모(公募)라고 부른다. 증권거래법 제2조 제3항 및 제4항, 한국증권업협회의 “유가증권인수업무에관한규칙(이하 “인수규칙”이라 한다)” 제2조 제2항 참조.
2. 분매와 인수단
  • 분매(distribution)라고 하는 것은 공모발행의 과정을 의미하며 일단의 증권(a block of securities)이 분산되어 궁극적으로 투자자들의 손에 취득되는 전 과정을 의미한다. Larry D. Soderquist & Theresa A. Gabaldon, Securities Regulation 224, 228~229 (5th ed, 2003).
  • 인수업무를 여러 증권회사가 담당하는 경우에는 인수단(underwriting syndicate)이 형성되며 이러한 경우에는 유가증권의 발행인과 인수단 혹은 주간사회사(managing underwriter) 간에 주식총액 인수 및 모집(매출)계약이 체결될 것이다.
3. due diligence
  • 본 논문에서는 미국법상 due diligence 항변은 우리나라 증권거래법상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음을 말하는 것으로 사용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하에서는 인수인의 경우로 좁혀서 due diligence 항변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 최근 부동산분야와 관련하여 “자산실사”라는 명목으로 미국법상의 “due diligence”의 개념을 빌려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한국토지신탁/금융사업팀, 「부동산을 움직이는 REITs」, 부연사, 2000, 143면 참조), 그 내용이 본 논문에서 고찰하려고 하는 유가증권신고서의 하자와 관련한 책임발생에 대한 항변사유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인지 불명확하다. 물론 책임발생을 면하기 위해서는 자산실사를 철저히 하여야 되는 것이지만 due diligence 자체를 자산실사라고 번역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며, 이러한 용어의 사용은 부정확하고“주의의무의 성실한 이행”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Ⅰ. 머리말

유가증권의 공모발행 즉 募集 또는 賣出[주1]은 한 회사의 증권이 증권시장에 발행되어 나오는 중요하고 매우 복잡한 과정을 포함한다. 증권거래법과 부속법령 상의 모든 절차에 따라서 발행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유가증권의 발행업무에는 당해 증권의 발행회사 내부의 이사 및 관련업무에 종사하는 자들 뿐 아니라, 이러한 절차에 관하여 법률자문을 하는 변호사, 공시서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재무관련서류의 작성에 관계하거나 자문을 하는 회계사감정평가사 등의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게 된다. 또한 유가증권의 발행업무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유가증권발행인인 회사의 인력만으로 이를 감당하기는 어렵고 또 전문성을 요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당해 유가증권의 발행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인수업무를 수행하는 증권회사인수계약을 체결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주1] 위 메모 1번 참조.
[주2] 일괄신고서(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 단서)를 제출한 발행인의 경우에는
일괄신고추가서류를 제출하는 날에 이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동법 시행령 제8조 제4항).

