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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7일 토요일

흙탕물 앞에 두고 명경지수를 바라냐?

이렇게 글을 쓰고 싶어지는 이유는 
만 갈래로 흩어지는 마음을 바로잡고 싶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보다는 그 만 갈래가 어떤 만 갈래인지 한번 들여다보기라도 하자는 
관조의 욕구라고 하는 게 옳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가도 고민하고 뒤로 가도 고민인 게 세상사라면,
앞뒤 가리지 말고 그 자리에서  쉬는 게 나을 때도 있다.

쉰다기 보다 놓는 것이다.
일단 놓아보는 것이다.

잡고 있는 중에는 놓기 힘들어도
놓은 다음에는 다시 잡을 수도 있다.
다시 잡을 때는 좀 더 조심스럽거나 좀 더 자유롭게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무얼 잡고 있고, 무얼 놓는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건 내 마음일 뿐일 텐데.

오늘 그게 뭔지 놓아지지 않음은
또 다른 수련에 임했다는 뜻일 것이다.

그 수련이란, 바로 번뇌를 떠안는 일이지,
떠안지 않고 어찌 녹이리요.

명경지수를 찾아 명산대천을 찾아다니느니
바로 두 발 송두리째 담근 이 흙탕물,
그 코앞이나 제대로 보라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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