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17일 일요일

[Work and Society] 헌스타인과 머레이의 "종곡선(The Bell Curve)"

자료: Work and Society, http://was.pe.kr/bellcurve.htm


헌스타인과 머레이(Herrnstein and Murray)는 1994년도에 초판 발행된 [종곡선(The Bell Curve)]을 통해 IQ로 대변되는 지능이 인간의 사회경제적 성공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펴 학계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들에 따르면 지능은 대부분 타고나는 것이며, 미국 사회가 뛰어난 지적 능력을 지니고 평판이 높은 고소득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인지적 엘리트층과 낮은 지적능력을 지니고 낮은 수입의 직종에 종사하는 대다수 사람들로 점점 더 극명하게 분화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은 이러한 현상을 "자연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인지적인 능력이 뛰어난 엘리트층이 그렇지 못한 하층 계급을 보호하는 보호국가(custodial state)가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불가피한 추세에서 저자들이 추천하고 있는 대처방안은 미국의 약자보호정책(affirmative action)과 사회복지정책을 철회하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처한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투자를 지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을 위한 교육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최근 사회과학분야 서적 중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로 50만부 이상이 팔렸을 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나 그러한 환호만큼이나 커다란 비판에 직면하였다. 이러한 비판의 선두에는 사회학자들이 서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 중 한명인 머레이는 자신들의 주장이 "사회학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을 만큼 이 저서가 사회학을 표적으로 삼고있기 때문이다.

하우저(Hauser, 1998: 61)는 기존의 사회계층 연구가 인지적 능력을 무시했음을 인정하면서도 헌스타인과 머레이에 의해서 대중적으로 부각된 인지적 능력에 관한 심리측정학의 주장은 계층화 과정에서 지능지수(IQ)의 역할을 너무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피셔 등(Fischer, Hout, Jankowski, Lucas, Swidler, and Voss, K. 1996: 71)도 사람들의 궁극적인 행운은 가족 배경이나 성장기의 지역적 특색 등 그들의 사회적 배경에 의존하며 지능지수 역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여주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여기에서는 [종곡선]에 대한 비판을 살펴보기에 앞서 논쟁의 대상이 된 [종곡선]의 주장을 소개하는 의미에서 서문의 내용을 요약 발췌해 본다.

Herrnstein, R. J. and C. Murray, 1996. The Bell Curve: Intelligence and Class Structure in American Life. New York: The Free Press. .

○ 지능은 실재하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다르게 존재하는 인간의 상태로서 보편적이고 오래전부터 받아들여진 것임. 이 책은 지능이 정확하고 공정하게 측정될 수 있으며 논리적으로 이해된 구성물임을 전제로 함. 만약 독자들이 우리가 왜 "지능은 정확하고 공정하게 측정된 것이라는" 정통이 아닌 주장을 펴는가를 이해한다면, 그리고 지능과 관련된 그 간의 역사에 관해 알고 있다면 이 책의 나머지 부분들을 보다 잘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짐. 
지능의 선조들 
○ 지능은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진화론에서 출발함. 다윈은 세습되는 지능의 유전성이 인간 진화의 핵심적인 단계임을 주장함. 그의 사촌이던 갈톤 경(Francis Galton)에 의해서 이러한 주장은 구체화되었으며 그는 영국의 특권층을 분석하여 지능의 유전성에 관한 지속적인 관련성을 밝혀내려 함. 이것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지능과 유전사이의 관련성에 관한 논쟁을 유발함. 
○ 갈톤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정신에 관한 검사를 개발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함. 대신 그를 따랐던 연구자들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검사기법을 개발하려고 노력함. 특히, 알프레드 비네(Alfred Binet)는 가장 발전된 질문문항들을 개발하는데 성공함. 이것은 스피어만(Charles Spearman)에 의해서 정교화됨. 그는 피어슨(Karl Pearson)의 상관계수를 이용한 통계적인 정신 검사 기법을 발전시켰으며 요인분석(factor analysis)이라는 통계기법을 통해 여러 정신 검사 결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개인들의 일반적인 특성으로서의 일반지능(g 요인, genenral intelligence)의 존재를 검증하려 함. 곧 직접적인 관찰보다는 통계 분석을 통하여 지능 요인을 측정함. 
○ 한편, 유럽과 영국에서 정신을 측정하려고 노력한 연구자들은 1908년 정신 수준(mental level, 현재의 정신연령 mental age)에 관한 보다 정교화된 측정 도구로 지능지수(IQ: Intelligence Quotient)를 개발함. 이것은 심리학 내에서 심리측정학(psychometrics)의 발전을 낳음. 
○ 지능에 관한 첫 번째 논쟁은 1920-30년대에 발생하였으며 지능을 결정하는 요인이 유전인가, 환경인가에 모아졌으며 특히 미국에서 이민과 관련된 인종정책에 정신 검사를 사용하면서 이 문제가 촉발됨.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정신 검사가 개발됨. 터만(Terman)의 the stanford-binet나 워스러의 WAIS(the Wechsler Adult Intelligence Scale)이나 WISC(the Wechler Intelligence Scale for Children), Minnesota Multiphasic Personnel Inventory 등이 그것임. 
지능에 관한 집중공격 
○ 1960년대 새로운 논쟁은 오늘날까지 지속됨. 정치적으로 이것은 빈곤퇴치를 위한 정책이 실시되면서부터이며 정부의 빈곤과의 전쟁은 미국 사회에서 불평등의 본질에 관한 미국인들의 의식을 일깨움. 특히, 스키너(Skinner)로 대변되는 학습이론의 등장은 유전이나 세습이 아닌 학습을 통해 인간의 본질은 바뀔 수 있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됨. 실험심리학자들은 빈곤 등과 같은 개인들의 결핍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공공정책에 그 원인이 있으며 환경이 바뀌면, 곧 공공정책이 빈곤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결핍의 문제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함. 
○ 이러한 분위기는 아서 젠센(Arthur Jensen)의 논문이 나오면서 큰 논쟁을 불러일으킴. 교육심리학자인 그는 빈곤과의 전쟁이라는 그간의 정책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낮은 IQ를 가진 아이들에 대한 투자가 아무런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지적함. 그는 IQ가 세습되는 것이므로 환경을 바꾼다고 해서 바뀔 수 없는 것이라는 논지의 주장을 핌. 젠센 논문에 대해서 즉자적이고 과격한 비판이 69년과 70년에 걸쳐 수백편의 논문을 통해 이루어짐. 쇼크리(William Shockley)나 헌스타인(Richard Hernstein) 등이 삶에 있어 경제적 성공까지도 IQ 검사에 의해서 측정된 지능에 의존한다는 주장을 제기했으나 오히려 굴드(Stephen Jay Gould)의 『인간에 관한 잘못된 측정(The Mismeasure of Man)』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킴. 그에 따르면 지능은 파산 선고를 받았으며 그것을 정확하게 측정한 사람이 아무도 없을 만큼 단명한 것이라고 선언함.