유가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이 있는 경우에 증권거래법은 증권발행회사가 유가증권신고서를 작성하여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유가증권신고서가 수리되지 않으면 유가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을 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증권거래법 제8조 제1항). 또한 사업설명서를 작성하여 유가증권발행회사의 본점 및 지점, 금융감독위원회, 증권거래소 또는 증권업협회, 그리고 청약사무를 취급하는 장소에 비치하여야 하며(증권거래법 제12조 제1항, 동법 시행규칙 제4조), 당해 유가증권신고의 효력이 발생하는 날에[2] 이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동법 시행령 제6조 제4항). 이러한 서류들은 증권발행회사와 당해 유가증권의 발행에 관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하여 투자자들이 정확한 투자판단을 하도록 하는 것이며, 이는 결국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증권거래법에서는 유가증권신고서와 사업설명서의 내용에 허위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한 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유가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때에는 법이 정하는 일정한 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증권거래법 제14조 제1항). 이러한 책임을 부담하는 자들 중에서 유가증권의 발행인과 인수계약을 체결하는 인수인(underwriter)의 경우는 유가증권신고서와 사업설명서의 작
성에 직접・간접적으로 관련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공시서류의 부실작성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주3] 즉 증권거래법 제14조 제1항에 열거되어 있는 다른 자들은 공시서류의 작성에 직접・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자이기 때문에[주4] 그 부실기재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유가증권신고서류의 직접적인 작성주체가 아닌 인수인이 당해 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자신의 직접적・간접적 행위의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이 법의 일반원칙임에 비추어볼 때 인수인이 직접
작성하지 아니한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예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정책적 고려 내지 유가증권발행업무에 있어서 인수인이 차지하는 위치의 중요성 등에 비추어 부실기재에 대한 책임을 인수인에게 부담시킨다고 하더라도 유가증권신고서류의 작성에 직접적・간접적으로 참가한 자들의 책임과 그렇지 아니한 인수인의 책임의 내용이 왜 반드시 동일하여야 하는가에 대하여도 의문이 생긴다. 그리고 책임내용의 동일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당해 공시서류의 부실기재로 인한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행사하는 소위 due diligence 항변의 내용의 차별성을 인정할 필요는 최소한 있지 않은가 하는 점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논하는데 있어서 지금까지의 논의는 주로 유가증권발행인인 회사의 이사들에게 집중되어 왔음이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감사제도의 변화・확대로 인하여 사외이사제도의 도입 및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하여 이사의 권한행사에 대한 제한과 책임의 명확성을 기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회사의 업무와 직접적・간접적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회사 외부의 자에 대한 책임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야할 필요가 있는데, 바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인과 인수인의 책임에 대한 것이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인에 대한 연구는 최근까지 적지 않게 이루어졌지만, 유가증권의 발행시장에 있어서 인수인의 책임에 대한 연구는 소홀히 여겨져 온 것이 또한 사실이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유가증권의 인수업무를 하는 인수인의 책임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려고 한다.

최근 도입이 확정된 증권집단소송과 관련하여 보더라도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로 인한 손해의 발생이 집단소송의 제기원인 중의 하나가 된다.[주5] 예를 들어 주가 하락의 원인이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있을 때 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제기될 것인데, 인수업무를 담당한 인수인도 여기에서 비껴갈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도 우리나라 증권시장에 참여하는 외국투자자들은 이러한 소송에 익숙한 반면, 우리나라에서 주로 인수업무를 담당하는 증권회사들은 이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지금까지 인수업무를 담당한 증권
회사의 책임의 문제는 주로 시장조성이나 투자자권유책임과 관련된 것에 국한되어 논의되어 왔지만, 증권집단소송이 도입되고 이에 의한 소송이 활발해지면 이제는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한 인수인 특히 증권회사의 손해배상책임도 문제될 것임에 분명하다. 미국의 경우에는 이 부분에 대한 판례가 일찍부터 확립되어 있어서 현재 이에 관한 별다른 논란은 없어 보인다. 증권시장의 국제화는 시대적 대세이므로 유가증권의 모집・매출과 관련하여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와 관련하여 인수업무를 수행하는 증권회사의 책임에 대해서 미리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현행 증권거래법상 공시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한 인수인의 책임내용에 대하여 검토해보고 미국의 경우와 비교하여 개선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Ⅱ. 유가증권의 인수업무와 인수인

1. 유가증권의 발행과 인수계약의 체결

유가증권을 발행함에 있어서 유가증권발행인이 직접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직접발행’의 방법으로 할 수도 있으나, 발행하는 증권을 직접 매각하는 것은 그 절차의 복잡성에 대한 부담이 있을 뿐만 아니라 증권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기업의 경우에는 성공적인 유가증권의 발행을 담보하기가 어렵다는[주6] 점에서도 직접발행을 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인수인(underwriter)이라고 부르는 전문중개인을 이용하여 증권을 시장에 매각하는 ‘간접발행’의 형태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주7] 그러나 유가증권발행인이 매각하는 증권의 총가액이 크면 클수록 간접발행의 형태를 취하게 되겠지만, 소규모발행이라면 직접발행도 가능할 것이다.

