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5일 금요일

웬만한 사람의 웬만한 욕심

욕심 많은 사람은 자신의 욕심이 욕심인지 모르나보다.

그걸 모르니 욕심을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주변의 웬만한 동료들은 전부 웬만한 직장에 잘 다니고, 돈도 '웬만큼 많이' 벌어서 아이들 사교육비도 대고, 나아가 선진국 연수도 보내는 이들이 많다고 들린다. 여름이면 웬만한 휴가도 떠나고, 웬만한 외식을 즐기며, 웬만한 먹거리를 웬만한 대형 할인점에서 '웬만큼 많이' 산다. 게다가 "기러기 아빠"를 자청해 열심히 벌어제끼는 사람들도 있는데, 웬만한 교육도 받은 사람이그 웬만한 직장에 왜 못다니느냐...

한때는 그래서 삶이 먼저인지 소득이 먼저인지, 가치가 먼저인지 경제가 먼저인지, 온 세상이 뒤집혀 보였다. 주변에 그 많다는 웬만한 동료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소득능력과 경제적 무기력을 탓하며, 가정의 둥지를 버리고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정의 둥지를 지키고 그 무능력자를 내쫓는 사람도 있다. 내쫓고 나서 아쉬운 일은 며칠씩 파출부처럼 해달라는 사람도 있다. 달 때 삼키고 쓸 때 내뱉는 격이라고 평한다면, 아마도 달 때도 별로 달지 않았다 할 것이요, 쓸 때는 그렇게 쓴 걸 삼키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할 것이다.

주변이 다 웬만하기 때문인지... 그런 자의식 속에는 소득과 경제를 제하고 남아 있는 삶과 가치의 공간은 과연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저 세상에서 남들 살듯이 웬만한 것이 철학과 신앙의 중심인가 보다.

과연 웬만한다는 건 뭐가 웬만한 것이고, 그 많다는 남들이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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