돌아온 지능 
○ 지능 논쟁은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하는 주제로 전락했으나 심리측정학 내부에서 지속적인 노력이 이루어짐. 이러한 틀에 박힌 환경 속에서 지능에 관한 학계 내부의 논쟁은 지속됨. 1990년대 초반 이러한 내부의 논쟁은 세 가지 측면이 존재함. 그것은 고전주의, 수정주의, 급진주의 등 세 가지임. 
○ 지능에 관한 고전학파의 견해는 스피어만을 따라 물리학자들이 원자의 구조를 구체화하고자 노력하듯 지능의 구성성분을 구체화하려는 것임. 수정주의는 이와는 달리 지능의 구조보다 과정을 강조함. 스위스의 위대한 심리학자인 피아제(Jean Piaget)는 인지적 발달 단계에 관한 그의 이론을 발전시켰으며 이것이 수정주의 형성에 영향을 미침. 수정주의자들은 스피어만의 g 요인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고전학파와 공유하고 있으나 고전학파처럼 사람들 사이의 지적인 차이를 설명하는데 관심을 갖지 않음. 리프만(Lippmann)과 가드너(Gardner) 등의 급진주의 관점은 지능을 모든 인간의 질을 판단하는 것으로 중요하며 그것은 너무 다양하고 복잡하며 변화할 수 있으며 문화적 맥락에 의존하는 것으로 바라봄. 
이 책의 시각 
○ 우리는 이 책에서 고전적인 전통에 크게 의존함. 나아가 우리의 주제는 공공 정책과 인간의 능력간의 관계에 주목함. 
○ 인지적 능력에 관한 여섯 가지 결론들은 다음과 같음. ① 인간들을 서로 다르게 하는, 인지적 능력에 있어서 일반 요인이라는 것이 존재함. ② 학계에서 작성된 적성이나 성취에 관한 모든 표준화된 검사는 어느 정도 이러한 일반 요인을 측정하지만, IQ 검사는 가장 정확하게 이러한 목적을 측정하도록 인상적으로 설계된 것임. ③ IQ 검사는 첫 번째 단계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지적이거나 똑똑하다는 말을 일상 용어로 사용할 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든, 그것과 연결됨. ④ IQ 검사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삶에 있어서 상당 부분 변하지 않는 것임. ⑤ 철저하게 관리된 IQ 검사는 사회적, 경제적, 민족적, 인종적 집단에 대해서 편의가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없음. ⑥ 인지적 능력은 명백히 40%보다는 적지 않고 80%보다는 많지 않은 정도로 실질적으로 세습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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