[주7] 간접발행을 취하는 목적이 발행한 증권의 매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위험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시가발행이 아니라 할인발행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간접발행의
실효성은 다른 나라의 경우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김정수, 전게서, 105~106면

유가증권의 引受라 함은 유가증권을 발행되어 分賣(distribution)되는[주8] 과정에서 인수인이 유가증권의 발행인으로부터 유가증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득하거나, 이를 취득하는 자가 없을 때에는 그 잔여분을 취득하는 계약을 하거나, 수수료를 받고 발행인을 위하여 당해 유가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을 주선하는 것을 말하며,[주9] 인수인은 이러한 인수업무를 행하는 자를 말한다(증권거래법 제2조 제7항).[주10] 즉 인수인이 행하는 인수업무는

  1. 유가증권을 발행함에 있어서 이를 매출할 목적으로 그 유가증권의 발행인으로부터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취득하는 것,
  2. 유가증권을 발행함에 있어서 이를 취득하는 자가 없는 때에 그 잔여분을 취득하는 계약을 하는 것, 혹은
  3. 수수료를 받고 발행인을 위하여 당해 유가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을 주선하거나 기타 직접 또는 간접으로 유가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을 분담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들 업무 중 하나를 행하게 되면 증권거래법상 인수인으로 본다(증권거래법 제2조 제6항 및 제7항).

[주8] 위 메모 2 참조.
[주10] 위 메모 2 참조.

인수인이 행하는 인수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총액인수(firm committment underwriting), 모집주선(best efforts underwriting), 그리고 잔액인수(stand by underwriting)가 바로 그것이다.[주11]
  • 總額引受(firm committment underwriting)의 방법은 발행하는 유가증권을 모두 인수인이 매수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방법에서는 인수인이 유가증권의 매각의 주체가 되며 유가증권발행인으로부터 유가증권 매각에 대한 수수료를 받게 된다.
  • 募集周旋(best efforts underwriting)의 방법은 유가증권발행인이 인수인을 유가증권의 매각주체로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대리인(agent)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모집주선의 방법은 총액인수의 방법의 경우보다 유가증권발행인은 인수인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매각되지 않은 증권은 모두 발행인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 殘額引受(stand by underwriting)의 방법은 유가증권을 일반에 공모하여 주식인수인을 모집한 결과 매도잔량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인수인이 취득하도록 인수인과 계약하는 것을 말하는데, 총액인수와 모집주선의 중간형태라고 할 수 있다. 잔액인수의 방법을 택하게 되면 잔액인수를 하게 되는 인수인은 잔액을 인수한 후 이를 시장에 매각하여 수익을 올리는 외에 잔액인수 그 자체에 대한 수수료를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유가증권발행인의 입장에서도 발행되는 증권을 전량 매각하지 못한 경우에도 잔액에 대한 부담을 덜고 예상한 자금조달액을 모두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주12]

2. 기업공개절차에 있어서 인수인(underwriter)의 역할

인수인은 유가증권의 발행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유가증권발행회사에 대하여 조사하고 유가증권신고서류의 준비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증권의 공모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주13] 실질적으로 주간사회사는 주식의 인수를 의뢰받은 경우에 주간사계약을 체결하고 그 사본을 증권업협회에 제출하게 되며(인수규칙 제3조 제1항), 공모주식을 인수하는 경우 유가증권 발행회사와 당해 발행유가증권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여 이에 대한 평가의견을 유가증권신고서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인수규칙 제4조 제1항).[주14] 투자자들은 그들이 어떤 유가증권에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함에 있어서 그것이 최초의 기업공개신규공모발행(IPO)의 경우라고 한다면 인수인이 누구인가가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수인의 명성은 투자자들에게는 성공적인 투자의 길잡이가 될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인수인의 명성에 의존함으로써 투자자들이 지불해야 할 정보비용(information cost)을 지불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주15] 현실적으로 미국에서는 많은 증권집단소송에서 인수인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소의 제기대상이 되어 왔다.[주16] 유가증권발행인이 인수인을 선정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당
해 유가증권발행의 위험도와 그러한 유가증권의 인수업무를 성공적으로 행할 수 있는 인수인의 능력이다.[주17] 성공적인 유가증권의 발행이 이루어졌는가의 여부는 발행 후 증권시장에서 발행된 유가증권의 거래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유가증권발행인은 회사의 자금조달의 필요를 만족시켜줄 발행가액의 산정에서뿐만 아니라 빠른 시일 내에 유가증권의 매각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인수인을 찾게 되는 것이며 이것은 인수인이 유가증권발행인으로부터 받게 될 수수료수입을 정하는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점은 결국 본 논문에서 다루게 되는 부실공시에 대한 인수인의 손해배상책임을 묻게 되는 하나의 이론적인 근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Ⅲ. 不實公示書類에 대한 損害賠償責任

