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브리태니커
(이탈리아어로 '구운 흙'이라는 뜻)
불에 구우면 흐린 황토색 또는 붉은색을 띠며 매우 거칠고 구멍이 많은 점토로 만들어 유약을 칠해 구운 제품(예를 들면 그릇·조상·구조물 등) 및 그 기법.
테라코타는 대체로 값이 싸고 용도가 다양하며 내구성이 강해 실용품으로 많이 사용되어왔다. 기본 재료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고대 그리스와 현대 라틴아메리카처럼 시간적·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만들어진 단순한 작품들은 피상적으로는 서로 비슷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스 예술).
고대에는 테라코타가 벽돌과 지붕 타일, 석관(石棺) 등에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며, 석관은 보통 그림으로 장식되었다. 일찍이 BC 3000년경의 초기 청동기시대에 만들어진 테라코타 소상(少像)들이 그리스에서 발견되었으며, BC 7세기의 보다 큰 것들도 발견되었다. 에트루리아와 그리스의 조각가들은 로마에서 함께 활동했는데, 그때 그리스의 미술가들이 이 기술을 에트루리아에 전했다. 생각보다 많은 그리스 테라코타 조상의 대부분이 신전을 장식하는 데 사용되었다. 때때로 양식 면에서는 매우 그리스적이지만 대개 더 쾌활하거나 격렬한 멋이 있는 에트루리아 조상들이 고대에는 널리 칭찬을 받았다. 에트루리아에서는 석관 위의 조상을 대개 테라코타로 만들었다. 그러나 로마에서는 테라코타 상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고대에는 몰드로 만든 15~18cm 높이의 조상들이 많이 발견되었는데, 키프로스에서 발견된 초기 원시적인 조상들과 미노스 시대의 크레타에서 발견된 유약을 바른 채색 인물상 등이 그것이다. 키프로스의 조상은 대개 무희나 병사, 크레타인, 활기 찬 자세의 여인, 기수, 동물 등의 군상이 있다. BC 7세기 이후의 양식은 종교적인 성향이 줄어들었고 주제는 좀더 세속적인 성향을 띠었다. 그 예로 아이를 안고 있는 간호원, 선생과 학생들, 무대의상을 입은 배우 등이 많이 보인다. 그리스 중부(보에오티아)의 타나그라에서 발견된 타나그라상은 이러한 종류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다(→ 타나그라상). 헬레니즘 시대에는 BC 4세기부터 조상제작의 중심지가 소아시아와 서방으로 옮겨졌으며 로마 제국의 전역과 멀리 영국에까지 퍼져 나갔다. 이러한 동부의 양식은 보다 장식적이었으며 디자인과 주제에서 동양적 가치관의 영향을 보여준다.
건축 부조에서는 꽃 등 비교적 추상적인 형태와 마차 경주나 동물 또는 여인의 두상과 같은 구상적인 표현들을 사용했는데, 소아시아·그리스·에트루리아의 영향을 받은 이탈리아 남부에서 발견되었다. 봉헌용 부조도 많았는데 특히 이탈리아 남부의 타렌툼(타란토)에서 그 지방의 신과 영웅들을 대담하고 세련되게 묘사한 것들과 그리스 중부의 로크리스에서 그 지방 숭배물을 새긴 작고 섬세한 부조들이 눈에 띈다. 밀로스 섬의 5세기 장식궤들은 주로 신화적인 장면들을 다룬 뛰어난 부조를 보여준다. 로마의 많은 건축물에는 신화에서 따온 주제, 특히 디오니소스와 그의 술꾼들에 관한 장면들이 부조로 장식되어 있다.
테라코타의 사용은 로마 제국 말기와 14세기 사이에 모든 부분에서 거의 사라졌지만, 15세기의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주조나 조각의 형태로 다시 나타났으며 자연색 그대로 프리즈나 몰딩, 건물에 끼워넣는 장식용 메달리온(원형의 돋을새김)으로 사용되었다(→ 르네상스 건축). 테라코타는 15세기초 피렌체에서 델라 로비아가(家)가 창안한 매우 윤이 나는 채색 조각에서 새롭게 사용되었다. 특히 대리석 등 돌이 생생하게 돋보이도록 한 그 효과는 널리 모방되었으며, 유약을 바르기도 하는 테라코타의 사용이 유럽 전역에 퍼져 나갔다. 테라코타로 만들어진 조각도 15세기에 도나텔로와 베로키오, 특히 모데나에서 활동한 구이도 마초니와 안토니오 베가렐리 등의 미술가들에 의해 되살아났는데, 이들은 테라코타 위에 자연색을 칠하거나 대리석·청동처럼 보이게 칠하기도 했다. 그뒤 몇 세기 동안 대체로 테라코타는 대리석·청동 작품을 위한 습작용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그가운데 장 바티스트 르무안, 장 앙투안 우동 등 18세기 프랑스 미술가들의 테라코타 작품들은 다른 재료로 불가능한 테라코타 고유의 개성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을 보여주었다. 바로 그 시기에 프랑스의 세브르와 같은 도기 중심지에서는 우의적·신화적인 주제들을 나타내는 정교하고 작은 군상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테라코타는 19세기 내내 건축과 조상에 사용되었지만, 그것이 현대에 이르러 되살아난 것은 도공들과 건축가들이 테라코타가 지닌 재료의 미적 특성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된 20세기부터이다(→ 세브르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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