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5일 수요일

빛의 공포, 빛의 환희


여럿이 함께 묵는 단칸 방이다.

다들 어디로 서둘러 가는 분위기다.

어딘지 모를 그곳을 향해 나도 발을 재촉하는데,
현관 문을 보니 잠겨 있지 않아 잠그고 가야 한다고 말한다.
뒤에 따라올 사람들에게 열쇠를 맡기고 가면 그들이 잠그고 올 거라고 누가 말한다.
그러고 보니 다른 몇몇이 그 단칸 방으로 오길래 열쇠를 맡긴다.

서둘러 큰 계단을 내려가고, 이리로 저리로 길을 따라간다.
사람들이 여럿이고 아주 많은데 주변을 살필 겨를이 없다.

큰 광장이 보인다. 아니, 저것이 뭐지?

하늘에서 글자들이 떨어진다.

앞에 번호를 달고 1번 글귀가 이어지는 문장 하나가 천천히 내려오고,
또 2번 글귀가 이어지는 문장 하나가 천천히 내려오고, 계속 글귀가 내려온다.

자세히 보니 내가 살았던 삶의 이야기들이다.

탁 트인 광장 한 곳에서 빛이 퍼져 나온다.

저 빛을 쏘이면 뼈와 살이 타 버린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허공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 주변의 누가 하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순간의 공포가 스친다.

다가오는 빛을 봤다. 어떤 환한 이에게서 나오는 빛이다.
점점 그 빛이 커지며 천천히 다가온다.

그리로 달려간다. 다른 이들도 많이 달려간다.

드디어 그 빛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
뼈와 살은 타지 않았다.
오히려 따사로운 품에 안긴 듯 아주 평온한 세계 속으로 들어온 환희와 안도가 찾아온다.

꿈에서 깨었다.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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