1. 부실공시서류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1.1. 미국 증권법상 부실공시서류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미국 1933년 증권법 제11조는 등록신고서(registration statement)사업설명서(prospectus)의 중요한 사실에 있어서의 부실기재(untrue statement) 또는 중요한 정보의 누락(omission)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① 등록신고서에 서명한 모든 자,[주18] ② 등록신고서 제출 당시의 이사 또는 이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자, ③ 본인의 동의 하에 이사 또는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자로 재임중이거나 취임할 것으로 등록신고서에 기재된 자, ④ 본인의 동의 하에 등록신고서의 일부를 작성하거나 증명한 것으로 기재된 회계사(accountant), 기술자(engineer), 평가사(appraiser), 기타 전문가, 그리고 ⑤ 당해 증권의 인수업무를 담당하는 인수인(underwriter) 등을 그러한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주19] 그리고 발행인 등 부실공시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자에 대하여 지배력을 가진 자(controlling person)[주20]에게도 유가증권신고서의 부실기재 또는 중요한 정보의 누락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자와 함께 동일한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고 있다.[주21]

1.2. 우리나라 증권거래법상 부실공시서류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유가증권신고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유가증권을 모집 또는 매출하려고 하는 회사가 유가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 및 발행회사와 관련된 사항을 기재하여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는 신고서를 말한다(증권거래법 제8조 1항). 사업설명서(동법 제12조)도 유가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과 관련하여 더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러한 유가증권신고서와 사업설명서는 유가증권을 취득하려고 하는 투자자들에게 유가증권의 발행 및 발행회사에 관한 중요한 情報提供源이 되기 때문에 그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증권거래법에서는 유가증권신고서의 기재사항 중 허위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한 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유가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때에는 일정한 자에게 그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증권거래법 제14조 1항). 이러한 책임을 부담하는 자에는 ① 유가증권신고서상의 신고자와 신고 당시의 당해 법인의 대리인, ② 당해 유가증권신고서의 기재사항 또는 그 첨부서류가 진실 또는 정확하다고 증명하였거나 서명한 공인회계사・감정인 또는 신용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자, ③ 당해 유가증권의 발행인과 인수계약을 체결한 자, ④ 당해 사업설명서를 작성하거나 교부한 자, 및 ⑤ 매출의 방법에 의한 경우 매출신고 당시의 당해 매출되는 유가증권의 소유자가 해당된다(동법 제14조 1항 1호 ~ 5호). 이러한 자들 중에서 ③의 경우가 주로 유가증권의 인수업무[주22]를 담당하여 증권업을 영위하는 증권회사들이며 발행주간사라고 불린다.[주23] 즉 직접적인 작성주체가 아닌[주24] 증권회사에게 유가증권의 인수업무를 담당한다는 이유로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2. 부실공시서류에 대한 인수인의 손해배상책임의 근거

2.1. 서

지금까지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한 책임은 유가증권발행인인 회사의 이사들에게 집중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는 발행회사가 증권을 발행하는 핵심주체이기 때문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인수인은 기업공개절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유가증권신고서류의 작성과 관련하여서는 어떠한 부분도 직접적으로 관여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하여 인수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사법의 일반원칙에서 벗어나 보인다. 따라서 현행 증권거래법의 규정이나 미국 1933년 증권법의 규정에서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하여 인수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것에 대한 이유는 법리적인 이유보다는 정책적인 고려에서 많이 비롯된다고 할 것이다.

증권시장의 구조에서 인수인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주로 증권회사이다. 즉 증권시장은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으로 크게 나누어지고, 발행시장(the primary market)에서는 주로 인수인을 통하여 주식의 공모발행(public offering)이 이루어지고[주25] 대주주가 소유하고 있는 대량의 주식을 시장에 매출하는 경우도 발행시장의 영역에서 유가증권발행인의 지위와 같이 인식되어 처리되고, 이러한 매출도 증권회사를 통하여 이루어지게 되므로 발행시장에서의 증권회사의 지위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주26]

발행시장에서는 공모발행의 경우라면 인수인인 증권회사의 역할은 절대적이며 유통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이 증권회사의 분석가(analyst)들이 제공하는 회사에 대한 분석정보를 비롯한 투자정보와 투자권유를 접하면서 투자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점에서 증권회사의 역할은 가히 증권시장의 성공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수인의 역할을 담당하는 증권회사는 유가증권의 인수업무에 따른 공시정보의 정확성을 담보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due diligence)를 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유가증권신고서 등에 있어서 허위기재나 중요한 정보의 누락에 대하여 인수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정책적인 이유는 기본적으로 가능한 한 다수의 인수업무 관계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과시킴으로써 상호견제에 의한 분식결산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주27] 분식결산의 방지도 그러한 목적중의 한 가지 일뿐이며 자신의 불법행위 즉 허위의 사실을 기재하고 중요한 사실을 누락시킴으로써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인수인을 제외하고는 당연한 법리적 결과이지 정책적 이유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2.2. 인수인의 손해배상책임의 근거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하여 직접적・간접적으로 관여하지 아니한 인수인에게 그 책임을 묻는 이유는 정책적인 이유에서 비롯된다. 즉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한 인수인의 손해배상책임은 기업공개절차에 있어서 인수인이 차지하는 비중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는데, 투자자들이 시장에 발행되는 회사의 증권을 매수하려 하는 경우에 누가 인수업무를 행하고 있느냐 하는 것은 당해 증권의 가치평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증권이 최초 로 시장에 공개되는 회사의 경우라고 한다면 더욱 더 인수인이 누구인가 하는 것은 투자자의 매우 중요한 관심사항이 될 것이고,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의 매입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인수인의 명성에 크게 의존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주28] 그리고 인수인의 증권업계에서의 명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인수인이 유가증권의 발행인으로부터 받게 되는 수수료의 액수는 증가하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주29] 결국 인수인은 유가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유가증권발행회사와 당해 발행증권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조사하여 당해 유가증권신고서류의 정확성 여부를 담보해야 할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하며, 만일 인수인이 유가증권신
고서류의 정확성에 의문을 가졌다면 인수업무를 담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유가증권신고서류에 기재되어 있는 사항이 부실기재되어 투자자가 손실을 입는다고 하더라도 유가증권의 인수업무를 행한 증권회사는 그 명성에 손상을 입는 것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직접적인 손실을 부담하지 않아야 되지만, 증권거래법은 유가증권의 인수인에게도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함으로써 투자자들에 대한 정보제공의 과정에서의 인수인의 상당한 주의(due diligence)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주30]

2.3. 주간사인수인의 손해배상책임의 근거

유가증권발행인과 직접 인수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주간사회사는 유가증권발행회사로부터 주식인수를 의뢰받은 때에는 주간사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서 사본을 첨부하여 증권업협회에 제출하여야 한다(인수규칙 제3조 제1항). 그리고 주간사회사는 유가증권발행회사가 속한 산업동향, 발행회사의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 등 주식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사항을 분석하여 이에 대한 평가의견을 유가증권발행회사가 제출하는 유가증권신고서에 기재하도록 함으로써(인수규칙 제4조 제1항) 주간사회사는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자신의 행위로 말미암아 투자자에게 직접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점은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내용에 대하여 주간사인수인이 그 내용의 정확성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절차적으로도 요구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점이다. 즉 주간사인수인은 자기의 선행행위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측면도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유가증권의 발행에 있어서 주간사인수인은 공모주식이 투자자에게 매도됨에 있어서 유가증권신고서 등의 공시서류에 대한 실질적인 심사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due diligence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투자자에 대한 일종의 ‘保險機能’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고,[주31] 따라서 유가증권신고서 등의 공시서류의 허위기재 또는 중요한 정보의 누락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당연히 부담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Ⅳ. 인수인의 손해배상책임과 Due Diligence 항변

1. Due diligence 항변의 개념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한 배상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당해 유가증권의 취득자가 증권취득의 청약 시에 허위기재의 사실을 안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증권거래법 제14조 1항). 즉 손해배상청구를 당한 자가 자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증명한다면 책임추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인수인인 증권회사도 “상당한 주의를 다하여” 당해 서류들을 조사했다고 하는 것을 증명하여야 하는데(증권거래법 제14조 1항), 이것이 바로 미국 증권법상의 소위 “due diligence”라고 불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주32]

유가증권신고서류를 조사함에 있어서 인수인이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음을 입증한다면 당해 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부실기재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가 있었을 때 인수인이 입증해야 하는 상당한 주의의 내용과 그 정도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증권거래법은 물론이고 미국의 증권관계법에 있어서도 ”due diligence"의 개념 자체에 대한 법적 정의는 규정되어 있지 않다. 사전적인 의미로서의 “due diligence"는 “새로이 발행되는 증권과 증권의 발행인에 대하여 인수인이 조사 또는 분석하여야 하는 주의의무”라고 되어 있는데, [주33] 일반적으로 “상당한 주의(reasonable diligence)”의 정도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위반은 일반적으로 책임을 발생시킨다.[주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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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2] 위 메모 3을 참조.

[주33] 이에 대한 미국에서의 개념정의는 다음과 같다.
  1. The diligence reasonably expected from, and ordinarily exercised by, a person who seeks to satisfy a legal requirement or to discharge an obligation.
  2. A prospective buyer's or broker's investigation and analysis of a target company, a piece of property, or newly issued security (Black's Law Dictionary, 7th ed. p. 468).
[주34] 위 메모 3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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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ue Diligence 항변의 주체

2.1. 미국 증권법상 Due Diligence 항변의 주체

상당한 주의(due diligence)를 다하였음을 주장하여 유가증권신고서류의 부실기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자[,] 즉 due diligence 항변을 주장할 수 있는 자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우가 상이하다.

미국 1933년 증권법(The Securities Act of 1933)에서는 유가증권의 발행인에 대하여는 일종의 엄격책임(strict liability)을 부과함으로써 due diligence 항변을 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벗어날 수 없도록 하고 있다.[주35] 즉 미국 1933년 증권법은 등록신고서(registration statement)의 중요한 사실에 있어서 허위기재(untrue statement) 또는 중요한 사실의 누락(omission)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자들을 정하면서 발행인은 그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도록 하였다. 반면에 등록신고서 제출 당시의 이사 또는 이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자, 본인의 동의 하에 이사 또 는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자로 재임중이거나 취임할 것으로 등록신고서에 기재된 자, 본인의 동의 하에 등록신고서의 일부를 작성하거나 증명한 것으로 기재된 회계사(accountant), 기술자(engineer), 평가사(appraiser), 기타 전문가, 그리고 당해 증권의 모든 인수인(underwriter) 등은 부실기재에 대하여 발행인과 동일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면서도 그러한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면책의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주36] 즉 원고가 부실기재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거나, 증권가치의 하락이 부실기재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피고가 입증하는 경우에는[주37] 손해배상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주38] 그리고 발행인 등 부실공시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자에 대하여 지배력을 가진 자(controlling person)도 유가증권신고서의 부실기재 또는 중요한 정보의 누락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자와 함께 동일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주39]

2.2. 우리나라 증권거래법상 상당한 주의(Due Diligence) 항변의 주체

우리나라 증권거래법에서는 유가증권신고서와 사업설명서 중 허위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한 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유가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때에는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책임을 부담하는 자들에는 ① 당해 유가증권신고서상의 신고자와 신고당시의 당해 법인의 이사(법인의 설립 전에 신고된 때에는 그 발기인), ② 당해 유가증권신고서의 기재사항 또는 그 첨부서류가 진실 또는 정확하다고 증명하였거나 서명한 공인회계사・감정인 또는 신용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자, ③ 당해 발행인과 당해 유가증권의 인수계약을 체결한 자, ④ 당해 사업설명서를 작성하거나 교부한 자, 그리고 ⑤ 매출의 방법에 의한 경우 매출신고 당시의 당해 매출되는 유가증권의 소유자가 있다(증권거래법 제14조 제1항 제1호~제5호).

그런데 위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자들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실기재 또는 중요한 사항의 누락을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유가증권의 취득자가 취득의 청약 시에 그러한 사실을 안 때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증권거래법 제14조 제1항). 즉 우리나라 증권거래법에서는 미국 1933년 증권법의 규정과는 달리 발행인에게 무과실의 엄격책임을 부담시키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유가증권발행회사도 상당한 주의(due diligence)의 항변을 함으로써 다른 자들과 마찬가지로 부실기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3. 미국에 있어서의 인수인의 손해배상책임과 Due Diligence 항변의 범위

3.1. 1933년 증권법상 due diligence 항변의 범위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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